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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생명·평화의 지구촌 랜드마크

기사승인 2018.11.21  1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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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 DMZ 평화협력 국제포럼 개최

통일부가 20일 오후 2시 ‘DMZ, 생명·평화의 지구촌 랜드마크’를 주제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8월 ‘디엠지(DMZ), 생태‧평화 지속 가능한 개발 모색’을 주제로 연 포럼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번 국제포럼엔 타다도시 아키바 전(前) 히로시마 시장,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슈테판 잠제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장, 카린 코볼 독일환경자연보전연합(BUND) 사무국장 등 국내외 평화, 환경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해 ‘DMZ의 평화적 활용’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20일 오후 2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DMZ, 생명·평화의 지구촌 랜드마크'를 주제로 국제포럼이 개최됐다. 통일부가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평화, 환경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해 ‘DMZ의 평화적 활용’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유코리아뉴스

이날 타다도시 아키바 전 히로시마 시장(원수폭금지히로시마현협의회 현 공동대표)은 “DMZ는 한국만 아니라 전 세계 역사에도 굉장히 중요한 곳”이라면서, “전쟁과 평화의 산증인인 DMZ가 동북아 비핵지대의 출발점이자 구심점이 될 수 있으리라”고 밝혔다. 비핵지대는 해당 지역에 자국의 핵무기는 물론, 외국 핵무기의 출입·통과 역시 금지하는 것을 뜻한다. 아키바 전 시장은 “핵심국인 북한, 한국, 일본은 핵을 없애고, 주변국인 중국, 러시아, 미국은 이 지역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동북아 비핵지대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키바 시장은 또 “평화 무드에 일본만 고립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일본 국민들의 자각을 돕는 대규모 재교육이 필요하다”면서, “DMZ 관광은 일본인들이 정치적 의식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에키뎅(구간 마라톤대회)을 DMZ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현재의 변화 추세를 봐선 남북 국경뿐 아니라 북중 국경, 북러 국경이  열릴 것까지 예상하고 DMZ의 평화적 활용을 구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책임연구위원은 또 “남북경협은 과거 개성공단처럼 북한으로부터 값싼 노동력만 제공받는 폐쇄형 경제특구 방식보다는 북한 내부 경제는 물론 남북 경제가 연계될 수 있는 구조로 추진돼야 하며, 지자체나 NGO, 국제기구, 외국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을 참여시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책임연구위원은 또 “DMZ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상하는 단계에 남북 접경 지역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테판 잠제 콘라드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 소장은 통일 이후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들에 대해 언급했다. 슈테판 잠제 소장은 “독일은 통일 후 과거 서독이었던 지역과 동독이었던 지역의 경제적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경제 격차가 있으며, 통일세대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단일한 교육을 시도해왔음에도 갈등이 지속됐다. 통일 후 국경지역 마을에 여러 원조와 면세 정책, 기초 인프라 지원 등을 했지만, 문화적 정체성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마을도 생겨났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도 경제, 교육, 문화 전반에 장애요소가 발생할 수 있으리라는 것. 슈페판 잠제 소장은 “작은 것부터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마라톤이나 자전거 경주 등 남북이 함께 할 수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전재경 자연환경국민신탁 대표이사는 “생물다양성을 지닌 DMZ는 생태적 장소로 보존하고, 개발은 민통선(민간인통제구역)과 접경지역에 한정함으로써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이뤄가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대표이사는 “통일 후 수십년 동안 토지 소유권을 둘러싼 재판을 하기보단, 전 세계와 미래 세대를 위한 공유지로 만들자는 취지의 ‘DMZ 글로벌 트러스트’를 기반으로, 과거 독일과 서부 유럽, 러시아를 경계 짓는 철의 장막을 그린벨트화했던 것처럼 DMZ 에코벨트를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전 대표이사는 “이를 위해 DMZ 남측 구역의 사유지를 국공유화하는 것과 정부의 보호구역 내 사유지 매입 한계를 뒷받침하는 국민신탁 운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자연환경국민신탁은 기부 캠페인을 통한 DMZ 일원의 토지공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 대표이사는 또 “남과 북이 DMZ에 ‘생태계서비스 지불’ 형태의 환경협력을 도모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미 경기도 연천, 파주 등에 도입돼 시범사업 중인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는 물과 땅, 공기, 휴양 등 자연에서 누리는 혜택에 대한 대가를 기부하는 제도이다.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의 사회로 진행된 2부 세션에선 카린 코볼 독일환경자연보전연합(BUND) 사무국장은  “독일의 그린벨트와 DMZ는 냉전의 유산, 생물다양성 등 많은 공통점이 갖고 있다”면서, “독일의 그린벨트처럼 DMZ도 한국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코리아뉴스

카린 코볼 독일환경자연보전연합(BUND) 사무국장은 1990년대부터 시작한 독일환경자연보전연합의 그린벨트 운동에 대해 소개했다. 카린 코볼 사무국장은 “당시 통일이 이뤄질 거라고 예측하거나 계획하지 못했기에 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자연파괴도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분트는 자연동물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환경을 전개했고, 그때 처음 ‘그린벨트’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카린 코볼 사무국장의 말에 따르면, “죽음의 지역을 생명의 지역으로 만들자는 모토로 독일 정부에 국경지역의 토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공유지로 만들 것과 그린벨트 전역을 보호지구로 지정해줄 것, 그린벨트에 서식하는 희귀종을 위한 서식지 관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현재 독일의 그린벨트(Grünes Band)는 가장 특별한 자연보호구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카린 코볼 사무국장은 “독일의 그린벨트와 DMZ는 냉전의 유산, 생물다양성 등 많은 공통점이 갖고 있다”면서, “독일의 그린벨트처럼 DMZ도 한국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DMZ에 생태통로 조성해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함으로써 DMZ를 그린 인프라로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도 제안했다.

함광복 한국DMZ연구소장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은 방법이 기억하는 것인데, 마치 군사작전 하듯이 범죄현장을 없애고 있다”면서, 국방부의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 철거방법에 대해 비판했다. 함 소장은 “DMZ에 담겨 있는 과거의 기억을 재평가해 스토리텔링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한반도신경제지도 구상에 DMZ 냉전경관(자연생태, 역사, 유적, 문학 등)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DMZ 문화벨트’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MZ가 평화의 땅으로 재탄생하면, 가장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또 “DMZ를 장소가 아닌 공간으로 접근해 남북한 신뢰와 협력의 장, 세계 평화와 생태문화 및 교류의 중심공간으로 발전시키자”고 하면서, “세계평화센터와 DMZ 생태원이라는 2축을 기본 구상으로 하는 적정 규모의 DMZ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말했다.

한편 민경태 여시재 한반도미래팀장은 “유라시아대륙과 태평양해안이 만나는 교두보이자 점점으로서 DMZ의 활용성은 매우 크다”라고 하면서, “DMZ에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국제도시 조성”을 제안했다. “자연 생태계와 더불어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지식산업 생태계를 DMZ 국제도시에 조성하자”는 아이디어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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