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박종화 목사 인터뷰① “평통연대, 소통 싱크탱크 될 것”

기사승인 2016.12.07  14:09:07

공유
default_news_ad2
ad43

- 평화통일연대 초대 이사장 선임된 박종화 목사 인터뷰①

지난달 1일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연대’(평통기연)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사단법인을 위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연대’(평화통일연대)의 출범을 알리는 창립총회가 연세대 알렌관에서 열렸다. 평통기연은 2010년 10월 창립총회에서 “한국교회 내 보수와 진보의 분열, 세대와 세대간의 분열을 모으고 일치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었다.

평통기연 창립총회에서 상임공동대표의 한 사람으로, 평화통일연대 창립총회에서는 이사장으로 선임된 박종화 목사. 박 목사는 평화통일연대 창립총회에서 “분단에 대해 우리가 정식으로 분노하자. 그리고 통일을 대안으로 만들어내자”고 했었다. 분단을 해체하고 통일의 대안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혔다.

박 목사를 평화통일연대 창립총회 꼭 한 달만인 지난 1일 만나 평화통일연대의 향후 계획, 그리고 구상 중인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구상,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정권의 퇴진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해 들어봤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 목사는 통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의지를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박 목사의 개인 사무실에서 있었다. 인터뷰가 다소 길어 ①평통연대의 계획 ②한반도 통일 구상 ③현 정국에 대한 입장 등 세 차례에 나눠서 싣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주

(사)평화통일연대 초대 이사장에 선임된 박종화 목사가 유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평화통일연대의 구상, 현 정국에 대한 입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지난해 연말 경동교회를 은퇴하시고 첫 직책이 지난달 창립총회를 한 사단법인 평화통일연대 이사장인데, 특별한 각오가 있으실 것 같다.

처음에 (평화통일연대 전신인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에) 관여하기도 했는데 사단법인으로 바뀌면서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한국기독교에 통일에 관한 대중적인 싱크탱크가 없다. 그것을 우리가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개인적인 통일에 관한 일은 많은데 공교회적으로 함께할 싱크탱크가 없다. 공식적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있고 한기총도 있는데 기관에 매인 것 말고 모든 걸 포괄하는 싱크탱크 말이다. 마침 사단법인이 되면서 그런 역할을 좀 해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어떤 싱크탱크를 의미하는가?

기독교 내부에서 소통이 있어야 한다. 진보-보수-중도 다 소통해야 한다. ‘대중적’이라는 말은 우리가 다 견해가 있지만 기독교적인, 공적인 결단을 하게 하는, 기독교 내부의 소통을 하게 하는 그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또 하나 ‘대중적’이라는 말은 기독교와 기독교 밖의 세계가 소통하는 촉매제 역할을 평통연대가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가 남한 사회와 북한 사회를 매개하는 남북간 소통을 하면 좋겠다. 교회 내, 교회와 사회, 남한과 북한, 이 세 가지 종류의 소통을 우리가 해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우리 내에 독자적인 통일론을 가질 수도 있지만 자기 것을 세우려 하기보다는 소통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그게 한국교회를 돕고, 남한과 북한의 하나됨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장이라고 하는 것은 연맹이나 연대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주장은 각자, 각 단체가 하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소통 구조를 만들어서 모두가 쓸 수 있는 그런 안을 준비하면 좋겠다. 그동안 그게 없어서 한국 사회가 문제였다. 예를 들어 정치의 경우 여야가 없어서 문제가 된 게 아니라 여와 야가 소통이 없어서 문제였다. 정부와 국민간 소통이 없고, 국회와 행정부간 소통이 없고, 당과 당 사이에 소통이 별로 없었다. 각자 기구는 있는데 기구와 기구끼리의 수평적 소통구조가 없다 보니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것이다. 통일논의도 똑같다. 소통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을 어느 교단이 만들 수도 없고 어느 교파가, 어느 연합체 하나가 할 수도 없다. 그래서 평화통일연대는 아예 ‘독자적 연합체’라는 것을 포기하고 소통구조로서의 연합체, 이렇게 자기 정립을 하면 좋겠다. 그렇지 않고 주장만 하다 보면 갈라지고 하기 때문에 별로 의미가 없다.

