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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북한의 사회구성체 변화가!

기사승인 2016.07.06  19: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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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13년 3월 김정은이 발표한 ‘우리식의 경제관리방법’에 따라 제2의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는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주의적 소유를 확고히 고수하면서 국가의 통일적 지도 밑에 모든 기업체들이 경영활동을 독자적으로, 창발적으로 해나감으로써 생산자대중이 생산과 관리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사회주의 기업관리방법”(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보고)이라고 한다. 사회주의 기본가치를 토대로 하면서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는 중국식 발전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다. 2002년 7월 1일 실시했던 경제관리개선조치보다 중앙에서 지역으로, 개별기업소와 농장별로 더욱 분권화된 모습이다.

대형 광산이나 제철소 등 대규모 기업소들은 독립채산제로 전화하여 자체적으로 수출입과 투자유치 등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무산광산, 김책제철소, 황해제철소, 성진제강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공장에 있어서는 경영을 책임지는 지배인을 중심으로 “일한 만큼 분배”하는 제도가 전격 실행되고 있다. 농장에서는 20명으로 구성된 분조관리제 안에 3-5명의 포전담당제를 두어 농업생산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 이밖에 대외무역 다각화를 위해 19개 경제개발구를 특정하기도 했다. 각 지역 상황에 맞게 경제개발구를 설정하고 특색 있게 발전시켜 인민들의 생활향상에 이바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중국 접경지역에 6개, 동해지역에 5개, 서해지역에 4개, 내륙지역에 4개를 창설해 놓았다.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이 과연 성공할 것인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 국내 대다수 학자들은 이미 회의적인 전망들을 내놓았다. 핵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더욱 강력해지면 결국 경제발전이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북한은 2009년 제2차 핵실험 이후 2011년~2014년 연평균 1.1% 성장률을 보여 왔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6월 28일 한국수출입은행 창립 40주년을 맞아 열린 '북한의 금융: 실태와 과제' 세미나에서 “북한 경제는 성장하면서 붕괴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거시적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바로 시장의존형 경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장이 없으면 경제운용이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북한 붕괴론은 새로운 차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정권이 아닌 ‘계획경제시스템’의 붕괴인 것이다. 그리고 이는 역설적이게도 북한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개선관리조치가 현실적으로 연착륙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토지와 관개수로, 영농물자, 비료 등 국가로부터 제공받은 값을 치른 후 남는 몫이 돌아가도록 한 포전담당제는 당장 농업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났다. 비료를 대신해서 거름을 자체 생산하거나 밭의 이용률을 높여 밀, 보리, 감자 이외에 콩과 남새를 추가로 생산하면서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년이 들어도 100여 만 톤의 식량이 늘 부족했지만 2015년 수요량 549만 톤 대비 2014년 생산량 507만 톤을 달성, 부족분이 42만 톤으로 대거 줄어들었다.

물론 대외무역에 있어서 대북제재가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북교류가 전면 중단되었고 중국도 외형상으로는 북·중경협을 중단한 상황이다. 신압록강대교가 진즉 완공되었지만 북의 신의주 접안도로가 미비해서 물류가 대량으로 오갈 수 없다. 황금평과 위화도 개발계획, 창지투개발계획, 훈춘자유무역구 활성화 등 굵직한 사업들도 묶여 있는 상황이다. 북·중교류의 80% 이상을 감당해온 단둥시도 뜨겁던 개발붐이 멈춰 섰다. 그렇지만 중국이 진행하는 도문교 신축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고 신의주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 사업도 철회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동북3성 개발계획을 목표로 추진하는 국가발전사업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북한의 태도나 중국과 미국의 대한반도 전략이 전환되는 때가 되면 북·중경협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북한에서는 2010년 12월 말부터 발행한 전자결제카드 ‘나래’가 성업 중이고 2015년부터는 국가컴퓨터망과 전자결제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옥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평양에는 4-5개의 택시회사들이 경쟁하는가 하면 동네 편의점에 해당하는 '황금벌 상점'이 밤 12시까지 영업한다고 한다. 사(私)금융도 발전하기 마련이어서 최근에는 ‘돈주’로 불리는 사람들이 맹활약 중이라 한다.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북한 인력업체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데 약 2만 여명이 외화벌이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1만 불에서 3만 불 정도의 사업비를 국가에 내고 인력을 모집하여 사업을 하는데 1인당 330불을 받는다고 한다.

북한의 중앙통제계획시스템은 이미 오래 전부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4차 핵실험을 끝내고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려 하는 북한은 이제 군대를 포함 국가적 총력을 기울여 경제발전전략을 더욱 추구할 것이다. 북한정부는 이미 독립채산제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대북제재조치가 과연 정권을 정확히 겨냥할 수 있는지 회의적이다. 오히려 국가로부터 자율적인 힘을 기를 수 있는 중간 세력을 곤란하게 만드는 조치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음을 연출해선 안 된다. 북한 변화의 키(Key)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확산에 있다. 이미 북한의 계획경제시스템이 붕괴했기 때문이다.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북한 사회구성체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때이다.

윤은주/ 북한학 박사, (사)뉴코리아 대표

윤은주 전문기자 ejwarrior@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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