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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정상들의 판문점 만남, 그 역사적인 날의 단상

기사승인 2019.07.02  10: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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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평화 칼럼'

동서남북으로 모든 것이 막혀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있던 한반도에 하늘로부터 광명의 큰 빛이 비치고 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이자, 새로운 역사를 만들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다. 그리고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 기회를 잘 살려낸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상호번영은 물론이고 동북아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이루어내는 초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 기회를 살려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역사와 한반도의 상황은 곤두박질의 심연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일군의 무리가 있다. 분단의 틈바구니에서 기득권과 특권을 한없이 누려온 무리이다. 아니, 기득권과 특권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 분단을 유지·강화하며 애써온 무리이다. 아무리 그럴싸한 이론과 논리를 제시한다 할지라도 그 이면에는 자신만의 배타적인 이해관계를 교묘히 숨기고 있는 무리이다. 개인의 입신양명과 가문의 영광, 억압적인 권력과 착취적인 부를 자기 삶의 최우선에 두고서 살아가는 무리이다.

이러한 무리의 대표적인 사람들은 긴장, 대립, 갈등 심지어 전쟁을 불사해야 최대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여기는 군산복합체와 그 커넥션 가운데 있는 매파 정치인들이다. 남북관계가 대화와 만남, 교류와 번영으로 진전되면 자신의 정권 창출 기회를 상실할 것이라고 보는, 평화를 가로막는 정당의 정치모리배들이다. 얄팍한 지식으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논리를 만들어서 적당한 부와 명예를 짭짤하게 챙기는 ‘지식기사’들이다. 반공과 승공과 멸공을 외치면서 자신의 왜곡된 입장을 진리인 양 호도하는 극우 인사들과 극우 종교인들이다. 

6월 30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조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우리 주변의 국제환경은 우리 한반도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남북미 중심의 구도로 평화가 정착되면, 자기 나라가 소외될 수 있다고 보는 주변 강대국들이 있다. 남과 북이 평화통일을 향해 일치해서 나아가면 자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주변 강대국들이 있다. 남북의 긴장, 대립, 갈등의 구조가 유지되어야 남북을 적당히 을러대며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보는 주변 강대국들이 있다. 그러므로 자국의 정치경제적 이익 여부로 움직이는 국제환경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가 모두의 평화와 이익임을 보여줘야 할 과제가 우리에겐 있다.

6월의 마지막 날에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들이 만난 것을 의미 없는 일종의 이벤트라고, 완전한 비핵화에 별로 도움이 안 되며 김정은 위원장에게만 유리한 사건이라고 폄하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만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는가? 신뢰라는 것이 아무런 노력 없이 저절로 만들어진 적이 있는가? 자기는 전혀 양보하지 않고 상대에 대해서만 백기를 들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해서 과연 발전적인 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가? 진정한 사랑은 원수까지도 품는 것이 아닌가?

1953년 7월 27일은 한국전쟁이 정전(停戰)한 날이다. 정전이란 잠시 전쟁을 쉴 뿐 여전히 전쟁 가운데 있음을 의미한다. 정전은 전쟁을 준비하는 기간이고, 기회가 되면 언제라도 전쟁으로 돌변할 수 있는 폭풍전야와 같다. 그래서 우리는 정전을 종전(終戰)으로 선포하고,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안 된다는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 나는 2019년 7월 27일 정전 66주년이 되는 날이 한국전쟁의 당사자인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국, 중국의 정상들이 판문점에 다시 모여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맺는 날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정종훈/ 연세대 교수, 평화통일연대 이사

정종훈 chjeong59@yonsei.ac.kr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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