 

-교회 내 소통, 교회와 교회 밖 소통, 남과 북의 소통을 말씀하셨는데 그럼 그 하나하나에 대한 목사님의 구상은 뭔가?

그동안 평통기연이 해왔던 일들을 보면 그 3가지가 다 들어 있다. 다만 부족했던 것은 교회 내부의 소통을 질적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북한교회 세우기, 그것도 중요한 것이다. 그 다음 ‘북한을 돕자’라고 할 때 교회 내에서 북한 돕기에 대한 합일적 창구는 있었가 검토해보고 우리가 자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안하다 보니 각자 도생을 했고, 기독교로서는 남는 게 별로 없었다. 시대마다 우선순위가 있는데 이런 것을 조사해서 누군가는 분석해주고 발표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 각자 자기 역할을 하고 끝냈다.

폭넓은 비교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려 줄 곳이 없었는데 그걸 우리가 맡아서 하면 좋겠다. 과거엔 교단이나 교회 내에서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했었는데 지금은 이념이 잠복한 상태다. 오히려 지금은 실질적 통일에 대한 담론, 그러니까 통일 이후엔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얘기가 별로 없었다. 남북간 관계와 관련해서는 방법론 얘기는 많았는데 통일 이후에 바라는 비전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이 없었다. 통일이 되기까지의 우리의 모든 노력을 ‘미션’이라고 한다면 통일 이후의 모습은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비전에 관한 토론을 많이 해야지만 미션이 생긴다. 비전은 얘기 안하고 자꾸 ‘지금 어떻게 뚫고 갈 것인가?’만 얘기하니까 협상하다가 갈라지고 하는 것이다. 비전에 대한 얘기가 없다. 그냥 우리가 그 비전의 안내자 역할 좀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사회와의 소통은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사회와의 소통도 똑같다. 기독교의 소통 구조가 기독교가 아닌 타종교, 타사회기구와 합해서 공동 세미나도 하고 공동 관계를 많이 가져야 기독교 소통 구조가 의미가 있는 것이지 기독교만 따로 하게 되면 전혀 별개 문제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 남북문제는 당연히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이지만 우선 그 두 가지, 즉 교회 내 소통, 교회 밖 소통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기독교는 너무 일방적이고 ‘자기끼리’만 한다. ‘끼리만의 통일’은 안된다. 통일된 이후에도 미션을 맡을 텐데, 왜 소통구조가 필요하냐 하면 내가 아파보니까 암치료를 받는데 암 하나 치료하기 위해서 담당의사 여러 명이 동원된다.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항암담당, 방사선과, 소화기내과, 흉부내과 등 암과 관련해 연대하는 데가 6~7군데가 되더라. 일종의 협진인 셈이다. 협진 없이는 내 암이 낫지 않았을 것이다. 내 몸을 통해서 통일을 본 것이다.

협진은 의료분야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라 통일논의에서도 협업, 협의가 중요하다. 정치에서도 협치가 중요하듯이 통일에서도 협업이다. 그것 없이는 통일이 이념만의 통일도 경제만의 통일도 안되는 것이다. 이 협업구조가 필요하고 그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게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목회도 협업이다. 그런 협력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소통구조를 가지고 가자는 것이다. 누구든지 우리를 통해서 가져가고 가져오고 안도 주고 토론도 하고, 그런 소통의 열린 공간이 평통연대였으면 좋겠다.

 

-이런 구상들은 목회를 하시면서 하셨나?

목회할 때도 항상 ‘목회는 화합의 목회, 화음(和音)의 목회’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경동교회 교우들을 보면 연령대도 배경도 성향도 다 다르다. 세대간 차이도 많다. 교회가 서로 행복하려면 각 층간의 소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목사는 소통하는 자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목회자는 서로 다양한 목소리를 안내하고 화합케 하는 지휘자지, 노래 부르는 자가 아니다. 노래는 각자 부르는 것이다. 악기도 각자 다루는 것이다. 화음시키고 화합시키는 자, 그것이 목회자다.

