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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냉전체제 종식 의미”

기사승인 2016.12.09  10: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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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초대 이사장 선임된 박종화 목사 인터뷰③

매 주말 참여인원의 기록을 갈아치웠던 광화문 촛불집회. 박종화 목사는 매번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촛불집회를 ‘사건’으로 표현했다. 특히 연정(聯政), 협치(協治)의 관점에서 집회를 봤다고 했다. 아이들과 부모, 초중고대학생들, 진보-보수가 함께한 자리를 보며 “연정 그 자체였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언제 부모와 아들이, 진보와 보수가 광장에 같이 모인 적이 있었냐는 것이다.

‘박근혜 탄핵’도 당연한 것으로 봤다.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역사적 교훈으로 후손들에게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탄핵’의 의미에 대해서는 냉전체제의 종식이라고 풀이해 눈길을 끌었다. 박 목사는 박 대통령을 “껍데기 보수, 냉전적 보수의 마지막 집권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이제는 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자유 등의 가치에 기반한 새로운 보수, 생산적 진보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연정, 협치는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박 목사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 목사는 통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소상하게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박 목사의 개인 사무실에서 있었다. 인터뷰가 다소 길어 ①평통연대의 계획 ②한반도 통일 구상 ③현 정국에 대한 입장 등 세 차례에 나눠서 싣는다. 오늘은 세 번째, 그 마지막 시간이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주

 

-목사님께서 1970년대 독일에서 공부하셨다. 북한도 여러 번 다녀오셨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 이명박 박근혜 정부도 거치셨는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16년 한반도 시계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나는 한반도에 전쟁상황은 없을 거라고 본다. 전쟁은 이득이 있을 때 일어나는 거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이득이 있을 때 일으킨다. 그런데 지금 한반도에서는 어느 나라도 이득이 없다. 승리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남한도 북한도 승리를 못한다. 미국도 중국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남북전쟁이 아니라 주변 강대국이 참여하는 전쟁이 되는데 세계사적으로 전쟁 이후를 대비할 수가 없다. 너무 파워센터가 되버리는 것이다. 전쟁 가능성은 척박하다. 행여 그 가능성이 있더라도 없게 만들어야 한다.

남한의 경우,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박근혜 스캔들이 불행하긴 하지만 이것으로 껍데기만 남은 냉전구도는 가라는 것이다. 나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껍데기 보수, 냉전적 보수의 마지막 집권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냉전체제가 간 지 오래인데 여전히 냉전체제를 붙들고 있음으로 해서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청소하자는 것이다. 대신 냉전적 보수가 가능하려면 알맹이를 민주체제 속의 보수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진보도 냉전적 진보가 아니어야 한다. 자유민주, 사회민주 가치 속에서 생산적 진보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이번 사건을 냉전체제의 종식으로까지 연결하시는 건가?

박근혜 스캔들 사건 초기에 아마 대선을 치를 텐데 한국 사회가 엄청나게 변화할 것이다. 그동안 냉전이라는 틀 속에 있었던 진보-보수의 틀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망가지고, 헤쳐모여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거고, 그래서 좀 시끄러울 것이다. 시끄럽지만 좋은 것이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것은 요즘 제3지대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냉전적 진보와 냉전적 보수가 가지고 있던 극좌, 극우는 변두리로 물러가고 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자유를 의미하는 새로운 틀 속에서 경쟁하는 생산적 보수와 진보가 중간지대에 모여서 끌어가고, 좀 더 색깔이 있는 보수와 진보는 도전자로서 기능시키고, 그래서 이젠 합의제로 가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현 대통령 체제는 안맞는다.

 

-결국 개헌과 연결되는데 목사님은 어떤 개헌을 바라나?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끝나고 나면 다 헤쳐모여 해서 다양한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양성 속의 합일,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뭔지 그 변화된 체제 속에 맞게 가자는 것이다. 그게 내각제일 수도 있고, 이원집정부제일 수도 있는데 중요한 건 모든 대권후보들이 줄 세우는 것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저도 줄 세우는 데 참여 안할 것이다. 서로 협치(協治)를 통해 갈 수 있는 방법이 뭐고, 누가 먼저 협치에 있어 일등이냐는 것을 경쟁하자는 것이다. 우선 협치라는 것은 다당제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제3지대, 제4지대, 제5지대가 필요한 것이다. 협치의 구조는 연립정부다. 연립을 해서 권력을 분점하는 것, 승자독식이란 제도는 한국에 안맞는다. 연립은 승자가 주기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모두가 참여자가 된다. 갑을이 아니라 항상 갑이다. 갑을 체제가 아니라 공동의 갑인 것이다.

