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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올림픽’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기사승인 2018.01.23  15: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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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1988 서울하계올림픽, 2002년 서울축구월드컵대회에 이은 우리 민족의 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쾌거다. 88 서울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2002 축구월드컵을 통해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문화국으로 자리 잡았다. 평창올림픽은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치르냐에 따라 한반도는 세계적인 화약고가 아니라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에는 북한의 저발전이라는 역설이 존재한다. 개방 체제인 남한은 무한히 발전하고 있지만 폐쇄 체제인 북한은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북한의 저발전은 전적으로 북한책임이지만 우리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했어야 했다. 그 동안 그럴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우리의 전략 부재로 인해 번번이 실패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6.15 체제’를 중단시킨 것이다. 지금이라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제2의 6.15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북한의 세계자본주의 체제로의 편입은 쉽지 않다. 북한이 개방은 곧 체제붕괴라는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체제붕괴 위협을 느끼지 않고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스포츠 교류다. 북한은 폐쇄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스포츠 분야에서 만큼은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스포츠를 통한 주민결속이라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북한주민들이 스포츠를 통해 외부세계를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북한변화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다.

금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결정했겠지만 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기회를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일부 논자들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장평화공세와 통일전선전술, 김정은의 치적 쌓기, 핵 및 장거리미사일 개발 시간벌기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모든 요인들이 맞는다 하더라도 북한의 상대인 우리가 의도를 제대로 간파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을 잘 수립하면 하나도 두려울 것이 없다. 북한이 ‘밀치기’를 하면 우리는 ‘되치기’를 하면 되는 것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동굴 밖으로 나오려는 북한을 동굴 안으로 다시 밀어 넣는 격이다. 북한은 철저히 폐쇄정책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 세계로 나오겠다는 북한을 막는 것은 우매한 것이다. 전략적으로도 큰 오류다. 수백 명이 아니라 수천, 수만 명을 끌어내어서라도 변화된 한국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언젠가 북한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감수성은 예민하다. 심적 동요도 심하다. 김정은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청년층의 사상적 동요다. 김정은의 철저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북한 젊은이들은 한류를 접해 보았거나 듣고 있다. 그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을 것이다.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북한 젊은이 중에는 응원단에 들어가려고 거액의 뇌물까지 쓴다고 한다. 우리는 이 점을 적극 활용해야한다. 물론, 북한은 성분이나 사상이 투철한 젊은 층을 뽑고 사전교양도 철저히 무장시킬 것이다. 그러나 남한을 눈으로 보는 순간 내적에서 분출되는 마음의 동요는 김정은도 막을 수 없다. 필자가 아는 여자 탈북자는 북한에서 김일성혁명사상을 담당한 교원이었다. 경제적 이유로 친지방문차 중국에 갔다가 남한의 '올인'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마음이 180도 변해 탈북했다.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젊은이들은 이념과 신념보다는 물질을 숭상하는 물신주의 세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러한 세태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잘만 활용한다면 절호의 북한변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되고 있다고 한탄한다. 그러나 정말 ‘평양올림픽’이 되면 좋겠다. 수많은 북한 선수들이 참여하고 많은 북한주민들이 직접 평창에 와서 경기는 물론, 남한의 발전상을 보든가 아니면 평창올림픽 경기를 TV를 통해 시청했으면 좋겠다. 이것이 핵전쟁을 막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북한은 ‘평양올림픽’을 싫어한다. 사상적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북한 언론도 평창올림픽관련 보도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남한 언론만 요란할 뿐이다. 본질은 외면한 채 현상만 보고 야단법석이다. 과연 어떤 근거로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

*본 칼럼의 저작권은 남북물류포럼에 있습니다.

전현준 kolofo.org@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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