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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의 진보가 평화통일의 기초다

기사승인 2020.08.29  11: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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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현안 중 부동산 문제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물론 생각해 보면 모든 분야의 모든 문제들이 다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다는 것은 사회집단간의 이해충돌이 심하다는 말도 됩니다. 예컨대 교육문제 역시 난제 중 난제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고 김옥길 이대 총장이 당시 문교부장관이 된 지 몇 달 안 되어서 이런 취지의 말씀을 했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내용만큼은 틀림없는 것으로 지금도 기억합니다. “내가 밖에 있을 때는 교육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보였는데 안에 들어와보니 도대체 장관으로서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

그렇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비판하기는 쉬워도 막상 해결책을 내놓기는 쉬운 일이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난제 중 난제인 부동산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현 정부가 들어와서 무려 스무 번이 넘도록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으나 시원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정책실패라고 단정짓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도 무슨 딱 부러진 대책을 내놓은 정권이나 정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중지를 모아가면 언젠가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자신(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얼마만큼 내려놓을 수 있는가입니다. 이것이 합의에 도달하는 척도입니다.

지난 23차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심하게 반발하는 사람들 역시 강남3구에 집을 가진 사람들,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집을 가지고 큰 부자가 되려고 작정한 사람들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대부분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은 보수-진보-중도로 나누었었는데 이번에 보니 그게 상당 부분 허구였습니다. 결국 자신의 재산이나 재산 증식을 도와주는 정부나 정책을 찾는 것으로 나뉘었습니다. 진보니 보수니 중도니 하는 이념은 상당 부분 위장이었습니다.

물론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욕망을 다 정죄할 수는 없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으로부터 완전히 자유한 사람을 찾아보기도 어렵지만 그런 생각이 꼭 옳을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서 보통 사회정책을 입안해 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정신을 구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물론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한 칼에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예컨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사회에 진정한 정의, 자유, 평등이 입 맞추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실 때도 단칼에 해결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이렇게 도래하기 위해 7년마다 안식년이 돌아오게 했는데 안식년 때는 매우 강력한 사회변혁을 명하셨습니다.

첫째, 모든 노예를 해방시키라 하셨습니다. 노예를 해방시킬 때는 기초생활이 보장되도록 일정한 재정지원을 해야 했습니다.

둘째, 모든 채권자들에게 무조건 채권을 포기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안식년이 가까웠다 해서 가난한 자들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 인색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셨습니다.

셋째, 모든 토지소유자들이 안식년에는 토지 경작을 쉬도록 하셨습니다. 그 해 토지 소산은 나그네, 과부, 가난한 자들의 몫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실로 놀라운 정책입니다. 부의 평준화를 이루기 위한 참으로 레디컬한 정책입니다.

안식년은 7년마다 돌아오는데 하나님 말씀을 순종하면 7년마다 한 번씩 충격적인 재화의 재분배를 이루어 냅니다. 인간들이 지배하는 사회는 가진 자들, 다시 말하면 힘있는 자들이 자신들의 소유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온갖 얼개를 짜두었기 때문에 부가 편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아셨습니다. 그래서 7년마다 자발적으로 재화의 재분배 구조를 실현케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하나님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안식년이 일곱 번 반복되던 다음해(7×7=49+1)가 희년이었습니다. 희년(은혜의 해)에는 하나님께서 원래 분배해 주셨던 토지가 다 본인에게 돌아가도록 했습니다.

당시의 사회구조에서 토지가 총생산에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희년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사회경제적 평등이 이루어진 해였습니다.

오늘날 소위 보수주의자들 가운데는 희년의 의미를 오로지 영적으로만 해석하는 반성경적, 반역사적 행태도 있습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성경적 가치를 지키려는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하나님께서 명하신 사회적 제도의 정신을 실현하는 것은 기본으로 여기면서 그 위에 영적‧정신적 가치를 구현해 가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도 당신의 나라 실현과 함께 그 구현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시듯이 우리의 정책 구상도 과정으로서의 정책구현과 끊임없는 진보가 필요한 것입니다. 부동산 정책에도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더 인간적인 삶, 모두가 자유와 평등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인가? 끊임없는 논쟁과 실현을 통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8,000만 겨레가 한반도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토대를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강경민/ 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   

강경민 nilsan@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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