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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불법세습, 어디까지 가야 하나?

기사승인 2019.08.19  13: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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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에 대해서 예장총회 재판국이 불법이라고 명확히 판결했다. 한국교회 성도들 대다수 역시 그 판결을 환영하고 있다. 심지어는 일반 언론에서까지 사필귀정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당사자들과 그들 부근에서 이해관계를 챙기는 목사들 그리고 명성교회 교인들만은 정당한 최종 판결을 외면하고 있다. 명성교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노회, 새로운 총회를 구성할 조짐이다. 이를 어찌 해야 하나?

우리말에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란 말이 있다. 더러운 똥을 피해서 가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말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면 더러운 똥을 치우고 가야 한다. 더러운 똥을 피하고자 하면 누구라도 그것 앞에 반복적으로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교계에서 세습은 더러운 똥이다. 철저히 치우고 가야 한다.

흔히 교회에서 목회자를 지칭할 때 ‘하나님의 대언자’라고 말한다. 물론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없이 선포하는 목회자에 대해서 ‘하나님의 대언자’라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목회자만이 하나님의 대언자는 아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라도 말과 삶으로써 하나님의 대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만인사제직을 간과하고 목회자만이 하나님의 대언자인양 배타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며, 어느 순간 확대해서 하나님처럼 행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머슴(종)이라 고백하는 목사라면, 교인들 앞에서든 일반인들 앞에서든 일관성 있게 머슴(종)이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만 머슴(종)이라 처신하고, 교인들과 일반인들 앞에서는 머슴님(종님)이 되어 군림하는 것은 사악한 위선이다.

나는 명성교회 교인들이 이제라도 들고일어나 세상을 향해서 한국교회 안에 자정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원로목사와 담임목사가 명성교회를 세습을 통해 사유화함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부정하고 있음을 보아야 한다. 불법세습의 문제가 세상 법정까지 가는 수치스러운 일이 벌어짐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 충성해야지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에게 충성해서는 안 된다. 그들 부자 목사는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을 대체하거나 대신할 수 없다. 명성교회 부근에서 이해관계를 얻고 있는 익명의 비겁한 목사들이 최근에 내놓은 성명서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하나님의 대언자를 자처하는 일부 목사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는 데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초대교회 사도들이 순교를 무릅쓰고 세상 권력자들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과 당신들 말을 듣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은지 판단하라”고 한 반문을 들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의 대다수 성도들과 일반인들은 명성교회 교인들의 당연한 결단을 주시하고 있다. 이제는 불법세습의 문제를 끝내야 한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하나님의 교회를 회복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키를 지니고 있음을 스스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종훈/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기독교윤리학)

정종훈 chjeong59@yonsei.ac.kr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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