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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의 시국선언

기사승인 2016.11.02  12: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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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합의 거친 인물을 새 총리로, 새 총리와 여야가 합의해 거국내각 구성을”

대학생·교수·변호사·시민단체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일에는 여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종교·사회·정치 원로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목사), 이영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덕룡 국민행동 상임공동대표, 손봉호 나눔국민운동 이사장,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종교·사회·정치 원로 22명은 2일 오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초당적인 거국내각 구성으로 국가비상사태를 극복해야 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일 오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국가안보와 민생안정을 바라는 종교·사회·정치 원로들의 시국선언에서 김명혁 목사(왼쪽)와 박남수 교령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적인 국정운영으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가기강을 무너뜨림으로써 대한민국 헌법의 근간을 흔들었다. 그 결과 국가의 품격과 국민의 자부심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면서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 배신감과 절망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먼저 초당적인 거국내각을 신속히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거국내각의 성격과 관련해서는 “여야 정치권이 합의하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고, 새 총리가 여야 대표와 협의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은 초당적인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결단해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모든 국정운영을 거국내각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여당인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비상사태에 대한 책임 통감과 함께 거국내각 구성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야당에 대해서는 하야나 탄핵으로 국정의 공백을 초래하기보다는 거국내각 구성에 적극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는 “국가비상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힘은 이 나라 주인인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나온다”며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일부 정치세력의 국정농단은 단죄하되, 국정운영이 정상화되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오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국가안보와 민생안정을 바라는 종교·사회·정치 원로들의 시국선언에서 김명혁 목사(왼쪽)와 박남수 교령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선언문 발표에 이어 질의응답에서는 이날 아침 청와대가 전격 발표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김 내정자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했던 인물이다. 이에 대해 박남수 상임대표는 “우리가 바라는 거국내각은 여야와 국민이 합의한 거국내각”이라며 “단순히 총리 한 명을 임명하거나 교체하는 것을 거국내각으로 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박 상임대표는 또 “오늘 시국선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외교·안보를 포함한 모든 국정에서 손을 떼는 것을 의미하느냐?”란 질문에 “외교·안보는 심각한 현안이기에 그것조차도 내려놔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야말로 박 대통령이 모든 국정에서 손을 떼고 거국내각에 국정을 맡길 것을 주문한 것이다.

한편, 김명혁 목사는 시국선언 직후 <유코리아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성명서 발표 배경에 대해 “종교인들이 제안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성명서를 만들었다”며 “박관용 전 의장 같은 분들한테도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묻는 질문엔 “너무 독재적으로 하면 안된다. 어떤 대통령이든 국민을 우선하고 민생을 우선하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우선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 때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더 악화가 됐다. 이건 정치 지도자로서 잘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을 향해서는 “정말 자각을 해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대해 ‘다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다’ 그러면 국민들이 공감한다”면서 “‘내가 잘했다’고 하면 안된다. 목사도 그렇고, 교회가 제 구실을 못하니까 정치가 이렇게 됐는데 교회부터 ‘내가 잘못이다’, 박 대통령도 ‘내가 잘못했다’ 이렇게 내려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와대의 김병준 총리 지명에 대해서는 “총리를 임명한다고 내각이 되는 건 아니다. 초당적인 내각을 구성해서 거기서 총리를 선출하고 대통령이 재가해야 되는 거지, 대통령이 맘대로 총리를 임명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왜 오늘 아침 그런 일을 했는지...”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지금이야 말로 박 대통령이 겸손한 자세로 ‘다 잘못했다’고 하고 문자 그대로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나는 협조하는 자세를 가지겠다’라고 하면 그 여론이 다시 긍정적으로 될 수도 있다”면서 “남북관계도 그렇고 ‘지금까지 잘못했다’라고 하는, 그래서 그걸 뉘우치는 자세를 취한다면 오히려 더 잘될 수가 있으니까 정말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100여 개 대학 학생들이 시국 선언을 한 데 이어, 교수, 변호사, 언론인, 시민단체들도 있따라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전북 김제에서는 중학생 20여 명이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DC에서도 교민들이 “대통령은 더 이상 국정 자격이 없다”며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캘리포니아주 UC 버클리 대학에서도 한인 학생들이 “대통령의 책임있는 자세와 관련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성토의 불길이 국내외로 더욱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다음은 국가안보와 민생안정을 바라는 종교 사회 정치 원로들의 시국선언 전문이다.

초당적인 거국내각 구성으로 국가비상사태를 극복해야 합니다

- 국가안보와 민생안정을 바라는 종교·사회·정치 원로들의 시국선언 -

지금 대한민국은 국가비상사태입니다. 안보위기와 경제 불안이 고조되는 지금, 국정운영 자체가 어려워지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도력과 도덕성은 상실되고 국정운영의 신뢰와 정당성은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박 대통령은 사적인 국정운영으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가기강을 무너뜨림으로써 대한민국 헌법의 근간을 흔들었습니다. 그 결과 국가의 품격과 국민의 자부심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 배신감과 절망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같이 국민의 절망과 민심의 동요, 국정의 혼돈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은 표류하고 말 것입니다.

오늘 국가안보와 민생안전, 그리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종교·사회·정치 원로들은 나라 전체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국민 여러분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초당적인 거국내각을 신속히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거국내각은 사유화된 국가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리고,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회복하고 통합해 총체적인 국가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이자 최우선의 길입니다. 여야 정치권이 합의하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고, 새 총리가 여야 대표와 협의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해야 합니다.

거국내각은 총리 책임하에 국가운영을 안정시키고, 경제와 안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거국내각은 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차기 대통령 선거 일정 및 개헌과정을 엄정 관리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초당적인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결단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모든 국정운영을 거국내각에 맡겨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오늘의 이 비상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그동안 민의를 국정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청와대에 맹종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전면쇄신하고 거국내각 구성에 적극 협조하기 바랍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국가비상사태를 당리당략으로 이용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국정 정상화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하야나 탄핵으로 국정의 공백을 초래하는 것은 국가의 불행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야를 망라한 대선주자들은 거국내각 구성을 지지하고 적극 협력해 주기 바랍니다.

국민의 버팀목인 공직자들은 사회 분위기에 동요하지 말고 자신의 업무수행에 전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군은 국민의 안전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안보태세에 빈틈이 없도록 전력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끝으로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국가비상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힘은 이 나라 주인인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나옵니다.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일부 정치세력의 국정농단은 단죄하되, 국정운영이 정상화되도록 힘을 모아줘야 합니다. 비상사태를 극복할 거국내각이 구성되도록 국민 여러분이 앞장서 주시기 발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1월 2일

국가안보와 민생안정을 바라는 종교·사회·정치계 원로 일동

시국선언 동참자

<종교계>

김명혁(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법륜(평화재단 이사장)

박종화(경동교회 원로목사)

박남주(한국종교연합 상임대표, 전 천도교 교령)

이영훈(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인명진(갈릴리교회 원로목사)

 

<시민사회계>

김덕룡(국민동행 상임공동대표)

김상현(전 민주화추진협의회 의장)

김진현(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손봉호(나눔국민운동 이사장)

신경식(대한민국헌정회 회장)

신필균(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윤여준(전 환경부장관)

이종찬(우당기념관 관장)

정운찬(전 국무총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정성헌(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

최상용(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전 국회의장>

박관용(제16대 국회의장)

김원기(제17대 국회의장)

임채정(제17대 국회의장)

김형오(제18대 국회의장)

정의화(제19대 국회의장)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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