 

-이 연립, 협치는 남북 통일과도 연결되는 건가?

물론이다. 통일 이후 사회는 어짜피 그런 체제여야 한다. 이걸 남한에서 연습해야 한다. 연습해서 잘 하면 통일 이후 아무런 문제 없이 끌어다 쓸 수 있다. 냉전이 가고 나면 새로운 체제 속의 연방, 지역간 연방, 국가간 연방 등 각 사회구성체에서 다 나와야 한다. 심지어 교파간 연방도 나와야 한다. 미 합중국식 연방이든지, 독일식 지방연방이든지, 프랑스간 연방이나 영국식 연방이든지 우리만의 협치방식이 등장할 거다. 그것을 빨리 시작하는 게 우리의 지혜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건 역사의 교훈이기 때문이다. 철저히 정리해서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놔야 한다. 그것이 지난 다음엔 이해관계가 대립할 텐데, 앞으로 들어서는 정권은 이러한 협치 체제를 전제로 해서 출마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좋은 지도자를 뽑는 길일 것이다. 그게 만약 100(완벽하게)이 안된다면 50이라도 해야 한다. 왜냐면 그렇게 안할 경우 이제는 제왕적 단임제 체제 내에서 누가 해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고정관념이 생겼기 때문이다. 어느 후보도 ‘그런 건 아니다’라고 하지만 본인은 아니더라도 틀 때문에 안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그걸 뻔히 알면서 또 반복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안된다. 이제는 그 1987년 체제를 청산하자. 탄핵을 앞두고 본인이 사퇴한다고 해서 합의하건 거국내각으로 가건 이게 끝나면 바로 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서 통일준비 체제로 갔으면 좋겠다. 이건 분명하다.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종화 목사 ⓒ유코리아뉴스

-단순히 비리, 부정 대통령 한 사람 바꾸는 탄핵이 아닌 1990년대 초에 했어야 할 냉전 청산을 이제 2017년에 하자는 것, 그렇다면 지금 시국을 긍정적으로 보시는 건가?

그렇다.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것이다. 독일은 나치 전범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지금까지도 기소하지 않나. 중요한 건 현 제도를 없애는 게 아니라 재발방지를 명문화하는 것이다. 그게 없으면 안된다. 재발방지는 다른 게 아니라 헌법에 넣는 것이다. 헌법 개정이 대통령제냐 내각제냐 이런 틀이 아니라, 앞으로 헌법에는 이런 일이 다시 있을 수 없는 재발방지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독일이 잘 되는 이유는 2차 대전 이후에 히틀러가 다시 못나오게 하기 위해 협치체제로 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 이걸 연합국이 제안하고 독일이 받았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에 연정 같은 협치가 나왔다는 뜻인가?

그렇다. 그렇게 바꾸니까, 예를 들어 독일은 정당 투표와 개인 투표가 다르다. 그러다 보니 지방색도 없어지고 일당독재가 불가능해진다. 죽어도 일당이 못나온다. 한번도 나온 일이 없다. 할 수 없이 연정해야 한다. 정당만 아니라 정책까지도 연정하게 된다. 통일 문제 같은 경우는 독점하는 경우가 없다.

 

-독일 사람 속에 연합의 DNA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제도 때문에 연정을 하게 됐다는 뜻인데?

(사람 때문이 아닌) 제도 때문이다. 그렇게 맞춰놓으니까 히틀러가 안나오는 것이다. 독일이 가진 것은 원래 지방분권인데 그걸 살린 것이다. 지방분권이 연방이 됐고, 또 연방은 지방분권을 인정한다. 지방정부의 지사 권한이 장관 이상이다. 주가 모여서 상원을 형성한다. 상원은 직접 뽑는다. 더 중요한 건 교회도 지방별 단일 교회다. 예를 들어 경기도라고 하면 다른 교파 없이 한 교회다.

 

-그게 국가교회 전통 때문 아닌가?

