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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 반등, 악화... 향후 북한 경제 전망은?

기사승인 2020.08.20  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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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대북제재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북한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 결정서를 통해 ‘혹독한 대내외 정세가 지속되고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쳐드는데 맞게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하여 계획되었던 국가 경제의 장성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 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가 빚어졌음을 시인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5월 열린 7차 당대회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통해 2020년까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핵심은 에너지 문제 해결, 인민경제 선행부문, 기초공업 부문을 정상궤도에 올리고 농업과 경공업 생산을 늘려 인민생활을 결정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특히 전력문제를 푸는 것은 5개년 전략수행의 선결 조건이며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의 중심고리라며 전력문제 해결에 국가적인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었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 미사일 발사 직후 정부성명을 통해 “김정은 동지는 화성15 형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시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긍지 높이 선포하셨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북한은 남한을 비롯한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 임해 왔고, 2018년 4월 판문점 회담을 비롯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하면서 대북제재 완화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아무런 결실 없이 끝나고, 올해부터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측은 수치로도 어느 정도 증명된다. 20일자 한국무역협회의 ‘2020년 상반기 북한-중국 무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북한과 중국간 수입과 수출은 3억8300만 달러, 2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5%, 72.3% 줄었다. 특히 3월과 4월에는 북중 무역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91.3%, 90%나 급감했다.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이후 5월부터 북한이 국경 무역을 일부 재개하면서 감소폭이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대북제재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북한경제의 위협요인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대중 무역 추이(2016~2020)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유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로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 철, 수산물 수출 전면 금지, 섬유류 수출 및 노동자 파견 금지, 대북 유류 공급 제한, 기계 및 금속류 수출 금지 등의 조치가 잇달아 취해졌고 이는 북한의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 한국은행 추계에 따르면 2017년, 2018년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3.5%, -4.1%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이에 대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홍제환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충격과 북한경제’ 보고서에서 “그래도 제재 대상이 아닌 중간재의 수입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기에, 생산의 급격한 위축은 피할 수 있었다”면서 “시장과 사경제(private sector) 활동의 발전, (밀무역 등을 통한) 제재의 부분적 회피 등도 생산 감소폭을 줄이는 데에 일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2019년 북한경제는 0.4% 증가로 반등했다(한국은행 추계). 그 이전 해에 수출이 크게 줄어들어 수출 부문의 경제성장률 하락 요인이 크지 않았고,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 수입이 이어졌고, 좋은 기상 여건도 농업 생산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홍 연구위원은 “강력한 제재 하에서도 북한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빠지지 않고 그럭저럭 버텨왔다”면서 “하지만 무역적자 급증에 따른 외화보유고 급감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북한이 무역적자를 장기간 버텨낼 만큼 외화보유고를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이는 북한경제에 상당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중국 물품 수입이 전체적으로 크게 줄긴 했지만 올 상반기 북중 무역에서 식자재와 의료용품 수입이 소폭 줄거나 늘어난 점은 주목해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의 ‘2020년 상반기 북한-중국 무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국 수입품 중 식용유가 2.9배, 밀가루가 3.3배, 설탕이 2.8배, 의료용품이 2.5배 각각 증가했다.

홍 연구위원의 보고서에서도 올해 북한의 대중국 수입 증가가 식료품에 집중되어 있음을 짚고 있다. 2019년의 대중국 수입의 경우 식료품과 함께 합성필라멘트, 직물, 시계 부품, 비료, 타일과 같은 산업용 자재가 많았던 반면 2020년에는 대두유, 밀가루, 팜유, 사탕수수당 등 식료품이 1~4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연구위원은 “이들은 다른 품목과 달리 모두 전년 동월에 비해 수입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5월 이후 관찰되는 이러한 변화는 북한이 큰 틀에서 봉쇄정책은 지속하되, 식료품과 같은 중요 소비 물자에 대해서는 수입 허용 규모를 늘리기로 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10대 대중수입 품목 비교

일각에서는 북한이 1990년대 중반의 식량난까지는 아니지만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여파로 당장 식량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이제 식량위기를 지나 경제개발에 치중하고 있다는 게 남한의 시각이지만 북한은 경제 악화가 이어지면서 식량문제가 말못할 속사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대북지원 단체의 경우 기존 건물 자재를 지원물품으로 준비하다가 북한의 요청으로 식량으로 물품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쌀값, 휘발유값 등 최근 북한 실물경제가 안정을 보이고 있는 점, 지난 3월 발간된 UN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의 밀무역 등 대북제재 구멍의 존재 등은 북한 경제 위기론을 반박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하지만 홍 연구위원은 “앞으로 북미 핵협상 진전 등을 통해 제재의 완화 내지 해제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외화 부족으로 인해 머지않아 북한의 중간재·소비재 수입 규모가 다시 크게 감소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은 코로나 19 사태 하에서와 같은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이러한 내부 사정과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 등을 종합해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를 소집해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기로 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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