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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을 특사로 보낸 진짜 이유

기사승인 2018.03.05  20: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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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물류포럼 ‘칼럼’

지난 2월 9일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방한은 그야말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AP통신은 김정은의 여동생이 ‘올림픽 특사’ 자격으로 한국에 도착했다고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야말로 김정은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국영 CCTV도 “김여정이 이번 방문에서 상당한 재량권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여정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에 비유하며 “북한의 이방카(Ivank Trump of North Korea)가 남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으며, CNN은 “만약 ‘외교댄스’라는 종목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있다면 금메달은 김여정이 탔을 것”이라며 추켜세우면서, 한국전쟁 이후 김씨 일가 중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한 인사”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왜 해외경험은 물론 아직 정치경험이 부족하고 국제무대에 나서본 경험이 전무한 김여정을 공식데뷔 시킨 것일까?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북한이 가장 적대시하는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의 방한도 있는데 말이다. 두 여성의 방한을 두고 많은 비교가 되었음에도 김정은은 김여정을 특사로 파견했다. 이는 그 누구보다도 혈육인 동생만이 자신을 대신할 수 있고, 또 보고 듣고 체험한 모든 진실을 보고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김여정이 방한 과정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체험한 남한의 사회상에 대한 인식과 이에 바탕한 향후 김정은의 대남정책과 북한의 태도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김여정은 북한의 ‘공주’이지만 해외경험이 일천하다. 10대에 스위스에서 4년 동안 초등학교 생할을 한 것이 전부다. 20년이 지나 성인이 된 지금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대한민국 땅을 밟았으니 얼마나 많은 생각이 교차했을까? 순안국제공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최첨단으로 화려하게 건설된 인천국제공항, 시속 300㎞로 달리는 평창행 KTX,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의 화려한 개막식, 평창-서울간 이동을 통해 본 남한 사람들의 모습 등은 김여정을 많이 놀라게 했을 것이다. 여기에다 묵었던 호텔 분위기와 음식 등 남한의 소소한 모든 것이 김여정에는 놀라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여성들은 일상의 소소한 것에도 의미를 두고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남한 정부 인사들과의 만남 또한 그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을 것이다.

2월 11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 환송만찬에서 김여정은 “제가 원래 말을 잘 못한다.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했고 (남한이) 생소하고 많이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더라. 하나되는 그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을 다시 만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그녀의 말 속에는 북한 지도부가 갖고 있는 한국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 그러나 그것과 너무나 다른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 미래지향적인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가 묻어 있는 것 같다. 이는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 후 귀한 보고를 받고 김정은이 ‘남측이 고위급대표단을 비롯해 북측 선수단 방문에 성의를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사의를 표한 것에서도 읽을 수 있다.

김여정은 평양으로 돌아가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에게는 공식적인 보고를, 오빠인 김정은에게는 남한에서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을 그대로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남한을 방문한 그 어떤 누구도 공식적인 회담결과와는 무관한 보고는 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러나 여기서 김여정은 매우 자유롭다. 남조선이 북조선보다 훨씬 잘 살고 엄청 발전했으며 많이 부러웠다고 얘기해도 무방하다. 김정은은 남한TV, 남한라디오,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남한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겠지만, 동생을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여정의 이번 방한은 그녀뿐만 아니라 김정은의 국정운영과 대외정책 등에 적잖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김정은이 대남정책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 또 북핵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풀어갈 것인지는 세계의 눈과 귀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예측컨대 김정은은 이번 김여정의 방한 경험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에서 남한 정부의 조언을 신중하게 고려해볼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우리는 북한이 대화와 협상에서 과거와 같은 행태를 지속할 것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상대방에 대한 신뢰다.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김정은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신뢰를 보내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영희/ 한국산업은행 통일사업부 팀장

*본 칼럼의 저작권은 남북물류포럼에 있습니다.

김영희 kolofo.org@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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