국가교회 전통이 아니라 지방자치 전통 때문이다. 원래 지방 영주가 개신교, 천주교를 결정한다. 지방분권이 모여 연방정부를 형성한다. 지방분권 속에 연합교회가 모여 연방교회를 형성했다. 남북간에도 그런 전통이 있냐 없냐가 아니라 비슷한 형태의 연정 형태로 갈 수밖에 없다. 남한도 지금 그렇지만 과거 지방색 때문에 많이 싸웠는데 지금은 지방색이 많이 옅어졌지만 그래도 많이 남아 있다. 그걸 없애지 말고 연정으로 바꾸면 지방끼리 연정도 가능하다. DJP연합도 그런 것 아닌가. 교회도 지방별로 연합교회가 가능하다. 무슨 장점이 있냐 하면 교회는 지역별 문화, 역사에 깊이 개입해서 토착 교회로 성장할 수 있다. 장로교, 감리교는 서구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으로 엉뚱한 신학논쟁만 반복한다. 아무 의미가 없다. 그래서 한국에 지방자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도 그 틀 속에 넣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연립제가 좋다는 것이다. 그건 혁명 같은 일이다. 한국교회에도 혁명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이번이 호기다. 지금까지는 승자독식 구도였다. 그건 항상 피해자를 가져온다. 반면에 이건 동참이다. 그러나 파트너는 바꿀 수 있다. 한국에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연정이니까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 희망을 가질 수 없으니까 지금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 아닌가. 이건 사건 아닌가. 그렇게 되고 나면 나라가 없어지나. 연합하는 게 힘이 강하지 승자독식이 힘이 강하지 않다. 51%가 통치하고 49%가 무력화되는 그런 사회가 어디 있나. 말이 안된다. 당도 여러 게 있는 게 나쁜 게 아니다.

 

-독일도 연합의 구조를 만들어서 연정을 보편화했던 것처럼 우리도 그런 구조를 만들면 충분히 연정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인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단, 염두에 둘 것이 있다. 교회를 예로 들면 신학교와 교단 협의체가 있는 교단만 참여하게 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것만 기독교연맹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해놓으면 교단 분리하지 않아도 된다. 정당도 몇 명 국회의원을 뽑지 못하는 정당은 정당으로 인정하지 않듯이 국회에 진입한 정당만 연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당이 갈라지지 않는다. 연정하기 위한 당만 갈라지지 수십 개(독일의 정당이 수십 개다)의 정당은 그대로 남는다. 중요한 건 원내 진입하는 정당이 몇 개 이상 되지 않으면 연정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도 똑같다. 국가 인증 신학대학과 재산이 총회에 등록된, 유지재단이 있는 교회만 연합체 참여가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얼마든지 가능하다. 안되는 게 아니다.

 

-목사님은 지난 11월 2일 사회·종교 원로들과 함께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에도 참여하셨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 헌법 개정이나 지자체 연정 등 한국사회의 큰 틀을 바꾸는 데 있어서 밑바닥에서 원로들의 계속적인 움직임 같은 건 없나?

그렇게들 하고 계시다. 이건 기독교만 하면 안된다. 연합을 해야 한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데 기독교는 백번 똘똘 뭉쳐봐야 기독교를 벗어나면 힘이 없다. 연합하면 힘이 있다.

 

-연합이면 타종교, 사회단체와 하자는 것인가?

그렇다. 시민사회에 참여하려면 대화가 되어야 한다. 기독교 인구가 아무리 1000만이라고 해도, 그 1000만이 다 뭉쳐도 힘은 없다. 기독교 10만, 불교 10만이면 훨씬 힘이 있다. 이게 연합의 묘미다. 다원화된 사회는 다원을 인정하는 게 힘이지 그걸 벗어나면 힘이 아닌 것이다. 내가 수술을 해보니까 내 몸에 장기가 여러 개인데, 콩팥이 크다고 혼자서 다 하면 안된다. 콩팥과 허파가 상호 연결된 공동체가 아니면 살 수가 없다. 교회도 유기체적 공동체다. 사회도 유기체적 공동체다. 정당도 유기체적 정치지 무기적 무기체계가 아니다. 요즘 말로 하면 ‘이제는 사회가 네트워크 시대다’는 것이다. 이미 이렇게 되고 있는 걸 아니라고 할 필요가 없다. 이 네트워크 시대는 지역간 네트워크, 종교간 네트워크, 이념간 네트워크 다 있는 것이다. 그걸 자꾸 아니라고 하면 안된다.

