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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판문점 깜짝 회동, 그 이후는?

기사승인 2019.07.13  0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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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12일 ‘한반도 정세와 비핵화 전망’ 주제로 세미나 개최

12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한반도 정세와 비핵화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남북미 판문점 정상 회담 이후 달라진 한반도 정세와 향후 비핵화 협상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정치권이 함께 그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12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주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남북미 판문점 정상 회담 이후 달라진 한반도 정세와 향후 비핵화 협상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심재권 의원(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사회 가운데 발제는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맡았으며, 토론은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심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유코리아뉴스

이날 발제를 맡은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하노이 회담부터 최근 남북미 판문점 회동까지 그 과정을 분석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우선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 채택이 무산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빅딜 제안과 김정은 위원장의 준비 부족이라고 짚으며, 갑자기 골대를 옮긴 트럼프 쪽의 책임이 훨씬 크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이 이뤄진 데는 미국 내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높은 지지도와 하노이 정상회담의 노딜로 인한 지도력 손실의 만회 의지가 미국과 북한을 각각 움직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남북미 판문점 회동을 통해 미국에선 경선토론 즈음 민주당 대선주자에게 쏠렸던 관심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옮겨갔고,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판문점 회동을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국정운영 행보를 칭송했다.

홍 연구위원은 이 과정에 중국 시진핑 주석이 역할 했으리라고도 추측했다. G20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중미 간 무역 협상만 아니라 북미 협상도 빨리 진행할 것을 제안했고, 이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북에 공식문서를 전달함으로써 만남이 성사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 

홍 연구위원은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선 다음의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에서는 비핵화 개념을 정의하고, 비핵화 대상을 범주화한다. 2단계에서는 비핵화 대상 목록(신고)을 만들고 영변 외 핵 시설을 폐기하면 대북 제재를 해제한다. 3단계에서는 핵무기를 폐기, 검증하고, 4개국이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한다. 4개국은 모두 국내 비준 절차를 받는다. 

홍 연구위원은 ‘포괄적인 좋은 합의’를 이루고 이행은 단계적으로 하되, 단계마다 비핵화와 상응적 보상조치가 동시병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일괄 타결 방안’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와 이행 방안’ 사이에서 우리 정부가 모색한 대안인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방안’과 같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이번 판문점 회동은 시진핑 주석이 불씨를 지피고, 한미 정상이 성사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 후, 그때 나온 메시지를 이번 G20에서 미국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다. 아울러 고 교수는 “9.19 남북군사합의가 JSA 비무장화를 실현함으로써 사실상 북미 종전선언에 해당한 퍼포먼스의 바탕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북미 양 정상의 충동적으로 결정해 이뤄진 만남이 아니라, 그동안 이를 가능하게 하는 흐름이 쭉 만들어져 왔음을 강조한 것. 고 교수는 “앞으로 중요한 것은 비핵화 협상의 지붕을 씌우는 일인 ‘이행 로드맵 작성’”이라며, “이번 회동에서 하노이회담에서 확인한 상대의 우려와 요구사항을 드러내놓고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실무협상에서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반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판문점 회동 이후 북미 협상이 빠르게 진전되는 분위기지만, 낙관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거로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은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한 동결을 해야 한다”라고 한 비건 특별대표의 말을 들었다. 이는 곧 ‘동결은 비핵화 협상 의제가 아닌 전제 조건’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 그럴 경우 동결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는 기대하기 어렵다. 김 교수는 “그런 만큼 동결에 대해 확대해석은 하지 않되,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 프로그램 동결을 약속하고 점진적으로 사찰, 검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2-3주 내 한반도에서 실무회담 열려야 한다”면서, “늦어도 9월 전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9월 유엔총회, 10월에 북중 수교 70주년 행사 등이 있어, 그 전에 4차 남북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성사돼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끝으로 “우리가 북미 관계 속에 들어가서 어떤 중재자의 역할을 하기보단, 남북관계를 통해 중재자, 촉진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번 판문점 회동으로 실무회담이 재개되는 것은 성과이나, 북핵 관련 내용에 있어 진전은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만남을 통해 북미 정상이 정치적 이해를 공유했을 뿐이라는 것. 심 센터장은 “미국 국내정치 요인이 비핵화 협상을 좌우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그렇기에 실무협상 역시 생각보다 더디게 진전될 것”이라고도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심 센터장은 또 “북한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조치로 중요한 경제제재를 해제해버리면, 나머지 비핵화를 이끌 자산이 없어진다”면서, “재제 완화를 포함한 협상에 신중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단계 비핵화 협상 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에선 미래 핵인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민생 관련 유엔대북제재 일부 완화 등을 맞바꾸고, 2단계에선 핵물질 폐기와 4자 평화협정 추진, 민생 관련 대북제재 전면 해제를 맞바꾸면서 남북미중 경협협의체 신설, 3단계에선 핵무기 폐기와 유엔 대북제재 전면 폐기를 맞바꾸고 평화체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아울러 양 교수는 “북핵문제와 남북관계 선순환 유지하면서도 남북관계 독자성 수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앉힐 수 있게 교류와 인도적 지원사업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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