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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 하나님이 역사를 왜 이렇게 개떡같이 주관하시는지?”

기사승인 2015.04.26  15: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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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통일 인문학 콘서트 강연

광복 7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감격이나 떠들썩한 기념식을 찾아볼 수 없다. 세월호 참사 1주년, 성완종 리스트가 몰고온 정치·사회 불안 때문이기도 하지만 광복 70주년이 곧바로 국토분단으로 이어졌던 불행한 역사 때문이기도 하다.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광복 70주년보다는 국토분단 70년이 더욱 가슴에 맺히는 이유다.

한완상 전 적십자사 총재에겐 더욱 그렇다. 그는 평소 “통일을 위해 살려다 보니 학자도 되고 통일원장관도 하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해왔었다. 그에게 국토분단 70년은 그래서 더욱 기가 막히다. 그에 대한 소회를 24일 저녁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기독청년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통일 인문학 콘서트에서 털어놨다.

“미국은 (일본이) 전쟁을 치른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1년 9월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전쟁기념 공연예술 센터에서 맺어진 일본과 연합국 사이의 평화 조약)을 통해 공산주의와 맞서는 나라로 일본을 만들었다. 한국전쟁을 통해 일본에 군수물자 기지를 만들었고, 그 바람에 일본은 경제가 급성장을 했지만 우리나라는 분단이 됐다. 지금도 분단 70년이지만 냉전체제가 조금도 극복이 안되고 오히려 지난 7년간 더욱 강화됐다. 왜 하나님이 역사를 이렇게 개떡같이 주관하시는가?”

역사를 개떡같이 주관하시는 하나님. 그 말 속엔 하나님에 대한 원망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기도하고 행동해야 하는 한국교회, 크리스천들에 대한 원망이 더욱 짙게 배어 있다. “하나님은 역사를 다 꿰뚫어보신다. 그런데도 교회 내엔 얼마나 빤한 기도가 만연하고 있는가. 마치 기도가 하나님 앞에 위선적으로 쇼를 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통일인문학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한 전 총재는 “분단 70년의 비극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그 전에 일제 36년이 있었다. 일제하에서 우리 민족은 정치적 억압, 경제적 수탈, 문화적 차별, 신앙의 억압 등 총체적 수탈을 당했다. 일제는 우리의 혼과 언어를 빼앗아갔다”면서 “전쟁은 일본이 일으키고 그 고난은 우리가 당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재는 “이해가 안되는 게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새벽기도를 열심히 다니셨는데 우리 민족의 고통어린 신음소리를 들어달라고 왜 간절히 기도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히브리 사람들은 이집트 압제하에서 고통어린 기도를 하나님께 드렸고, 하나님은 그 신음소리, 기도소리를 들으시고 모세를 보내주신 것”이라며 “분단 70년이 다 되도록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뭘 기도했나. 대한예수교장로회 장로로써 나부터 반성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2007년 10·4선언에 대해 “6·15선언(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연합제 안의 통일방안 등에 합의한 것)보다 평화공동체 정착에 훨씬 더 표준이 될 만한 문건이었다”며 “그런데 이듬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비록 당이 다르더라도 앞의 정권의 좋은 것은 계승하고 나쁜 것은 배척했어야 하는데 10·4선언 그 멋진 규범이 헌 짐짝처럼 버려졌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과는 장로 시절부터 잘 아는 사이인데 국회의원 때는 중소기업 차원에서 북한돕기를 하자는 등 아이디어를 냈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통일에 대해 별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며 “오히려 노태우 대통령이 별로 평가를 못받지만 남북기본합의서, 비핵화선언(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1991년 12월 13일 남북간에 체결된 조약)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귀한 선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이 출범과 함께 발표한 대북정책 ‘비핵개방 3000’에 대해서는 “비핵화하면 개방시켜서 1인당 3000달러를 벌게 해주겠다는 건데 북한 입장에서는 정말 자존심 상하는 제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7년 10·4선언 후 대한적십자사 총재로써 방북해 북한 당국자들과 만나서 나눴던 얘기를 일화로 들려줬다. 그들은 한 총재에게 ‘12월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 같은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그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남북관계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물었고, 한 총재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했다. “그 사람(이명박)은 사업가니까 돈버는 일에 관심이 많을 거다. 따라서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돈버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잘 맞춰주면 된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인수위 때부터 통일부를 없애는 걸 추진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남북 교류를 중단시키고, 대북 압박정책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그는 “내가 (이명박이라는 사람을) 잘못 알았고, (북한 당국자들에게) 잘못 얘기했던 것 같다”며 “이명박 정부는 5·24조치, 금강산 관광 중단 등 최악의 남북관계를 박근혜 정부에게 물려줬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박근혜 정부는 확실히 2가지 반면교사를 갖고 있었다. 하나는 아버지, 또 하나는 이명박 정부다. 그 두 가지만 반면교사 삼으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걸로 봤는데 그렇질 못했다.”

