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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외무상 “명백한 선전포고”... 백악관 “선전포고한 바 없다”

기사승인 2017.09.26  08: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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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 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공언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하였습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이것은 명백한 선전포고로 됩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25일(현지 시간) 낮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3분이 채 안되는 짧은 내용이지만 향후 벌어질지도 모를 충돌에 대한 강력한 명분 쌓기용 성격으로 풀이된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25일(현지 시간) 낮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YTN 화면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행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위대한 힘과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동맹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엔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직후엔 자신의 트위터에 “방금 북한 외무상 연설을 들었다. 만약 그가 리를 로켓맨(Little Rocket Man, 김정은을 지칭)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면 그들은 아마도 오래 가지 못할 것(they won't be around much longer!)”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리 외무상은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이것은 명박한 선전포고”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전개하는 미국 전략 폭격기에 대한 자위적 조치도 언급했다. 리 외무상은 “UN헌장은 개별적 성원국들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앞으로는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쏘아떨굴 권리를 포함해서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이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기자회견문(9. 25)

지난 며칠 동안 다 알다시피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조미 사이의 말싸움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 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공언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하였습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이것은 명백한 선전포고로 됩니다.

지금 UN총회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성원국 대표단들을 포함해서 전 세계는 이번에 미국이 먼저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UN헌장은 개별적 성원국들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앞으로는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쏘아떨굴 권리를 포함해서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고려하게 될 것입니다.

누가 더 오래 가는가 하는 것은 그때 가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앞서 24일 오전 미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동해 북방한계선(NLL)보다 더 북쪽에 있는 북한 공역까지 비행했다. B-1B가 NLL 이북까지 비행한 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는 트럼프의 유엔총회 발언이 실언이 아니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리 외무상의 ‘명백한 선전포고’라는 기자회견 직후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한 바 없다. 솔직히 말해 그러한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한 나라가 국제공역에서 다른 나라의 비행기를 향해 타격한다는 것은 결코 적절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북미 정상간 주고받던 말폭탄이 이제 실제 폭탄으로 옮겨가기 직전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지 협상을 통한 위기 해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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