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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머니즘에 농락당한 한국교회

기사승인 2016.11.03  12: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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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개한 주술이 통일정책 농락’ 한국교회도 뿔났다

이영훈 목사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에 병원 못 지어

박종화 목사 주술적 미개한 통일정책에 농락

김삼환 목사 최순실 두고 “나라 망친 신접한 여인”

박근혜 정부에 등 돌리는 한국교회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사이비 교주 최태민 씨(영생교)의 후계자이자 무당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최근 최순실 씨는 대통령 연설문 사전 검토와 국정 개입뿐 아니라, 개성공단 폐쇄·사드배치 등 남북관계 단절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이비 교주이자 무당인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국정을 좌지우지한 것이고, 박 대통령은 이에 동조했거나 최소 묵인한 셈이다.

그간 박근혜 정부를 지지했거나 유보적 입장을 취해왔던 한국교회의 이름난 목사들마저 박근혜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지난 1일 연세대 알렌관에서 열린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평통기연) 공개포럼장에서는 유명 목사들의 성토가 일었다.

지난 1일 연세대 알렌관에서 열린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평통기연) 공개포럼장에서는 이영훈 목사(여희도순복음교회),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 등 유명 목사들의 성토가 일었다.

박근혜 정부와 정책을 지지해왔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는 공개포럼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추진하던 북한 심장전문병원 건립이 이명박 대통령 이후 8년 동안 중단됐다. 여러 차례 정부와 대통령에게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이 아무리 바뀌고 이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만간차원 교류는 완전히 열려있어야 한다”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제재 정책을 전면 비판했다.

이영훈 목사는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목사는 “개성공단을 폐쇄하지 말고 오히려 10배로 확장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제재를 지지하는 한기총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사석에서는 “어려운 시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야권에서 지명한 사람을 거국내각의 총리로 임명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대외적으로 보여준 친 박근혜 행보와 이날 이 목사의 발언은 분명 거리가 있어 보였다.

경동교회 원로 박종화 목사는 최순실 씨가 대북정책도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을 직접 겨냥해 미개한 주술에 우리가 속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정권의 이념적 지향에 따라 통일정책은 바뀌어왔다. 그런데 이번 박근혜 정권 사건은 이념도 아닌, ‘주술적 미개한 방법에 의한 통일정책’에 우리가 속은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의 발언은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등 대북제재 정책이 이념이나 정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최순실 씨 개인의 판단에 의해 벌어진 사태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이튿날 2일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 박종화 목사, 이영훈 목사, 김덕룡 국민행동 상임공동대표, 손봉호 나눔국민운동 이사장,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종교·사회·정치 원로들과 함께 <초당적인 거국내각 구성으로 국가비상사태를 극복해야 한다>는 제목의 정부 비판적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유코리아뉴스> 인터뷰에서 “남북관계도 그렇고 (최순실 게이트 등) 지금까지 잘못했다고 뉘우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유코리아뉴스> 인터뷰에서 “어떤 대통령이든 국민을 우선하고 민생을 우선하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우선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 때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더 악화가 됐다. 남북관계도 그렇고 (최순실 게이트 등) 지금까지 잘못했다고 뉘우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민심이반은 지난 10월 31일 명성교회 월요통일기도회를 인도한 김삼환 목사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김 목사는 평소 박근혜 정부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 왔고, 예배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을 역사에 남을 위대한 여성대통령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 진보 언론들로부터 빈축을 사왔다.

김삼환 목사는 10월 31일 명성교회 월요통일기도회에서 최순실 씨를 나라 망친 신접한 여인에 비유했다. (C채널 갈무리)

이날 김 목사는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 책임감을 느끼며 나라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울왕은 신접한 여인을 불러 사무엘을 만나려고 했는데 신접한 여인이 불러온 것은 사무엘을 위장한 마귀였다”며 성서 인물인 사울왕이 망한 이유를 신접한 여인과 연결 지었다. 최순실 씨를 나라 망친 신접한 여인에 비유한 것이다.

평통기연 공동대표 강경민 목사(일산은혜교회)는 여러 차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글(기사 제목 - “하야하라”)을 썼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는 3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일선 목사들의 하야 촉구와 NCCK의 시국선언에서 한국교회가 박 대통령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난다.

부끄럽게도 저희는, 늦었지만, 기독교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려 한다. 분명 잘못된 부분에 대해 준엄하게 비판해야 하는 선지자적인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도 그 역할은커녕 오히려 교회 자신의 옹위를 위해 권력의 편을 드는, 아니면 아무 일 없는 듯 용비어천가를 불러댄 비굴한 보좌역을 했던 것을 회개한다. 이제 대한민국의 참된 국격을 위해, 종교 본연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다윗 왕을 꾸짖은 나단 선지자의 심정으로 대통령님께 간곡하게 애정을 담아 청한다. 대통령님, 책임지셔야 한다. (NCCK 시국선언장에서의 발언 일부)

한국교회는 이념적 성향을 떠나 남북교류와 통일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또 한국교회는 무속신앙을 우상숭배로 여겨 하나님에게 범죄 한 것으로 여긴다. 만약 최순실 씨가 사이비 교주이자 무속신앙인으로서 개성공단 폐쇄·사드배치 등 남북관계 단절을 초래한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진실’로 확증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해왔던 일부 대형교회와 유명 목사들이 가장 먼저 박근혜 정부로부터 거리두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민혁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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