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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길’은 북중 관광협력?

기사승인 2019.11.12  23: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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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은 ‘북·중 관광 협력’을 의미한다.”

북·중관계 전문가인 박종철 경상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연세재단세브란스빌딩에서 열린 남북교류협력 세미나에서 이러한 해석을 내놓았다. 박 교수는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가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지속적인 설득과 제안을 통해 남북교류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면서, 남북관계를 종교, 학계, 체육, 문화, 시민단체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지속 가능한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새로운 접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주최하고 통일부가 후원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연세재단세브란스빌딩에서 ‘지속 가능한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새로운 접근’ 주제로 남북교류협력 세미나가 개최됐다.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주최하고 통일부가 후원한 이날 세미나에서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북교류협력에 있어 정부와 국회가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코리아뉴스

이날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도, “대북제재가 모든 것을 규제하진 않은 만큼, 창의적 접근으로 새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더 과감하게 보다 바람직한 방향을 국제사회에 당당히 제언하고, 제재와 관계없는 사업들은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박종철 경상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이 ‘북·중 관광 협력’을 의미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박 교수는 지난 9월 중국 연변대학에서 열린 두만강포럼에서 “최상건 고등교육상 겸 김일성대 총장은 북한이 중국의 동북해방을 도왔던 점을, 오성철 교수(김일성대 북중관계 담당)는 중국과 북한이 동지라는 점을 강조했고, 북측 경제학자들은 관광 분야를 많이 거론했다”면서 관광을 통한 북·중 협력이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북한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급증해 북한의 관광 수입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교수는 “비행기표, 기차표가 없어서 못들어간다고 할 정도로 많은 중국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하지만, 단체 관광이 아닌 개별 관광 형태”라며, “8만원대 프로그램이 많고 이 가운데 3만원 정도가 북한에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대북제재 위반 사항인 벌크 캐쉬(대량 현금) 문제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박 교수는 북한의 관광 인프라에 대해선 “이미 상당한 준비가 되어 있다”며, “2020년 4월 개장예정된 원산갈마지구 관광단지에 4성급 이상 호텔 18개, 여관 34개 등 삼지연지구에 6성급호텔 5개 이상과 스키장 등이 완공 준비 중이고, 원산갈마공항의 경우에도 보잉의 대형기종 이착륙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중국이 북한 관광 지원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북한이 대화의 틀에서 벗어날 것을 우려해, 미국 대신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시진핑 주석은 북한과 농업, 청년, 여성, 학자, 체육 등 8대 분야의 교류를 지시하며, 한반도 문제에 ‘조용한 관여’를 해오고 있다. 박 교수는 “미국이 활발한 북·중 교류에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것도 북한이 대화의 링 밖으로 나가지 않는 효과를 거두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교수는 “북·중 협력이 고도화되는 것이 꼭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며, “북한이 미중 갈등을 부추길 경우 과거 냉전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미소 양 진영에 휘둘렸던 것처럼, 남북이 미중 갈등의 종속변수가 될 수 있으리라는 것.

박 교수는 “그렇기에 우리 정부가 중국처럼 유엔 결의안 틀 안에서 전면적으로 인적, 관광 교류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유지 노력을 통한 국제사회와의 당위성 공유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북·중관계 전문가인 박종철 경상대 사회교육과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는 이날 1세션 발제를 맡아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이 ‘북·중 관광 협력’을 의미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박 교수는 “북·중 협력이 고도화되는 것이 꼭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며, “북한이 미중 갈등을 부추길 경우 과거 냉전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코리아뉴스

토론자로 나선 박병직 한국관광공사 관광인력개발원 교수는 “남북관광교류의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독일의 사례를 제시했다. 과거 서독은 동독 여행객에 대한 재정적 지원조치를 취했다. 동독을 방문하는 서독 주민에게 1인당 100마르크를 지원한 것이다. 서독은 이외에도 청소년 여행과 상호 교류를 위한 협정을 체결하고, 도시 간 자매결연을 통한 주민 간 교류도 확대했다. 그 결과, 동서독은 통일 전에 이미 2,000만 명의 주민이 교류했다. 

최혜경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대북지원사업의 북한 파트너들의 대응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최 운영위원장은 “북한이 제재 국면에 제3국 공장 설립을 제안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을 한다”며, “이제는 개별 민간단체의 전문성으론 (대북) 사업이 굴러가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결국 대북사업을 위해 민간뿐만 아니라 지자체, 기업 참여자들이 함께하는 컨소시엄 형태가 필요하다는 주장. 

아울러 최 운영위원장은 “북한 지도부가 일방적 지원을 받지 말라는 방침을 내렸기 때문에 (파트너들이) 우리에게 지원의 대가로 무엇을 기대하는지 묻는다”면서, “우리 정부는 남북의 특수성이 사라지고 북한이 남한을 국제사회의 n분의 1로 볼 수 있으리란 위기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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