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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일단 종전선언 문턱을 넘어서자!

기사승인 2022.01.06  14: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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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전선언, 왜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까? 2018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될 당시 종전선언은 비핵화 협상을 위한 첫 단추로 여겨졌고, 판문점 선언에서 연내 실현을 명기할 정도로 가장 수월한 합의처럼 보였다. 휴전협정 당사자인 3자 또는 4자가 서명해야 함은 이미 2007년 미국의 양해 하에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되기도 했다. 남북은 1991년 9월 유엔에 가입하고 12월에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하여 상호 체제 인정과 불가침에 합의했다.

북한은 1992년 김일성 수령 당시 미국과의 수교를 타진하면서 미군 철수를 전제로 하지 않는 평화협정 체결을 제의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고위급회담에 임했던 김정일 위원장도 이를 재차 확인했다. 선대 수령들의 방침을 승계한 김정은 위원장이 다른 주장을 내세울 수 없다면 미군 철수 문제는 북미협상에서 씨름해야 하는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을 문제 삼아 전세계 미군을 축소하겠다고 하자 깜짝 놀란 의회가 ‘국방수권법’을 제정, 주한미군 병력을 2만 8천명 이하로 하려면 의회 동의를 얻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종전선언을 하면 당장 미군 철수가 추진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오히려 미국은 지금껏 유지해오던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이 애매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에 있는 7개의 후방기지와 합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엔기와 성조기, 그리고 일장기를 앞세운 군대가 한반도에 전개되는 상황을 바랄 국민은 없다. 그럴 일이 없도록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해당한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 협상을 위한 첫걸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종전선언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한미간 종전선언 내용과 문구를 조율했고 북한에도 전달해 놓은 상황이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휴전협정 당사자로서 종전선언에 참여하길 바라고 있다. 더구나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마당에, 북한이 2018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발표했던 ‘깜짝 참여’ 같은 이벤트가 생긴다면 나쁠 것 없다.

정전체제를 유지한 채 발표하는 종전선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주한미군과 유엔사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전쟁을 끝낸다고 하는 정치적 선언에 북한이 움직일 수 있을까? 짚어 봐야할 지적이다. 북한은 이미 ‘적대시 정책’과 ‘이중잣대’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관심을 기울였던 2022년 신년사는 발표되지 않았고 대신 지난달 개최되었던 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 결정서 내용이 공개됐다. 북한의 주요 관심사는 인민생활 향상으로 대남관계와 대미관계 정책 기조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자력갱생으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크고 대외정책에 있어서 ‘선대 선, 강대 강’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를 제압하며 국익을 다투는 군사력 최강 미국을 상대하는 북한에게 바란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이 아무리 컸어도 새해엔 냉철하게 생각해보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하노이와 판문점에서 정상 간 회동이 가능했던 뒷배경에는 동족으로서 함께 달렸던 우리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멈춰 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가동하려 애쓰고 있다. 왜 그런가?

한낱 종이장에 불과한 선언문을 들고 공 세우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남북 간 이미 합의하고 진도를 나갔던 사실상의 종전상황을 국제사회가 인정하라는 허허실실(虛虛實實) 전략에서일 것이다. 종전선언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미국 내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인사들까지 반대할 이유가 없다. 바이든 정부는 소극적인 태도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에 응하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선결 조건이 포함되지 않은 종전선언문. 미국, 중국이 양해했어도 북한이 걷어차면 그만이라는 속셈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북한은 기다리지 말고 2022년 판 ‘한반도의 봄’을 재현하라! 문재인 정부 임기는 5월 8일까지이다. 다음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과 보조를 맞추려면 시간이 또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계기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취소하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고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인사가 참여하여 종전선언문에 사인할 수 있도록 남북은 공조하라!

김정은 위원장이 꿈꾸는 인민이 행복하게 잘 사는 나라는 멀리에 있지 않다. 남북이 선이후난(先易後難) 원칙으로 접근하면 평화협정 체결도, 비핵화도 반드시 이룰 수 있다. 일단, 종전선언 문턱을 넘어보시라.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지 않은가?

윤은주/ 북한학 박사, 한반도평화법안지지연대 공동대표

윤은주 ejwarri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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