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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제6차 핵실험은 도발인가 생존 게임인가?

기사승인 2017.09.08  22: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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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일 중국에서 개최된 BRICS회의가 막 시작되기 직전 북한은 제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풍계리 제2갱도에서 진도규모 5.7에서 6.3까지로 추정되는 수소폭탄 실험이었다. 국정원은 실험이 있기 전 북이 이미 추가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발표했지만 그 시점을 9월 9일이나 10월 10일 쯤으로 짐작하고 있었는데 9월 3일을 잡은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캘린더(Calendar) 정치라고 할 정도로 각종 기념일이나 상징적인 날을 택해왔던 북의 행태를 짐작할 수 없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뿔싸! 중국에서 막 시작하려던 국제회의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라니! 이쯤 되면 북은 귀신같다고 해야 할까. 국제사회의 대북 강경대응 압박에 기울어지려는 중국을 견제하면서 미국을 향해 더 강력한 베팅을 하는, 그러면서 신년사에서 천명한 대로 연내 북미수교를 위한 승부를 날린 셈이다.

지난 9월 3일 중국에서 개최된 BRICS회의가 막 시작되기 직전 북한은 제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영상 갈무리)

중국과 미국을 상대로 하는 등거리 외교 전술과 국내 정치 정당성 확보로 김정은은 국내외에서 어느 때보다 존재감이 확고해지는 것 같다. 현재로서는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던 냉전시기 군비경쟁과 더불어 펼쳐진 미국의 대소 경제 봉쇄 정책에 비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7월 2일 화성-14호 1차 실험 이후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2371이 채택됐다. 핵실험 이후 유엔은 더 강력한 조치를 준비 중이라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협조할 리가 없는 상황에서 그다지 유효할 것 같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핵실험은 ‘약소국 북한의 미국 상대하기-수 십 년 걸친 생존 게임’의 완결판이다. 1990년 탈냉전 체제 전환기 김일성으로부터 시작되어 김정일과 김정은으로 이어진 세습권력은 적어도 확실한 생존의 법칙을 기반으로 한다.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1989년)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2003년), 그리고 경우는 다르지만 현재까지도 난민을 발생시키며 근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2011년~) 사례가 귀감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위급해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앞에 두고 무엇을 해야 하나? 첫 단추부터 다시 채워야 한다. 먼저 ‘도발’ 차원에서 접근하는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 이는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와 바로 연결된다. 우리에게 북한은 누구인가? 같은 민족이지만 독립된 국가로 대우하는 특수 관계. 남북기본합의서의 규정이다. 상호 체제인정, 불가침, 교류협력. 6.15와 10.4에서도 되풀이 되는 정신이다. 남과 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려면 싫어도 걸어야 하는 길이기도 하다. 평화를 위한 대가는 본질적으로 용서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계급혁명과 친일파 청산, 그리고 전쟁으로 피 흘리게 한 원수를 어떻게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북한을 현실주의 시각에서 인정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북한이 세습권력을 통해 일관된 생존 게임을 벌이는 반면 미국과 한국은 정권 교체로 인한 정책 차별성으로 대북정책을 효과적으로 구사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미국에서는 아버지 부시와 클린턴, 아들 부시와 오바마, 그리고 다시 트럼프로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며 이전 정부의 대북정책이 단절됐다. 아들 부시 대통령의 ABC(Anything But Clinton)정책이 대표적이었다. 우리는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 이후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정부를 거치는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대북 정책을 국내 정파 싸움의 단골 메뉴로 전락시켰다. 미국과 우리의 대북정책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국가 명운을 달고 매달렸다. 지금 막 6차 핵실험 관문을 넘은 북한을 상대로 해야 하는 우리와 국제사회는 뼈아픈 반성을 해야 한다. 특히 우리는 북한이라는 위험 변수를 놓고 단결하기보다 분열하는 어리석음을 드러냈다. 누구 탓할 필요 없이 엄중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미국 역시 냉전시대 한반도를 전초 기지로 삼았으면서도 탈냉전 선언과 함께 구조 개혁을 뿌리친 책임을 져야 한다.

평양의 거리 ⓒ플리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이 국가 이해를 최우선시 하는 냉철한 국제사회. 남북관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국제사회 속에서 북한 바라보기를 연습할 때이다. 식민지 지배의 엄혹했던 기억이 생생하지만 일본과도 1965년 협정을 맺었지 않은가. 러시아(1990년)와 중국(1992년)과도 수교한 우리가 오늘의 국가 이해를 위해 북한과도 수교할 수 있다고 보면 어떨까. 다시금 주변국의 패권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한반도. 이제는 달라야 한다. 남과 북의 역량이 달라져 있다. 남은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미국 등 주변 4국과 모든 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너지를 확보했다. 북은 군사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벌여온 길고 긴 마라톤에서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듯하다. 미국은 북한과 머지않아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정부는 어느 때보다 명민하게 한반도 국제관계 변화 기류를 감지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유연한 시그널을 내보내야 한다. (청와대 제공)

우리 정부는 어느 때보다 명민하게 한반도 국제관계 변화 기류를 감지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유연한 시그널을 내보내야 한다. 척후병도 없이 선봉에 서는 모습은 전략 부재이다. 사드 배치와 대북 제재 강성 발언으로 민심에서 엇나간 박자도 되찾아야 한다. 이전 정부가 박아 놓은 대못을 왜 연이어 내려치고 있는가. 여당은 야당과 함께 안보 관련 원탁회의를 열어야 한다. 북한은 이제 기아에 허덕이던 이전의 북한이 아니다. 북한이 더 이상 한반도 상황을 끌고 가지 못하게 하려면 우리가 속히 단결해서 길을 내야 한다. 시급하다.

윤은주 유코리아뉴스 대표 / 북한학 박사

윤은주 ejwarrior@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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