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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평화의 물결, DMZ에서 서울광장으로

기사승인 2019.04.29  11: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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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한반도 생명평화 콘서트 현장

판문점선언 1주년인 27일, 낮에는 강화도에서 강원도 고성 접경지역까지 DMZ 평화손잡기 물결이 이어졌다. 저녁엔 서울광장에서 2019 한반도 생명평화 콘서트가 열렸다. 평화의 물결이 DMZ에서 서울광장으로, 낮부터 밤까지 흘러넘쳤던 셈이다.

사람들은 콘서트 시작 1시간 전부터 서울광장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가져온 음식을 나눠먹었다. 50대 초반의 한 남성은 이날의 감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임진각 갔다가 막 도착했다. 부산, 광주에서 아이들, 가족들 데리고 온 걸 보며 평화와 통일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느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제 그 물결을 돌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들도 중간중간 눈에 띄었다. 본격적인 콘서트에 앞서 각계의 축하와 인사말이 쏟아졌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전쟁없는 한반도를 어린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함께 손을 맞잡아 달라”며 ‘유엔 한반도 평화선언 서명운동’에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박원순 “평화를 위한 길은 산이 아닌 산맥을 넘는 일”

박원순 서울시장도 영상을 통해 “판문점선언 한 해가 지났지만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쉽게 갈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면서 “우리 시민들, 세계 시민이 힘을 합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서울광장에 모였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평화를 위한 길은 산이 아닌 산맥을 넘는 일”이라며 “저도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가겠다. 서울-평양 올림픽을 추진 중인데 이걸 위해서는 항구적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상을 통해 유엔 한반도 평화선언 채택 서명운동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민화협 백미순 상임의장은 인사말에서 “1년 전 오늘,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번영의 흔들림없는 이정표를 세웠다”며 “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다. 4.27 판문점선언을 이어받기 위해 지금은 민관연대를 공고히 할 때다. 이제 결코 뒤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의 큰 물결이 되도록 시민들이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박종화 목사(평화통일연대 이사장)는 “정상회담을 위해 갈라진 나라의 중간지점 같은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한 건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판문점에서 아름다운 통일음악회를 개최했으면 좋겠다. 1989년 12월 31일 양 독일의 통일된 악단이 베를린장벽에서 ‘우린 하나다’ 콘서트를 열었듯이 통일되는 그날, 남북 악단이 ‘우린 하나다’ 평화음악회를 할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오늘이 그 평화음악회의 첫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박종화 평화통일연대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이원영 한반도생명평화국제연대 집행위원장의 UN 한반도 평화선언 서명운동 제안문 낭독에 이어 본격적인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3년 전 ‘하나의 코리아’ 앨범 제작에 참여했던 가수들이 주로 출연했다.

부흥한국의 노래에 이어 ‘광야 위에 서 있는 그대가 이 땅의 아름다운 꽃이다’는 내용의 <광야>를 부른 정동하는 특유의 가창력과 무대 매너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정동하는 “남북 정상회담 1주년에 가슴이 뛴다”며 “하나의코리아 앨범 제작 때 ‘이 노래를 다시 한번 무대에서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년 전이었으니까 그때는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기회가 왔다. 너무나 감격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수 손병휘는 ‘나란히 가지 않아도’라는 포크송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고, 그룹 부활은 대중적인 노래들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부활의 멤버 김태원은 “하나의코리아 앨범 제작 때 곡이 너무 좋아서 눈물 글썽이며 불렀다. 우리 힘으로 통일 이뤄지면 좋겠다. 그런 맘으로 열심히 음악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9 한반도 생명평화 콘서트에서 부흥한국 팀이 노래를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2019 한반도 생명평화 콘서트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가수 정동하 ⓒ유코리아뉴스
그룹 부활의 콘서트 모습 ⓒ유코리아뉴스

송소희 “분단도 처음, 모든 게 처음인데 순탄치 못한 건 당연”

‘통일아리랑’을 부른 송소희는 “우리나라가 분단된 것도 처음이고 급변하는 세상 맞은 것도 처음”이라며 “이렇게 순탄치 못한 게 당연하다. 우리나라, 한반도를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저도 그 한 사람으로 적극 응원하겠다. 평화롭고 따뜻한, 행복한 나날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소희는 제주민요 ‘오돌또기’를 특유의 목소리와 깜찍한 제스처로 소화해냈다.

콘서트 중간엔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김준형 한동대 교수, 한미미 세계YWCA 부회장이 출연해 최근 한반도 상황과 우리의 역할에 대한 토크를 벌이기도 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싱가포르 회담 때 약속한 종선선언을 아직도 안지키고 있다”고 했고, 김 이사장은 “개성공단은 퍼주기가 아닌 퍼오기”라며 “우리가 10-20배 퍼온다. 얼마나 퍼오냐 하면 우리가 1억 원 퍼올 때 북한은 530만 원 가져간다. 동남아 노동자 1명 고용하는 비용으로 북한 노동자 13명 고용할 수 있다. 그래도 퍼주기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부회장은 얼마 전 미국 민주당 의원들과의 면담 내용을 언급하며 “국제사회, 미국이 한반도 평화의 열망을 너무 모르고 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제재를 받지 않고 남북교류를 추진하는 방법에 대해 “그것은 남북 인적 교류다. 북을 여행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아침에 서울시청에서 출발해 개성관광 하고 오면 오후 5시면 서울에 도착한다. 이거 제재와 무관하다. 남북이 오고가면 그게 평화다. 남북이 만나면 평화로 넘어올 수 있다. 비핵화 프레임에서 평화 프레임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한 부회장은 “탑다운 가지고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평화협정 가려면 미국 상원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공화당만으로 부족하다. 지금은 탑다운만 아니라 바텀업, 옆문, 뒷문 다 활용해야 할 만큼 중대한 상황이다. 결국 민(民)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비핵화를 통한 평화보다 평화를 통한 비핵화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했다.

토크 이야기손님들이 한반도 상황과 우리의 역할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황미영 아나운서,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김준형 한동대 교수, 한미미 세계YWCA 부회장, 이원영 한반도 생명평화국제연대 집행위원장(왼쪽부터). ⓒ유코리아뉴스
정세일 DMZ 평화띠운동본부 조직위원장 ⓒ유코리아뉴스

 

임진각 DMZ 손잡기를 마치고 콘서트에 참석한 정세일 DMZ 평화띠운동본부 조직위원장은 “오늘 DMZ에서만 아니라 전국에서, 그리고 남아공, 베를린, 파리, 미국에서도 인간띠 잇기를 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국내와 세계의 열망이 모일 때 한반도는 진정한 평화의 진원지로 바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콘서트 마무리는 ‘안치환과 자유’가 맡았다. 안치환은 ‘철망 앞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위하여’ 등의 열정적인 노래로 콘서트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안치환은 “벌써 1년이 됐다. 짜릿함이 무뎌지기 전에, 뭔가 만들어 내야 한다.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다.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콘서트는 민화협, 하나의코리아, 한반도생명평화국제연대, 평화통일연대 등이 공동 주최했고, 민주평통, 통일부, 서울시 등이 후원했다. 주최 측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두 번째 평화콘서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때는 9월 유엔 총회에 앞서 유엔 한반도 평화선언 채택 서명운동 결과도 어느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명 참여는 아래 링크를 통해 할 수 있다.

유엔 한반도 평화선언 채택 서명하기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KxpqB7JU3jUyEHQe2xGv0YPVJb04s9TtdAgHEFX2-Xy29aA/viewform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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