그런 게 없다고 하니까 박근혜 사건이 나는 거 아닌가. 지금은 네트워크가 되어서 삐지면 그 사람만 가는 거고 뭉쳐야 한다. 연합이라고 해서 자기 것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다. 자기 것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연합이 된다. 기독교성을 최대한 지키면서 실천적으로는 함께하는 것, 그래야 전도도 되고 기독교가 산다. 나 홀로는 감당이 안된다. 보수 쪽에서는 ‘왜 타종교와 연립하냐?’고 하는데 종교간 연립이 아니다. 사회문제를 위한 연립이다. 앞으로 사회문제 생겨도 다 다를 수 있다. 정책목표 하나를 위해 통합할 수 있다.

 

-2017년 새 해, 이제는 목회자가 아닌 박사로서 뭔가 역할 하실 거라고 기대해도 되나?

그렇다. 이제 목회자는 벗었으니까 그 경험을 살려서 이제는 ‘네트워크식 하모니’를 추구할 것이다. 거기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광화문광장에 가보셨나?

매번 갔다.

 

-어떠셨나?

가보니 마음은 똑같더라. 중요한 건 이것이 폭력시위가 안되는 이유 중 하나가 마음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왔기 때문이다. ‘폭력하지 맙시다’ 해도 소용이 없다. 가서 감정이 움직이면 돌발사건이 나는 거다. 그런데 꼬마와 엄마아빠가 같이 있는데 어떻게 폭력이 가능하겠나. 내 말은 인간을 못믿어서가 아니라 순수한 마음이 제대로 지켜지려면 인간을 싸고 있는 구조가 견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학생, 초등학생,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잡고 노래하고 이것이 시위문화가 달라진 것이다. 왜 연정이 안되나, 이 군중 속에서? 그게 바로 연정 자체다. 언제 꼬마와 아들이 같이 광장에 나왔었나. 언제 보수 진보가 같이 있었나. 나중에 딴 데 가면 갈라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네트워킹이 잘 되려면 자발적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이 중요하다. 한국기독교가 이런 걸 많이 줬어야 한다. 그 광장을 보고 광장은 하나의 산교육의 현장이었다고 본 것이다. 난 계속해서 이게 가 주기를 바란다. 광장은 이제 교회로 들어가야 한다.

 

-교회가 광장으로 가는 게 아니라?

아니다. 거꾸로다. 광장의 산 스타일이 교회로 들어가야 한다. 정치로 들어가야 한다. 경제로 들어가야 한다. 광장은 하나님 주신 일반 계시, 섭리의 한 교과서였다. 빨리 각 공간이 그걸 수용했으면 좋겠다. 그게 내 경험이다. 난 제일 앞쪽에 있었는데 강성은 이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회가 이렇게 변했다. 잠시만 변한 게 아니다. 이걸 정치권이 받지 못한다? 민심은 박근혜 퇴진만 아니라 퇴진 이후의 희망을 만들라는 것이다. 희망은 연정(聯政)에 대한 희망이다. 누구 하나 신뢰하지 않는다. 합하면 모르겠다. 그 대신 제도적 장치를 하라는 것이다. 그게 연정이든 내각제든 좋다는 것이다. ‘박근혜 퇴진’은 이미 끝났다. 꼼수를 부리면 더욱 불행만 자초할 뿐이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는 그 이후를 생각해야 하다.

마치 남북문제에서 김정일이 핵 만들면 막 욕하는데, 통일 이후는 누가 만들 것인가. 대중은 두 가지다. 실망과 분노다. 그리고 또 한 편은 희망이다. 실망과 희망, 두 개가 대중적이다는 말에 포함된다. 사람들의 분노를 (정치권에서) 읽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희망을 (정치권에서) 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분노에만 머물면 큰일 난다. 분노 없는 희망은 가짜다. 부활신앙은 십자가에서 잉태되지 않으면 안된다. 분노가 새로운 정치적 희망을 낳는다. 두 개를 짬뽕시킨 것이다. ‘대중적이다’는 말 속에는 그 두 가지가 있다.

 

-장시간 말씀에 감사드린다. (끝)

 

*박종화 목사는?

박종화 목사는 한신대 신학과를 나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거쳐 독일 튀빙겐대학교 대학원 신학 박사를 받았다. 독일에서 현지인 목회도 했었다. 이후 1985년부터 10여년간 한신대 신학과 교수, 1994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1998년엔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에 선임됐다. 1999년 12월 경동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해 16년 만인 2015년 12월 은퇴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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