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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력 완성 선포, 북한의 다음 행보는?

기사승인 2017.12.22  11: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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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물류포럼 칼럼 제390호

지난 12일, 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김정은은 원자탄·수소탄과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을 비롯한 전략무기체계를 개발하고 핵무력 완성의 대업을 이룩한 것은 당과 인민의 값비싼 대가와 사생결단의 결과라고 언급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완성’, ‘값비싼 대가’, ‘사생결단’이다. 이 키워드가 갖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야 북한의 다음 행보를 가늠할 수 있고 정부와 국제사회는 적절한 대응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였으나, 아직까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고 실전배치를 해야 하는 등의 과제가 남아 있어 핵과 미사일 개발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앞으로 어떠한 결정을 하고 어떠한 행태를 보이겠는가 하는 것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키워드를 통해 몇 가지 추론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선 ‘완성’의 의미다. 북한의 표현 그대로 빌리면 완성은 핵무기 개발을 끝냈다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7차 핵실험과 ICBM 발사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이 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한 ‘핵무기를 질량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은 이와 상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북한은 ‘강화’라는 표현을 상당히 많이 쓴다. 예컨대 ‘인민경제를 강화·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나라의 과학기술을 강화·발전시켜야 한다. 국방공업을 강화·발전시켜야 한다’는 식으로 늘 어디서든 쓰던 표현이다. 문제는 핵무기의 질량적 강화라는 것인데, 이를 북한식으로 해석하면 이미 완성된 핵무기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언제까지 강화해야 한다는 시기는 제시되지 않았다. 인민경제의 강화발전처럼 어찌 보면 원론적이면서도 항구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북한이 저들이 계획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단기간 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실험은 없을 수도 있다.

다음은 ‘값비싼 대가’와 ‘사생결단’이다. 이는 핵무기의 완성으로 인해 다시는 값비싼 대가를 치를 일이 없으며 또 죽기 살기로 싸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90년대 중반 식량난으로 인해 수백만 명을 아사시킨 것도, 경제침체로 주민생활이 회생하지 못하는 것도 핵무기 완성을 위해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앞으로는 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김일성은 살아생전 “국방비의 1%만 인민생활에 돌리면 인민들이 허리를 폅니다”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수십 년 동안 치른 엄청난 대가를 이제부터는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서 ‘이제는 인민생활을 위한 경제개발 추진이다’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행태를 분석하면 집권 초기에는 경제-핵 병진을, 2016년부터는 선 핵개발-후 경제개발로 선회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7차당대회에서 ‘인민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통해 2020년까지 핵무력을 완성하고 경제개발을 추진할 것을 예상했다. 김정은은 집권 6년 동안 4차례의 핵실험과 ICBM 화성 12~15형 시험발사, SLBM 시험발사를 단행하고 무려 3년을 앞당겨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였다.

아직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음에도 북한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해 3월부터 유엔안보리에서 결의한 4차례의 대북제재 때문이라 여겨진다. 북한 역사상 이처럼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취해진 적은 없다. ICBM 화성-15형 발사로 원유공급 전면중단, 해외 파견근로자 전원 철수와 같은 또 다른 대북제재가 추가된다면 김정은으로서는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비록 시장의 활성화로 이 모든 제재가 가해진다 하더라도 90년대 중반과 같은 ‘고난의 행군’이 발생하기는 어렵겠지만, 김정은이 주민들에게 했던 ‘배부른 생활, 사회주의 부귀영화’는 전혀 이뤄질 수 없으며 이로부터 충성심 약화, 내부 불안정 등이 초래될 수 있다. 때문에 김정은에게는 핵무기 개발을 조기에 마감하고 국면전환을 통한 경제개발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의 전략적인 정책방향은 경제개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핵개발 중단에 따른 대화를 제안하고 경제개발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내년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 참가를 통해 한미합동훈련 중지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원하는 시기에 북핵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ICBM발사를 통해 미국을 최대한 압박하는 등 치킨게임을 시작할 수도 있다. 국제사회의 바람직한 선택은?

김영희/ 한국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

*본 칼럼의 저작권은 남북물류포럼에 있습니다.

김영희 kolofo.org@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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