지난달 1일 열린 평화통일연대 창립총회에서 박종화 목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그럼 통일에 대한 생각도 그 연장선인가?

내가 생각하는 통일도 성경이 대본이다. 기도문에 음을 붙이면 찬송이 되는 거고, 말로 하면 기도가 되는 것 아닌가. 나는 그걸 묶어서 화해하는 공동체, 한 몸 그리고 여러 지체의 연결, 그걸 목회하면서 계속 생각했다. 그건 내 신학의 발상이기도 하다. 통일논의도 똑같다. 사회구성체도 똑같다. 사회구성체는 한 집단이 아닌 여러 집단으로 이뤄져 있다. 한반도도 한 민족, 두 집단으로 이뤄져 있는 것 아닌가. 남한도 여러 집단 아닌가. 그런데 통일되면 다양한 집단이 될 것이다. 지역적,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 예술적으로 다양한 집단이 될 것이다. 한국사회가 이렇게 다양하다. 그 다양함을 어떻게 오케스트라처럼 심포니를 이루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심포니 사회, 심포니적 지도력 이런 말들을 하는데 그게 통일논의에서도 똑같이 들어간다. 그게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 아닌가. 통일 논의도 그렇게 가야 한다. 각자 도생하기보다 서로 누가 누구인지 갈리면서도 협력하는, 그 역할을 평화통일연대가 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2010년에 암수술을 하셨는데?

암치료는 다 끝났고, 다만 재발이 안되도록 조심하는 건 내 몫이다.

 

-평화통일연대 활동하시는 데는 괜찮으신 건가?

괜찮은데 옛날과는 다르게 조심하면서 해야 한다. 무리하면 또 생기는 거니까.

 

-평화통일연대 맡으신다고 할 때 사모님이 걱정하셨을 것 같은데?

많이 걱정했다. (이사장) 못하게 했다. 내가 그래서 다른 건 맡는 게 없다. 다만 통일은 내 평생 일(job)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활동을 많이 하는 데 관심있는 게 아니라 협치, 협업의 장을 제공하는 것은 언젠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래서 하려고 하는 것이다. 협업하는 구성체 만드는 일은 큰 지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벗어나서는 내가 못한다. 발로 뛰면서 운동하는 건 내가 못한다. 그래서 싱크탱크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글쓰는 게 있다. 통일 이후 사회적 통합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것인데, 종교적 측면, 문화적 측면, 복지적 측면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통일된 한반도의 사회구성체논쟁 이론’을 다뤄보려고 한다.

 

-사회구성체 논쟁이 다시 등장하는 건가?

그렇다. 통일 이후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다. 내 연구가 그것이다. 어떻게 통일할 것인가가 아니고, 통일은 됐고, 그럼 북한 땅, 북한 사회를 북한에 맞게 어떻게 재구성하느냐 하는 구상을 만드는 게 내 개인적인 꿈이다.

 

-그 연구는 의뢰받아서 하시는 건가, 아니면 개인적으로 하시는 건가?

그냥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연구의 꿈이 그렇다는 것이다. 누가 프로젝트를 주면 같이 할 거고 혼자서는 소용없다. 이것도 연대해 같이하면 좋을 것 같다. 이걸 위해 독일사회를 좀 벤치마킹하려고 한다.(계속)

 

* 박종화 목사는 누구? 

박종화 목사는 한신대 신학과를 나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거쳐 독일 튀빙겐대학교 대학원 신학 박사를 받았다. 독일에서 현지인 목회도 했었다. 이후 1985년부터 10여년간 한신대 신학과 교수, 1994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1998년엔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에 선임됐다. 1999년 12월 경동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해 16년 만인 2015년 12월 은퇴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d41
ad42
ad40
ad39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