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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봉합 작업에 앞서 걷어내야 할 이물질

기사승인 2020.12.22  10: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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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외과의사가 수술실에서 찢어진 상처를 봉합하는데 봉합할 상처부위에 오염된 이물질이 많이 묻어 있다. 아무리 돌팔이 의사라도 그 이물질을 그대로 둔 채 상처를 꿰매지는 않는다. 남북으로 갈라진 조국의 상처를 봉합하고 평화통일로 가는 길에 가장 심각한 이물질이 하나 있다.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1945년 해방 직후, 미군정에 중용되었던 친일부역자들이 이승만 정권에서 군대와 경찰을 장악했다. 자기들의 친일부역죄를 덮기 위해 일제 식민지 시절의 ‘치안유지법’을 본떠 1948년에 국가보안법(국보법)을 제정했다. 박정희가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으면서 반공을 국시(國是)로 정하고 ‘반공법’을 제정했다.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 이 두 개의 법을 합친 것이 바로 현재의 국가보안법이다. 말하자면 이 법은 ‘친일잔재’와 ‘군사독재’의 썩은 열매인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공화국(헌법 1조)인 대한민국에서는 개인의 사상, 양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본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국보법으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권이 무참히 유린되었는가. 얼핏 사문화된 듯한 이 법은 아직도 남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내재화되어 상호 의심, 자타 검열, 혐오 조장 등으로 이웃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고, 걸핏하면 종북, 빨갱이 타령으로 남남갈등을 고착시키고 있다. 남남갈등이 엄존하는 현실에서 남북통일을 말하는 것은 솔직히 자기모순 아닌가. 그동안 태생적으로 악랄한 이 법이 끊임없이 용공조작으로 공안정국을 조장하면서 불의한 정권 교체가 가능하도록 사악하게 활용된 것도 사실 아닌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로도 국가보안법으로 입건된 사람이 무려 538명이나 되며, 그 피고발인 가운데는 문재인 대통령도 포함되어 있다 한다. 대통령의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발언을 수구세력이 걸고 넘어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입조차 막으려 드는 이 악한 법이, 자유대한민국 시민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얼마나 심각하게 좀먹고 있는지 아시는가. 자유민주주의의 최대 장점은 획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에 있다. 가슴 아픈 분단 상황에서 70년 넘게 악하게 작동하며 민족통일의 길을 현저히 가로막고 있는 이 오염된 이물질인 국보법을 그냥 둔 채로는 그 어떤 통일 논의도 사상누각일 뿐이다.

1989년에 이미 북한과의 화해 협력과 평화공존을 통한 통일방안을 마련한 바 있고, 1991년에는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하면서 ‘민족화해를 위한 남북기본합의서’를 작성했다. 그 합의에 기반한 현 문재인 정부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첫 단추는 다른 것이 아니라 ‘화해 협력과 평화공존’이다. 국보법을 버젓이 걸어 놓고 걸핏하면 친북, 종북, 빨갱이 타령하면서 화해 협력과 평화공존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대화 상대를 나와 동등한 존재로 전혀 인정하지 않고, 기어이 무찔러 없애야 할 적으로 간주하면서 어떻게 마주앉아 화해와 협력, 평화를 함께 의논할 수 있는가.

남북나눔운동의 대북지원사업에 동참하면서 여러 차례 평양, 개성, 황해도를 포함한 북녘 땅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학창시절의 심오한(?) 반공교육 덕에 북녘 사람들은 이마에 빨간 뿔이 돋아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그 이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우리와 똑같이 그냥 평범하고 순박한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었다. 70년 넘게 찢어져 있었어도 여전히 통역 없이 상호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이 바로 북녘의 우리 동포들이더란 말이다.

국보법 폐지와 관련하여 입법기관인 국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라도 발 벗고 나서서 국회가 이 악법을 조속히 폐지하고 상호공존 평화통일의 신선한 법을 속히 마련하도록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자식들에게 이렇게 남북으로, 남남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나라를 아무 생각 없이 물려주는 부끄러운 조상들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75년 분단 상황에서 무려 72년이나 끈질기게 존속하며 자유와 민주, 평화를 은밀하게 갉아먹은 이 못된 곰팡이 같은 이물질을 먼저 걷어낸 뒤에 민족봉합 작업을 추진해야 맞는 것 아닌가.

마지막으로, 국보법으로 처벌해야 할 반국가적 범죄는 현행 ‘형법’으로도 얼마든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을 내친김에 덧붙여 둔다. 그러니 남북대화와 평화통일의 걸림돌일 뿐 백해무익(百害無益)인 “국보법을 속히 폐지하라!”

이광우/ 전주열린문교회 목사, 평화통일연대 실행위원(교회)

이광우 danbyo@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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