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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배 “웜비어 사망, 잔학무도한 일…北 주민도 같은 처지”

기사승인 2017.06.20  17: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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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북한에 억류됐던 케네스 배 선교사가 오토 웜비어(22)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미국 국적의 배 선교사는 20일 영어와 한국말로 발표한 개인 성명에서 “오토 웜비어의 가족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웜비어에게) 15년 구금을 선고한 북한 당국의 처사는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잔학무도한 일일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전체에게는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배 선교사는 또 “비록 저희는 북한에서의 삶에 관해 모든 것을 알지 못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며 “오토와 같은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땅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 무고한 사람들이 잊혀 지지 않기를 기도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735일간 북한에 억류됐었던 케네스 배 선교사. ⓒ유코리아뉴스

케네스 배(한국이름 배준호, 서빙라이프 공동대표)는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로 19일(현지시각)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그는 웜비어에 앞서 2012년 11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종교 활동을 통한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받았다. 웜비어와 같은 죄목과 형량이었다. 이후 케네스 배는 735일간(~2014. 11. 9.) 북한에 억류됐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으로 기록된다.

웜비어의 사망으로 케네스 배의 회고록 《잊지 않았다》(두란노, 2016)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그는 회고록에서 “처음 4주 동안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0~11시까지 심문을 받고 수백 쪽씩 참회서를 써야 했다”고 밝혔다. 또 “심문 기간이 끝난 뒤엔 주 6일씩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기도한 뒤 오전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10시간 씩 돌을 나르고 석탄을 캐는 고된 노동이 끝도 없이 계속됐다”고 기록했다.

북한 당국은 웜비어가 작년 3월경 식중독 균에 감염돼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알렸다. 그러나 그의 유가족과 미 언론은 북한 당국이 웜비어에게 반복적인 구타와 가혹행위를 가했다고 주장한다. 케네스 배의 회고록을 통해 웜비어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까지 어떤 수형생활을 했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다.

케네스 배는 이날 성명에서 웜비어와 마찬가지로 현재 북한에 구금돼 있는 미국인 김동철, 토니김, 김학송 등 3명과 캐나다 국적의 임현수 목사를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북한에 억류된 사람들뿐 아니라, “2천 4백만이라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누리지 못한 채 그 나라에 살고 있다”며 북한 주민 역시 북한 정권의 무고한 피해자라고 했다.

케네스 배의 회고록 《잊지 않았다》(두란노, 2016). 그의 회고록을 통해 웜비어 겪은 북한의 수형생활을 조금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다. (자료사진)

【오토 웜비어에 관한 케네스 배 공식성명 전문】

오토 웜비어의 가족에게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오토 웜비어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길을 나선 대학생이었습니다. 그에게 15년의 구금을 선고한 것은 북한의 정의롭지 못한 처사였습니다. 하지만 오토는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심지어 그는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것은 잔학무도한 일일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전체에게는 비극입니다.

저는 웜비어 애도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떤 말로도 그들의 고통을 덜 수 없겠지만 저희는 그들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습니다. 저의 소망과 기도는 많은 미국인들이 웜비와 가족과 함께 애도하고 있고, 그들의 아들이자 형제인 오토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을 그 가족들 또한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오토의 죽음에 관하여 함께 비통해 할 때, 저는 또한 아직도 북한에 구금되어 있는 다른 미국인들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주시기를 원합니다. 그곳에는 현재 3명의 미국인 - 김동철, 토니김, 김학송 - 과 캐나다 국적의 임현수 목사님이 있습니다. 그리고 2천 4백만이라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누리지 못한 채 그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끔찍한 환경과 강제노역을 견디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이름조차 알지 못합니다.

저희는 미국 정부, 국제사회, 북한의 지도층에게 가족이 지금 겪고 있는 감정을 차마 다 이해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과 함께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들을 가치 있게 여겨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모든 삶은 중요합니다. 미국인 억류자로서의 오토의 삶, 그리고 북한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중요합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저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정의를 행해야하고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비록 저희는 북한에서의 삶에 관해 모든 것을 알지 못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오토와 같은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북한 땅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 무고한 사람들이 잊혀 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그들이 국제 외교나 정치적인 협상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무고한 사람들을 위해 한 목소리가 되어주시고, 함께 기도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오토의 가족을 위한 기도에 또한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2017년 6월 20일 오후 4시, 서울)

이민혁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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