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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재와 코로나로 경제충격 크지만 제2의 고난의 행군은 없을 것”

기사승인 2020.07.08  1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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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경 통일교육원 명예교수, ‘한반도 평화경제와 남북 상생협력’ 아카데미 강연

김정은 등장 이후 북한 경제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 국면을 북한 경제는 어떻게 버텨내고 있는 것일까?

북한경제 전문가인 권영경 박사(통일교육원 명예교수)는 7일 저녁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뉴코리아 주최 ‘한반도 평화경제와 남북 상생협력’ 아카데미에서 북한이 1980년대 후반의 중국 수준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개혁·개방 과정에서 관련 법 200여 개를 제정하고 경제특구도 설치했던 것처럼 북한은 1991년 나선(나진·선봉)을 경제무역지대(나선경제특구) 지정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8개의 경제특구를 개설했다. 2013년 경제개발구법 제정을 비롯해 관련 법도 만들어 경제개방을 뒷받침해 왔다.

권영경 통일교육원 명예교수가 7일 저녁 뉴코리아 주최로 열린 아카데미에서 '북한 경제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하지만 5차 핵실험 직후인 2016년 11월 나온 유엔 제재 2321호 등 2017년 12월까지 잇따른 대북제재 조치로 식용품·농산물·철강제품의 대북수입이 금지되고 노동력이 철수되는 등 북한 경제와 민생은 직격탄을 맞는다. 더군다나 최근 코로나19로 중국 등 외국 관광객이 끊기면서 경제충격파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권 박사는 “평양 주민들도 생필품이 부족해서 사재기가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어느 정도 사실일 것으로 본다”며 “비료나 비닐이 예년보다 적게 북한에 들어가 올해 농사도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 박사는 아울러 잇따른 식량위기, 부동산 경제 위축(아파트 가격 하락), 장마당 위기 등 북한의 경제난 상황을 설명하며 “올해 4월엔 김여정의 지시로 17년 만에 공채를 발행했지만 5월 말 기준으로 8%만 소진됐다. 실패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고 1990년대 중반과 같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은 없을 것이란 게 권 박사의 분석이다. 1990년대 소련이 붕괴했을 때 당시 북한은 경제의 80% 이상을 소련에 의지하고 있었기에 경제적인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면 지금은 장마당 등으로 어느 정도 시장경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데다 중국이라는 뒷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쌀값, 휘발유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북한 경제의 급변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근거다.

최근 북한이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서는 ‘세대 변화’로 해석했다. 권 박사는 “김정은 시대는 더 이상 ‘우리 민족끼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우리 민족끼리’ 담론은 김정일 시대까지 적용됐던 것이고 김정은 시대는 ‘two korea’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박사는 “북한이 과감하게 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할 수 있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 봐야 한다”며 “우리 사회 진보진영이 이걸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북한의 담론 변화는 김정은을 비롯한 지도층이 대부분 3세대로 교체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올 11월 예정된 미국의 대선과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낙선하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서 한반도에 유리한 상황이 결코 아니다”며 “재작년과 작년의 한반도 대화 국면은 트럼프라는 특이한 한 개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국의 파워 엘리트는 여전히 한반도의 현상유지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 정책 변화에 대해 북한도 지금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7일 저녁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뉴코리아 주최 ‘한반도 평화경제와 남북 상생협력’ 아카데미 모습. ⓒ유코리아뉴스

강연 후엔 윤은주 박사(뉴코리아 대표)의 진행으로 질의 응답이 진행됐다. 권 박사는 북한 내 경제흐름의 변화에 대한 디테일한 얘기를 들려줬다. 태양광, 핸드폰처럼 북한 주민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품목의 경우 원래는 중국에서 완제품을 수입하던 것을 부품만 수입한 뒤 조립해서 완제품으로 장마당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여기에 북한 당국이 직접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내 신흥부자로 일컬어지는 ‘돈주’에 대해서도 단순한 사채업자가 아닌 우리나라 제2의 금융권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돈주는 해외 송금, 장마당, 무역을 통해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권력기관과 결탁해 생산, 사업, 금융(결제) 등의 영역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경제개방의 모델로 삼고 있는 나라로는 쿠바를 꼽았다. 권 박사는 자신이 쿠바의 유명 관광지인 바라데로를 방문해 현지인과 얘기 나눴던 경험을 들려주며 “바라데로 개발이 쿠바의 노동부 산하 기업들과 군부 산하 기업들의 합작이라는 걸 들었다”며 “원산 갈마지구 개발 모델이 쿠바식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바 GDP의 25%가 관광수입, 25%가 800만 해외교포들의 송금으로 충당되고 있는 것처럼 북한도 그런 방향으로 해오고 있다는 걸 예로 들었다.

권 박사는 “한국전쟁 70년에 통일은 먼 미래세대에 맡기고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경제개발협력으로 꾸준히, 장기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아카데미엔 4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시종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에도 참여했다. 권 박사는 오는 14일에도 ‘한반도 평화경제와 실천과제’를 주제로 강연한다. 그동안 진행되어 온 남북경협의 역사와 뒷얘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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