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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룡, “장기적 비전 없는 현안 중심 대응이 교착 이유” 

기사승인 2020.01.22  1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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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새로운 균형점으로 이동하고 싶은데, 주변국이 새 판을 짜고 싶어 하지 않는다. (새 판에 대한) 장기적 비전 없이 현안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다.”

윤덕룡 한반도평화연구원 원장은 비핵화 협상의 교착 원인을 이같이 진단했다. 현재와 같은 구도가 ‘계속되면’ 비용이 올라가는 남북과 구도가 ‘바뀌면’ 비용이 올라는 주변국의 이해 충돌을 지적한 것이다. 21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열린 이날 특강은 평통연대 총회 및 취임감사예배를 기념해 마련된 자리였다. 

21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열린 평통연대 총회 및 취임감사예배에서 윤덕룡 한반도평화연구원 원장은 ‘2020 한반도 정세와 우리의 역할’이란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윤 원장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주변국의 이해관계와 남북의 이해관계가 동일한 함수를 가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코리아뉴스

이날 윤 원장은 북한의 경제 상황과 장기적 전망에 대해 한마디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외교역은 물론 경제 개발구 정책를  통한 외자 유치 노력도 성과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 대북제재가 그 이유다. 

윤 원장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교역은 2014년까진 성장세였으나 2017년부터 크게 위축됐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부분적 경제 개혁을 실시하면서 플러스 성장을 해왔지만, 2017년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그 흐름이 큰 폭으로 꺾였다는 것. 전략 수출 품목인 광물, 섬유 제품 수출이 막히면서 2018년 전체 수출은 86.3%까지 감소했다. 윤 원장은 “사실상 어떤 나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위축”이라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경제난을 해결하지 않으면 리더십에 대한 지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 속에서 북한은 완전히 새로운 균형점으로 이동하고 싶어한다”면서, “그에 반해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막고 역내 영향력 높이려고만 할 뿐”이라고 밝혔다. 근본적이고 새로운 변화는 원하지 않는다는 것. 비단 북미만의 문제는 아니다. 남과 북 공히 현 상황이 지속되면 유지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판을 바꾸고 싶어하지만,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은 한반도 평화 상태로 가면 오히려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윤 원장은 “대외적 관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우리의 공동 전략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변국의 이해관계와 남북의 이해관계가 동일한 함수를 가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한반도 문제를 남북과 주변국의 공동 비전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의미. 

윤 원장은 “새로운 질서가 관련국의 이해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과 더 큰 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인센티브 구조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또 “북한이 트럼프 정권에 큰 카드 내밀기보단 장기적으로 안정된 중국과 러시아 리더십에 협력 강화할 가능성 높다”고 전망하며, “지역 안보를 통한 북한 체제 보장 등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정세에 ‘없는 공간’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 

그런가 하면 윤 원장은 최근 정부가 밝힌 북한 개별 관광을 교회가 주도하는 건 어떻겠냐는 청중의 질문에 “북한 관광을 제시한 건 우리 정부가 너무 조급했던 것 같다”며, “관광 분야를 정부가 아닌 민간이나 교회가 치고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적 지원은 국제연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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