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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남북관계 속 교계의 통일선교전략은?

기사승인 2018.05.04  07: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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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남북 정상회담과 한국교회 통일선교전략’ 기자간담회 개최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봄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도 향후 변화될 남북 관계에 대응해 새로운 통일선교전략 수립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사)평화통일연대(이사장 박종화 목사)는 3일 오전 11시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한국교회 통일선교전략’이란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이번 판문점 선언에 대해 “7·4 남북공동성명의 통일원칙,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 10·4선언의 세부 사항에다가 완전한 비핵화가 들어감으로써 금상첨화의 남북합의서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사)평화통일연대의 ‘남북 정상회담과 한국교회 통일선교전략’ 기자간담회 모습. 윤은주 평화통일연대 사무총장, 박종화 평화통일연대 이사장, 이만열 전 역사편찬위원장, 변창배 예장통합 사무총장, 신평식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 변준희 통일드림 사무총장(왼쪽부터) ⓒ유코리아뉴스

이 전 위원장은 “한반도의 정전 내지 휴전을 종전시키고 평화체제로 전환시킴으로써 2차 세계대전 및 냉전체제의 종식을 고하게 되었다”며 “특히 한반도의 완전 비핵화는 그동안 걸림돌이 되었던 핵이 제거됨으로써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금강산·개성공단 부활을 통해 남북 경제공동체의 가능성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반도가 경제적 공동체에 이어 정치적 공동체로서 통일을 모색하라면 ‘중립화’ 논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위원장은 “중국, 미국 등 강대국과의 관계 설정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학계와 교계에서 한반도의 중립화 통일방안을 지금부터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 위한 라운드테이블부터”

변창배 목사(예장통합 사무총장)는 판문점 선언에 대해 “19세기 후반 의병전쟁에서부터 최근의 촛불혁명까지 이어진 백성들의 ‘나라다운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열망의 실현으로 본다”고 말했다.

변 목사는 “남북 공동 번영의 시대에 어떤 가치를 가지고 나아갈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3·1운동을 짚었다. 분단 이전에 있었던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민족운동이기에 남북이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 목사는 “교회는 분단 전후로 때로는 가해자, 때로는 피해자였다”며 “북한에서는 피해자로 남한에 내려왔지만 남한에서는 가해자가 되어 분단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 면도 있다. 교회가 적극적인 화해자, 치유자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향후 총회 차원에서 대북지원 본격화를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신평식 목사(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는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와 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부 초기에 판문점 선언이 이뤄졌고 문 정부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높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교회 역할과 관련해 신 목사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통일을 주도하고 있다는 자만감이 컸다. 이제 그걸 내려놔야 한다”며 “개교회나 선교단체의 성과 위주 활동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지지부진한 한국교회 연합에 대해서도 “한국교회총연합이 단일 창구로 대북지원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꿈같은 이야기”라며 “한국교회총연합이 할 일은 각 교단이 각자 역할을 찾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총연합회 총무를 겸하고 있는 변 목사는 이에 대해 “한국교회총연합 30개 교단이 공유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논의 결과 대북 인도적 지원 한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해 6월에 심포지엄을 열어 그동안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어려움,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포지엄 방식에 대해서는 한 단체가 주도하기보다는 각 교단 평화통일위원회나 대북 인도적 지원 단체가 다 같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 방식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윤은주 평통연대 사무총장은 “일각에서는 통일선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컨트롤타워가 아닌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박종화 목사 “완전한 비핵화, 완전한 체제 보장 같이 가야”

박종화 목사는 총평에서 “이번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은 엄청난 폭발력을 갖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가 판문점에 와서 ‘세계 냉전의 마지막 장막을 내가 걷어주겠다’고 세계에 과시한다면 핵 해체 이후 미국은 주한미군을 동북아 평화유지군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북핵이 CVID로 해결된다면 블랙홀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이것은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하고 그렇게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요소가 있다. 완전한 체제 보장”이라며 “우리는 비핵화만 얘기하고 체제보장은 잘 얘기하지 않는다. 두 개가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제 보장’의 의미와 관련해서는 현재 북한 통치체제를 의미한다고 봤다. 북한 체제를 통일 대상으로 받아들일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엄청난 논란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김정은 체제를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사)평화통일연대가 3일 오전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개최한 ‘남북 정상회담과 한국교회 통일선교전략’ 기자간담회 모습 ⓒ유코리아뉴스

이 같은 근거로 박 목사는 북한이 경제개발에 치중하려는 움직임을 들었다. 예를 들어 북핵이 없어지고 나면 남한과 북한은 정치나 경제 모든 영역에서 비대칭적 구조일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경제개발에 치중하겠다는 것은 곧 체제 보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정은이 중국식 개혁개방으로 간다는 것이다.

향후 교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교단끼리의 연합 형태보다는 지역별 교회 연합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나 한국기독교총연합이 전혀 협력이 안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박 목사는 “북한이 남쪽에서 지원받을 때 남한 광역지자체와 북한 지방이 파트너십을 맺어서 지원하는 논의가 되고 있다”며 “교회도 지역단체별로 연합회를 만들어서 지자체와 연계할 수 있다. 그 방식이 바로 독일 방식이었고 북한이 원하는 방식이다. 전국적인 지원은 어렵고, 지역 단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계 일각에서 준비하고 있는 북한교회 재건에 대해서도 박 목사는 “북한에 세워질 교회는 연합교회가 되어야 한다. 하나의 교회로써 지역별 연합교회 형태로 가야 한다. 꿈같은 얘기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독일처럼 각 교회를 세우려 하기보다는 지역별 디아코니아센터를 만들어 그 안에서 선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평통연대는 지난달 30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교계를 포함한 민간 차원의 대북 교류협력사업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를 비롯한 통일선교 단체들은 3일 사랑의교회에서 통일선교 광장포럼을 열었다. 남북 관계의 급변 상황을 맞아 남남 갈등 극복과 화합을 위한 것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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