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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시대에 다시 조명하는 문익환의 삶과 신학

기사승인 2018.06.01  09: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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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봄 문익환 목사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스케치

시인이자 신학자, 통일운동가였던 늦봄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문익환 목사의 삶을 세 가지 영역(신학, 에큐메니컬운동과 선교, 통일운동)에서 돌아보는 심포지엄도 그 중 하나. 31일 오후 6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애홀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신대학교 신학사상연구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했다.

31일 오후 6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모습. ⓒ유코리아뉴스

발제의 문을 연 김창주 한신대 교수(구약학)는 신학자로서 문익환 목사의 삶을 조명했다. 김 교수는 먼저 “문익환 목사는 서구의 전통적인 문법(명사, 동사, 형용사, 전치사 등의 품사 분류)이 성서 번역에 적합하지 않다며 새로운 체계(사건어, 객체어, 추상어, 관계어)로 성서를 번역했다”며, 이를 적용해 문 목사의 삶을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분석했다. △신앙과 현실이 일치하는 삶(사건어) △글말이 아닌 입말(구어체)을 사용하며 예언자적이었던 삶(객체어) △넓은 신학적 스펙트럼과 문학적 감수성을 보여준 삶(추상어) △히브리어와 한국어 사이, 텍스트와 콘텍스트 사이, 남과 북 사이를 잇는 삶(관계어)

그러면서 김 교수는 “늦봄은 소승적 신학자에서 대승적 구도자로 거듭난 사람의 이름”이라고 한 『문익환 평전』의 저자 김형수 시인의 말을 빌려 신학자로서 문익환 목사를 표현했다.

논찬자로 나선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는 “실제로 대학 시절, 문익환 선생이 강단에서 ‘모든 언어는 사건어, 대체어, 추상어, 관계어로 분류된다’고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김창주 교수의 연구에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민 박사는 1990년 초 문 목사가 안동교도소에 수감 중일 때 <표준새번역> 최종 원고를 리뷰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문 목사의 에큐메니컬 운동과 선교에 대해 조명한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신학자이자 목회자로 살던 그가 통일운동가가 되는 과정은 전향적 전환이 아닌 안으로 품고 있던 것이 밖으로 드러난 변화”라고 밝혔다. 명동촌에서 형성한 민족주의와 기독교 신앙 안에서 문 목사가 ‘꿈을 현실로 살아간 선구자’로서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 최 목사는 “그가 남긴 풍요로운 유산은 교회를 신학의 장이 아닌 실천의 장으로 바라본 것과 민중적 관점에서 통일을 바라본 시각”이라면서 “생명을 살리는 현장이 바로 교회라는 문익환 목사의 사상은 오늘날 교회의 존재방식에 끊임없는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6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모습. ⓒ유코리아뉴스

이유나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는 논찬을 통해 “문익환 목사가 했던 에큐메니컬 한 경험(가톨릭과 성서공동번역 사업을 진행하며 신교와 구교의 벽을 허물고, 『히브리 민중사』를 저술하며 히브리인과 한국인들 사이의 벽을 허물고, 교회와 사회의 담을 허물었던 경험)이 우리 민족과 교회에 중요한 정신적 유산을 남겼다”며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실천하고 투쟁했던 문 목사의 헌신적 삶을 계승하고 본받자”고 강조했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중국학)는 문 목사의 통일사상을 세 가지 주제로 나누고, 각각이 지닌 현재적 의미를 짚었다. 첫째, 민주와 통일을 병행 추진한 한반도 변혁론. 이는 현재 시점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한사회가 개혁돼야 필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만든다는 것. 둘째, 남북이 동의하는 통일방안 제시한 통일 방법론. 문 목사와 김일성 주석이 합의한 4·2 공동선언 중 공존의 원칙에서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은 남북의 통합수준을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과정을 통일 논의 방향으로 진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으며, 북미 정상회담 후 남북의 제도적 틀을 고민할 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 셋째, 민(民)이 통일 운동을 주도하는 통일 실천론. 문 목사는 “통일된 새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어야 한다면, 통일도 국민의 슬기와 힘으로 이룩되어야 한다”며 민중이 주도하는 통일을 일관되게 강조했었다. 이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사상적 자원을 더해준다는 것.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문익환 목사는 민주화와 통일 운동의 현장에서 성장해, 결국 그 운동을 이끌고 성숙시킨 산 증인이자 리더십이었다”며 “우리 역시 분단의 상상력을 넘어서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당장 실천해야 할 것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양사 방장 지선 스님이 ‘늦봄 문익환 목사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문 목사와의 인연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이날 포럼에는 문 목사의 딸 문명금 씨, 아들 문성근 씨를 포함한 가족들과 지선 스님 등 생전에 문 목사와 민주화 운동, 통일 운동을 함께 했던 이들도 참석해 늦봄의 삶을 기렸다. 문 목사가 태어난 날인 6월 1일에는 늦봄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 기념예배가 한신대 신학대학원 예배당에서, ‘문익환 통일의 집’ 개관식이 수유리 문익환 통일의집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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