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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원장 “판문점선언 잠시 유예… 동력은 살아 있다”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춘계포럼서 주장… “종전선언이 돌파구 될 수 있어”

“우리에게 필요한 미국의 대북정책은 proactive(주도적인)였다. 오바마 정부는 ‘전략적 인내’란 이름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inactive), 트럼프 정부는 북한에 대해 반응만 했다(reactive). 미국의 역대 어느 정부도 우리가 원하는 proactive한 정책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의 말이다. 김 원장은 1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온라인 줌으로 열린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춘계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마침 백악관 대변인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의 대강으로 일괄타결이나 전략적 인내도 아닌, 외교를 바탕으로 한 실용적 접근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오바마-트럼프의 중간 쯤 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교 문제로 풀겠다고 하는 것을 보니 일정 정도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가안보실 2차장을 잠깐 역임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위원장,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싱크탱크 ‘국민성장’의 연구위원장을, 또한 노무현 정부에서는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깊이 관여해온 셈이다.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이 1일 오전(한국 시간) 온라인 줌으로 열린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춘계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이날 기조강연 주제도 ‘한반도 평화구상의 좌표와 과제’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집중 다뤘다. 우선,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으로 대표되는 문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 “한반도 질서는 늘 남북이 대립적이거나 상호의존적이었다. 이게 지난 분단의 역사를 대부분 지배해왔다”고 설명하고, “이 적대적 질서를 무엇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방안으로 (문 정부는) 남북 화해와 공존, 신남방·신북방정책을 추진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정부의 이 같은 구상에 대해 김 원장은 “국가중심적·민족중심적 시각이 아닌 제3의 시각이 바로 문 정부의 생각이었다”며 “북은 민족이고 국가이지만 시장경제의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북이 시장에서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면 남북의 오랜 군사적 대립과 긴장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그렇게 해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비핵화 방법에 대해 김 원장은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를 통해 평화를 완성하는, 그러니까 비핵화를 입구로 평화를 출구로 하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비핵화가 될 때까지 평화는 순연될 수밖에 없었고, 북미 대화에 모든 게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비핵화를 통한 평화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게 우리의 고민이자 문 정부의 관점이었다”며 “평화를 통해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전략 구상에서 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출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점과 전략으로 북한과 미국을 견인해서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2018년 봄날’은 그저 과거의 추억으로 그치고 말 것인가? 김 원장의 평가는 달랐다. 한마디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간의 정치적 결정이 국제정치를 견인했던 사건이라는 것이다.

김 원장은 “지금까지는 국제정치적 결정으로 한반도 전쟁, 분단, 또한 남북 협력을 끌어냈고 이것이 한반도 사람들의 운명, 일상을 지배해 왔다”면서 “하지만 3년 전 봄은 남북의 판문점선언이 앞서고 북미의 싱가포르 선언이 뒤따라 간 것으로 이 구조는 앞으로도 재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시기 우리의 인식 속엔 남북간 대립은 어쩔 수 없고, 북한은 늘 믿지 못하는 대상이라는, 그래서 군사안보만 유일하다는 냉전적 사고가 많았다. 그렇지 않은 방법으로도 한반도평화가 가능하다는 게 2018년이 우리에게 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을 ‘교착상태’라고 표현한 김 원장은 “우리 전략은 끝난 게 아니라 유예가 된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의 동력을 살려나가려 하는 것이 지금 문 정부의 생각이다. 국민들이 한반도의 평화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상 동력은 늘 살아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의 해법으로는 꼭 북미 회담이 아닌 멀티트랙(다자회담)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이날 내놓은 외교적 방법을 통한 북핵 해법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 6자 회담, 남북미 3자 구도, 거기에 중국까지 더해 4자 구도 등 다자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해법으로 제시됐던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김 원장은 “다자 안에 양자가 있는 것”이라며 “다자로 가는 것은 책임이나 해법도 나눠가지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대화 등 북에 대한 관여(engagement)시 다자적 접근이 참여국들의 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원장은 아울러 “현 시점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났다는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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