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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상식과 법 그리고 교회의 기준

기사승인 2019.10.01  13: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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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는 아버지가 친히 일군 기업이라 할지라도 아들이 감당할 만한 인물이 아니면 전문경영인을 세우고 있다. 법에서는 정당한 절차를 거친 사람이라야 기업을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아버지가 퇴임하기 전 담임목사였다는 이유 하나로 아무런 경쟁 없이 아들 목사가 담임목사직을 승계하고 있다. 세상에서는 누가 동성애자라고 하더라도 쿨하게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법에서는 그 누구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동성애자를 용납할 수 없는 죄인으로 규정할 뿐 아니라, 동성애자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적 약자로서 사랑해야 할 대상이라 여기는 사람조차 핍박하고 있다.

세상에서는 위기 가운데 몰려 찾아오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라도 보호해 주어야 할 사람으로 보고 있다. 법에서는 재난과 정치적인 탄압, 종교적인 위협 등의 이유로 찾아온 난민에 대해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삶의 환경을 제공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나그네를 환대하라는 성서의 가르침과 달리 살기 위해 우리를 찾아온 난민들조차 문전박대하고 있다. 세상에서는 다양한 종교들이 삶의 일부로서 여겨지며 별 무리 없이 서로 공존하고 있다. 법에서는 개인이 원하는 종교를 개인이 원하는 방법으로 신앙할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이웃종교와 보편 선을 추구하며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기보다는 구원이 없다고 폄하하고, 같은 신앙의 사람조차 한편이 아니라 여겨지면 이단이라 규정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당대의 기득권자들인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을 향해서, 당대의 특권층 인사들 대제사장과 산헤드린 공회원을 향해서 ‘회칠한 무덤’이라 비판하시며 회개를 촉구하셨다. 예수께서는 사회적인 약자들을 있는 그대로 품으셨고,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조차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어주셨다. 예수께서는 나그네를 대접하는 것이 당신을 대접한 것이라 칭찬하시며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다. 예수께서는 당대 주류였던 유대인이 개라고 취급한 사마리아 사람도, 상종을 하지 않는 이방인도, 서슴없이 만나셨고, 그들을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로 삼으셨다.

오늘 한국교회는 예수의 길을 따르려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예수가 빠져 버린 교회, 예수를 이기적인 복의 도구로만 삼고 있는 교회, 십자가의 예수는 간과하고 부활 영광의 예수만 바라보는 교회, 예수를 믿는다 말하면서 작은 예수의 삶을 동반하지 않는 교회, 이런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도 아니고, 예수의 몸된 교회도 아닌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가 예수가 전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과 복음 자체이신 예수를 회복해야 한다.

나는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로서의 공교회성을 회복하기를 소원한다. 개교회주의나 교회세습은 금물이다. 나는 한국교회가 이성애자들의 성적 일탈에 대해서 회개를 촉구하는 한편, 성소수자들의 고통에 대해서 진심으로 헤아릴 수 있길 소원한다. 보편적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교회가 차별금지법을 앞장서서 거부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나는 한국교회가 독재정권 시절에 해외 교회들로부터 받은 사랑의 빚을 기억하며 난민들과 연대하길 소원한다. 디아스포라 한국인들 수백만 명도 현재 해외에서 나그네로 살고 있지 않는가? 나는 한국교회가 이웃 종교들과 손에 손을 맞잡고 보다 나은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서로 협력할 것을 소원한다. 이웃 종교들에게서 함께 하며 배우겠다는 겸허함이 교회의 신앙적 깊이를 더해주지 않겠는가?

세상의 상식과 법보다 앞서야 하는 교회가 세상의 상식조차 유지하지 못하고 범법을 자행한다면 더 이상 교회라고 말할 수 없다. 세상의 누가 교회에 관심을 주겠는가? 교회 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조차 실망을 지나 절망하고, 더 이상 그리스도인으로 남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는가? 한국교회여, 살아계신 하나님을 두려워하자.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믿으며 따라가자. 사랑을 실천하도록 이끄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자. 지금은 우리 한국교회가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절실하게 회복해야 할 때이다!

정종훈/ 연세대학교 교수

정종훈 chjeong59@yonsei.ac.kr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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