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남북 집권자의 북한 비핵화 전략과 가능성 모색

기사승인 2017.07.20  20:06:00

공유
default_news_ad2
ad43

지난 7월 6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20 행사에 참가하며 향후 남북관계를 구상하는 ‘베를린 선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미 양국은 제재는 외교적 수단이며,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큰 방향에 합의했다”며 한미 간 북핵문제에 대한 논의를 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함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고,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나의 구상을 지지했다” 밝혔다.

이는 1998년 한미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설득으로 클린턴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문제에 대한 운전석에 한국이 미국은 조수석에 앉겠다”고 말했던 당시와 유사한 분위기이다. 당시 김대중은 클린턴을 설득해 미국의 개입과 북한의 생존, 한국의 햇볕정책이 혼합된 ‘페리프로세스’를 이끌어 낸 바 있는데 이는 남북관계사에 있어 한국이 미국을 설득해 미국의 대외노선에 변화를 이끌어 냈던 첫 성공사례로 언급된다. 현 시국이 대북제재 국면임을 감안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 수위는 이와 유사한 수준의 한미 간 이면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볼 수 있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줄곧 기다려오던 정치군사적 회담을 선 제안함으로써 북한 당국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대북 삐라살포나 대북선전방송 등의 ‘군사분계선 내 적대행위 금지’는 북한이 이전부터 기대했던 바이기도 하다. 올해 추석 이산가족 상봉과 내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기대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이 있기 전 정확히 일 년 전인 2016년 7월 6일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정부 대변인 성명은 공화국 위원장인 김정은의 입장을 잘 대변한다고 보기 때문에 매우 주목할 가치가 있는 사료로 본다. 여기서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화”에는 “남핵 폐기와 남조선 비핵화”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하며 이른바 ‘무기대등의 원칙’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진전된 요구조건을 제시하였다.

북한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한 요구조건은 △남한 내 미국 핵무기의 선 공개 △남한 내 핵무기 시설의 철폐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핵타격 수단 제거 △북한에 대한 핵위협 금지 △남조선 내 미군의 철수를 선포하라는 내용이다.

남한 내 핵무기의 선 공개와, 철폐 등의 요구사항은 핵무기를 자위적이라고 자평하는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에 대한 방어논리이자 기존의 노선을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성명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북한은 남한의 핵위협과 한미 군사훈련에 상당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의 국가 성립 이후 줄곧 주장해오던 ‘주한미군 철수’주장에서 벗어나 ‘주한미군 철수의 선포’라며 보다 진전된 주장을 함으로써 한반도 내 미군의 주둔과 미국의 현실적인 기득권을 보장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또한 남한에 제공하는 미국의 핵우산을 포기할 경우 북한도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반대해석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북한이 김정은 정권 이후 처음으로 ‘비핵화’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차원에서 고무적이다. 김정은은 기존의 공세적 외교노선에서 벗어나 북핵을 대화와 협상의 카드로 활용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은 6자회담 또는 4자회담의 재개를 통해 UN의 대북제재 국면을 벗어나려 할 것이다. 북한이 협상테이블에서 만족할만한 대가를 얻는다면 북핵을 풀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는 매우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은 ‘통미봉남’의 기조 아래 북미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것으로 비춰진다. 북한이 선뜻 문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에 응답하지 않는 이유도 한국과 미국의 속내를 파악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란 판단이 설 것이다. 더욱이 북한 스스로도 남한의 지난 보수정권과 대북제재 이후 지속됐던 대남 강경노선에 변화를 주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의 입장에서도 내부 저항과 군부를 설득할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당분간 북한은 한미정상 회담 이후 대북노선의 변화 그리고 남한 정부의 인사들의 발언 등을 세심히 체크하며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고 남북협상의 명분을 얻을 때까지 시간을 벌려 할 것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한미공조라는 큰 틀 하에 담대하게 대북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단순 정치적 레토릭이 아닌 북핵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북핵 고도화에 상응하는 한미군사훈련의 수위를 조절해감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 낼 수 있다. 북한이 혐오하는 대북 적대행위의 수위를 조절해가며 북핵 고도화를 차단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이 제안하고 북한이 요구했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면 북한의 안보우려를 해결해주고 이를 통해 북핵 폐기 단계로까지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장한 / (사)뉴코리아 사무국장

이장한 janghan32@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d41
ad42
ad40
ad39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