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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논란? 평화에 누가 색깔을 입히는가?”

기사승인 2016.05.10  19: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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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 기자간담회 열고 ‘종북 논란’ 등 적극 해명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분단과 대결의 한반도를 평화와 화해의 한반도로 바꾸기 위한 국내외 여성들의 움직임이 이어진다. 2016 여성평화걷기가 국내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인 5월 24일과 28일 이화여대와 DMZ 인근에서 각각 열린다.

2016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공동대표 김성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사장, 박남식 전 경기여성네트워크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6 여성평화걷기’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 10일 오전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2016 여성평화걷기 언론간담회. 왼쪽부터 이정아 고양파주여성민우회 대표, 한미미 세계YWCA연합회 부회장,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최인숙 2016 여성평화걷기 기획팀장 ⓒ유코리아뉴스

우선, 2016 여성평화걷기 행사의 일환으로 24일(화) 오후 2시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열리는 여성평화심포지엄의 주제는 ‘여성, 3.0평화시대를 열다’이다. △화해와 평화과정의 리더십 △위장하는 군사주의 △탈핵의 길, 생명의 길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여성, 평화, 안보에 관한 유엔 안보리결의안 1325 △식탁에서 평화협정 테이블까지 등 5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표, 토론 순서로 진행된다.

28일(토) 오전 9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리는 여성평화걷기는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 일부 구간 등 총 6㎞를 행진하는 행사다. 지난해 Women Cross DMZ 행사에도 참여했던 육군 대령 출신 미국 평화운동가 앤 라이트, 국제NGO ‘피스보트’의 메리 조이스, 일본 여성국제평화자유연맹 고즈에 아키바야시, 최애영 전 뉴욕가정상담소 이사장 등 국내외 30여개 여성·평화단체 회원을 비롯해 일반인 등 2,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안김정애 2016 여성평화걷기 공동실행위원장(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은 “왜 한반도에서 굳이 여성이 나서서 평화행진을 하는가? 그것은 바로 전쟁·분쟁 지역의 가장 큰 피해자가 바로 여성들이기 때문”이라며 “여성은 바로 전쟁의 피해자인 동시에 극복 주체이기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반도에서 평화행진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가장 이상적인 것은 남한과 북한, 국제 여성들이 같이 걷는 것으로 그렇게 기획했지만 많은 장애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다”며 “언젠가는 남북 여성, 국제·디아스포라 여성들이 남북한, DMZ를 발로 밟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의 응답에서 “경색된 남북관계 때문에 어려움이 없었나?”라는 질문에 이정아 고양파주여성민우회 대표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공문을 보낼 때 용어를 순화하는 등 우리 스스로 스크리닝(검열)을 하고 있다”며 “실무 지원을 하는 민우회 입장에서는 참 힘들다. 아직 파주경찰서에 협조공문도 못보내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번 여성평화걷기 행사엔 Women Cross DMZ 행사의 제안자이자 지난해 참여자인 크리스틴안 등은 참여하지 않는다. 지난해 김일성 생가 방문 과정에서 크리스틴안을 비롯한 일부 주최측 인사의 발언이 <노동신문>에 소개되면서 ‘종북’ 논란이 일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최인숙 2016 여성평화걷기 기획팀장(문화세상 이프토피아 대표)는 “지난해 노동신문이 보도했을 때 정치 홍보를 위한 신문이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는데 일부 우리(남한) 언론에서는 굉장히 민감하게 다뤘다. 그 때문에 종북몰이가 시작됐고 일부 국내 언론이 Women Cross DMZ 행사가 마치 종북행사인양 보도했다”면서 “결국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남쪽 군사분계선을 넘어와서 ‘북한에서 있었던 일은 사실이 아니다. 노동신문이 그렇게 과장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고 사과를 받았다’고 얘기해서 정리가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해 5월 19일 오전, 위민크로스디엠지(WCD)에 참석한 국제여성평화운동가들이 평양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단 종식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DMZ 종단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WCD

한미미 2016 여성평화걷기 공동실행위원장(세계YWCA연합회 부회장)은 올해 평화걷기 행사에 불참하는 크리스틴안에 대해 “그녀가 애쓴 평화, 그리고 그녀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 분단의 아픔이 아직도 개인에게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것에 대해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평화에 무슨 색깔이 있나”라며 안타까워했다.

안김정애 공동실행위원장은 “우리의 입장은 종북몰이 공세에 그대로 휘말려 갈 순 없다는 것”이라며 “분명한 원칙은 우리가 말하는 평화협정은 북한이 말하는 평화협정이 아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걸 옹호할 생각이 없다. 우리가 말하는 평화는 곧 세계 여성이 말하는 평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올해도 행사 당일까지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개의치 않고 견뎌나가겠다. 우리가 견지하는 원칙이 결코 틀렸거나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Women Cross DMZ 측은 이날 오후 이메일로 발송한 ‘여성평화행진은 한국에서 계속된다’는 제목의 긴급 보도자료에서 “2015 Women Cross DMZ 행사가 북한에게 이용당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지난해 행사는 2013년 5명의 뉴질랜드인이 자전거로 DMZ를 넘는 걸 보고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평화걷기 행사의 목적은 단순하다. 그것은 바로 한국전쟁을 평화적으로 즉각 종식하고 정치 지도자들로 하여금 평화협정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자료에서 브린톤 라익스(Brinton Lykes) 보스톤대 인권과국제정의센터 부소장은 이 논란에 대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전쟁의 평화적 해결에 대해 주의를 딴 데로 돌리게 만다는 것은 이러한 보수단체들의 주요의제의 한 부분”이라면서 “어쨌든 (이번 일은) 아직도 얼마나 강력하게 냉전이 남한의 정치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6 여성평화걷기 참가 신청은 www.wpwalk.kr로 하면 되며, 참가비는 없다(문의: 031-907-1003·jhjelly@naver.com).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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