연애를 빗대어 남북 관계 실패 원인도 짚었다. “연애는 서로에 대한 신뢰프로세스의 하나다. 상대방이 자기를 믿어줄 때 작동이 되는 프로세스가 바로 연애고 사랑이다. 박근혜 정부의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을 계속 화나게 했다. 통일대박도 드레스덴선언도 그렇고, 우리 우방에 대해 ‘북한의 핵문제를 계속 옥죄라’고 요구했다. 남북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북한을 신뢰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신뢰를 얘기했다.”

   
▲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4일 카페효리에서 열린 통일인문학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최근 북한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에 다녀온 재미교포와 만나서 들었던 얘기를 들려줬다. “집단농장체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고쳐가고 있는데 농민 한 가정당 가로세로 10미터 되는 땅을 배정받아 자체 소득을 올리는데 이 소득이 집단농장 소득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식량난이 굉장히 호전된 이유다. 평양엔 아파트 신축공사 붐이 일고, 영업용 택시가 즐비하고, 주민들 구매력이 높아졌다고 한다. 해외, 특히 중동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1인당 1000달러씩 보내는 사람도 있고, 중국에 간 노동자들이 한 달에 300달러씩 보낸다고 한다. 따라서 북한이 더 이상 개성공단에 목메는 시대는 지나갔다.”

2013 4월 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에 대해서는 “남쪽 수구세력은 핵에 방점을 두는데 난 경제에 방점을 둔다”고 말하기도 했다. 병진노선 채택 후 군수공업을 민간경제로 전환했고, 따라서 상당수 군사력을 경제인력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5월엔 경제개발구법을 채택하고, 독립채산제 등 경제개혁 조치가 잇따랐다는 것.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9·19 공동성명(제4차 6자 회담 기간인 2005년 9월 19일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NPT, IAEA로 복귀한다는 약속. 또한 한반도 평화협정, 단계적 비핵화, 북한에 대한 핵무기 불사용, 북미간 신뢰구축 등이 담겨 있다)으로 돌아가는 게 해법이라고 했다. “핵이 터지면 공멸할 수 있으니까 남북이 같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북한이 그걸 잘 안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과 포괄적으로 동시에 일괄타결(package deal)하기를 원했다. 9·19로 돌아가면 북핵 문제 해결될 수 있다. 민주정부가 계속 집권했으면 그렇게 됐을 것이다. 이 다음 정부가 핵문제 해결할 수 있도록 워싱턴을 격려해야 한다.”

다만 한 전 총재는 “지금 미국은 소련 붕괴 후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일본을 끌어들이고 거기에다 한국을 붙이려고 한다”며 “한미일 3각 동맹을 끌어들이면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일맞이, 기독청년아카데미가 공동 주최하는 통일 인문학 콘서트의 다음 초청 강사는 문성근 통일맞이 이사다. 통일 인문학 콘서트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카페효리에서 열린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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