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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아가페’를 통한 한반도 평화

기사승인 2019.07.17  10: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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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평화 칼럼'

한반도 정세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화 도정의 이정표에는 ‘평화’라고 적혀 있다. 현재 한반도는 평화가 대세이다. 전쟁이 대세인 적이 있었다. 아니 구한말 이후 백 수십 년 동안 전쟁의 기운은 한반도와 동북아 전역을 휩쓸었다. 1950년 한국전쟁 이전에는 일본이, 이후에는 미국이 주도해서 우리를 전쟁에 포함시켰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지금까지 불안한 평화의 실체는 전쟁에 다름 아니다. 짧게는 칠십년, 길게는 백년 이상 된 전쟁 국면이 끝나가고 있다. 평화의 좋은 조짐이 미국에서 들린다. 미국 연방하원의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외교를 통한 대북문제 해결과 한국전쟁의 공식 종식을 촉구하는 결의’ 조항이 추가됐고, 7월 11일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이러저러한 결의안들이 발의된 적은 있으나, 하원에서 결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군사 옵션을 배제한 평화 외교노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신호이다.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불 때마다 일부 언론은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물론 그렇다.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는다고 평화가 온 것은 아니다. 한반도 평화의 봄은 그렇게 오지 않는다.

현 한반도 정세는 전쟁보다는 평화정세이다. 하지만 평화의 본질은 전쟁의 연장선에 있다. 현 평화정세의 본질은 이른바 ‘공포의 균형’이다. 한반도 70여 년간의 불안한 평화는 ‘불안정한’ 균형 때문이었다.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실험에서 성공을 주장하는 순간 균형이 공고하게 되었다. 이후 평화협정이 맺어진다면, 이제 불안한 평화를 넘어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시대가 유지될 것이다. 적어도 북미 사이의 공포의 균형이 깨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성경은 이러한 균형에 의한 평화, 전쟁이 없는 상태의 평화를 ‘세상이 주는 평화’라고 말한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공포의 균형에 의한 평화이다. 흔하게 팍스 로마나라고 부른다. 일방의 힘이 압도적일 때, 쌍방의 힘이 균형을 이룰 때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지금 미국과 북한이 주도하는 평화정세는 팍스아메리카나 혹은 팍스 노스코리아나라고 부를 수 있다. 물론 그 힘에는 중국 등 주변 이해당사국들이 포함된다.

이 정세에 우리 한국의 힘이 작동할 공간이 매우 좁다. 북이 <우리민족끼리>라는 매체를 통해 남측에게 ‘북미관계의 중재자, 촉진자 하지 말고 북남 관계의 당사자로서 남북정상간 선언 이행을 충실히 하라’고 했다. ‘남은 중재자가 아니라 플레이어’라는 3월 평양 외신기자회견 최선희 외무성 부상 발언의 연장선에 있다. 이 말을 두고 남측의 일부 언론은 문 정부가 북으로부터 팽 당했다고 폄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발언을 주목해야 한다. 오히려 여기에 우리의 활로가 있을 수 있다.

최선희와 북 매체의 주된 내용은, 첫째 북미간 협상은 우리가 잘 알아서 할 것이다. 둘째, 그러니 남측 정부는 북과 맺은 합의를 진행하는 당사자 역할을 충실히 하라는 것이다.

남이 북미 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 북미간 대화에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도 끼어들기 힘들다. 우리가 할 일은 남북 정상들이 세 차례에 걸쳐서 맺었던 합의들을 수행하는 당사자를 하면 된다. 이 일을 잘 하는 것이 실제적인 북미간 합의의 촉진자가 될 것이다. 남북 연락사무소 등 이미 진행된 것을 바탕으로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가능한 것을 진행하면 된다. 진행하다가 미국이 반대하면 잠시 멈추고 다시 북과 약속된 것을 추진하면서 북과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진행하는 것이 어렵다면, 통일부 장관, 국회의장, 민주당 당대표 등이 일을 추진하고, 미국이 견제하면 대통령이 중재하면서 일을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 때가 되었다. 남한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북의 힘을 지렛대로 대국들과 당당한 외교를 할 만한 때이다. 남북 사이에는 힘의 균형에 의한 평화를 추구할 필요가 없다. 쌍방이 서로 적대관계를 풀고 서로 사랑(아가페)하여 이루는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즐거운 평화를 소망한다. 구약에서는 이를 ‘샬롬’이라고 했다.

화해하여 서로 사랑하여 이루는 평화를 팍스 아가페로 불러본다. 북미간의 평화와, 같은 민족인 남북 사이의 평화는 그 내용이 같을 수 없다. 북미는 팍스 로마나로 평화를 이루고, 남북은 팍스 아가페로 변하지 않는 평화를 이루자! 남북이 아가페를 이루어 동북아 평화의 진정한 균형추가 되는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양진규/ 평화통일연대 상임운영위원, 전주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양진규 servant4u@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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