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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한국전쟁에 어느 정도 개입했을까?

기사승인 2022.06.21  10: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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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2주년과 정전 69주년이 되는 해이다. 대개 70년이란 보통 사람의 한 생애와 거의 맞먹는 기간이다. 이런 세월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쟁의 원인과 전개과정에 대한 학자들 간의 견해차는 아직도 크게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이 땅에서 발발하여 다수 자국민들이 직접 경험한 전쟁인데도, 이 전쟁의 실체 파악이 이다지도 어려운 것은 대략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이유 때문이라 여겨진다.

먼저, 사료의 부족과 불투명성에서 그 주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전쟁 주요 당사국의 하나인 미국의 경우, 관련 비밀문서를 비교적 많이 공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들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문서까지 그렇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미 국방부가 한국전쟁 직전인, 6월 19일에 승인하여 배포한 것으로 알려진 ‘SL-17’이란 전쟁대비 계획서가 특히 그러하다.

다음으로, 이분법적 프레임을 통한 접근법의 문제이다. 이것은 주로 전통주의와 수정주의의 접근 방식을 통해 나타나는 문제점이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경우, 한국전쟁을 ‘6·25전쟁’으로 명명하여 기술함으로써 한국전쟁과 연관된 국제전의 국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브루스 커밍스의 경우는, 한국전쟁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한 측면이 있더라도 한국전쟁을 내전으로 보는 일관된 전제로 인해서 한국전쟁과 관련된 미국의 책임을 제한적으로만 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선행 연구를 기초로 한 후발 연구들 중 두 접근법의 전제나 프레임에 크게 매이지 않고 다면적으로 접근하여 사실관계를 균형 있게 다루는 관점들도 더러 있는 것 같다.

셋째로, 이념에 휘둘려 실체적 진실을 간과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국방개혁연구소 권영근 소장(“무초대사, 6·25전쟁과 전작권 전환!.” 2020-2-22)은, 한국전쟁 발발 직전 한국군이 북한 남침의 대비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일련의 체계적인 대응(이형근, 『군번1번의 외길 인생』 1994:55-57, “6·25 초기의 10대 불가사의” 참고)을 펼치게 한 당사자는, 박명림 교수(『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Ⅱ』 1996:569-591)가 추론하듯이, 군 내부의 간첩이 아니라 이승만과 미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 이유와 관련된 것으로 미국이란 국가의 정책이나 전략에 대해 너무 순진하게 반응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권영근 소장의 표현대로 한반도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패권 이익이 교차하는 지구상의 유일 지역이다. 이런 한반도의 상황과 관련해, 김준형 교수(『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2021:21)는 “발칸반도와 함께 지정학적 저주로 불리는 한반도에서 미국을 동맹 상대국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자산이다”라고 말하며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관계가 깊어지는 것과 한미동맹에 중독되어 주권국가로서의 자율성마저 경시하는 관계가 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일 것이다(김준형, 2021:26 참고).

아무리 한미관계가 돈독한 동맹관계라고 하더라도,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손무의 말처럼, 나라마다 국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냉혹한 국제 질서 속에서 동맹 상대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국가적으로 위태로움을 더 많이 겪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민족의식을 고려하는 관점에서 한국현대사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대략적으로 살펴만 봐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지속되어 왔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얼굴의 미국과 한국전쟁』 표지.

『두 얼굴의 미국과 한국전쟁』(2021년, 휴앤스토리, 363쪽)은 그 제목이 시사하듯이, 저자인 오로지 선생이 한국전쟁과 관련된 미국의 ‒ 은인의 얼굴과 은폐된 얼굴이라는 ‒ 표리부동의 두 얼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국전쟁의 과정에서 미국이 은밀하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밝히려고 기획된 것이다. 저자는 국내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최근의 사료와 연구가 포함된 문헌에 의거한 보다 확실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국전쟁의 진실을 가려서 우리의 역사적 판단을 도우려고 하였다.

비록 저자가 전공 역사학자는 아닐지라도, 한국전쟁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전쟁 기간(약 3년)의 사건을 기술한 작은 그림에만 집중할 일이 아니라 그 그림 배후에 숨겨져 있는 보다 큰 그림의 구도까지 유의해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리처드 손턴 교수의 『강대국 국제정치와 한반도』(부제: 트루먼, 스탈린, 마오쩌둥 그리고 한국전쟁의 기원)를 놀라운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한국전쟁 배후의 큰 그림을 이해하는 데 긴요한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로지 연구자의 책에서 거론되고 있는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서의 친일파의 등용 선호 문제(309-320)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정에서의 미국의 관여 문제(29-33)는 의미심장한 이슈이긴 해도, 관련 전문가들의 더 많은 토론과 합의 과정이 수반되어야 할 논제라고 생각된다.

오로지 작가는 한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다니다 1973년에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남플로리다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자폐증이 세계 1위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한국에 큰 변화가 왔다고 느끼고 관련 질병들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해서 『한국의 GMO 재앙을 보고 통곡하다』와 『백신 주의보』 등을 출간했다. 저자는 독립적인 연구가로서 한국사회에서 등한시되는 중요한 이슈들을 탐구하는 일에 투신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 책을 위해 남호정 연구가가 공저자 역할을 맡았다. 공저자는 이화여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건강, 시사, 역사 관련 영어권 책을 번역하거나 기획하고 있다. 번역서로 『제1세계 중산층의 몰락』 (폴 크레이그 로버츠 저)이 있다. 

이철호/ 논산 구자곡교회 목사

이철호 chyi52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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