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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창의적인 대북정책을 위한 제언

기사승인 2017.11.13  14: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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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개최된 제3차 한미 정상회담(11.7-8)에서 한미동맹을 더욱 더 공고화하였고 그동안 한미간 매끄럽지 못한 현안들에 대해 합의한 것을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김정은 위원장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그동안 거의 2개월간 동결 상태인 핵·미사일 활동을 재개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정책 원칙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북정책의 로드맵은 보이지 않아 대단히 유감스럽다. 문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 진전이 없어 필자는 향후 대북정책의 추진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 싶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적으로 정치적 불안정과 국제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풀어야 할 많은 난제를 안고 출범했다. 첫째, 국내 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대북정책의 접근방법을 놓고 대결 구조 속에서 국민적 합의 도출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제적으로 한반도 주변의 4강대국의 상반된 국익으로 강대국간의 이익 갈등과 대결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활동 범위를 제한하게 되었다.

특히 문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가 가장 고민 중의 고민이었다고 생각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선 남북관계 복원을 해야 했고 남북관계 정상화를 통해 정전체제를 전환하는 평화체제 구축을 구상해야 했다.

자기 생존전략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김정은 정권과의 협상을 한다는 것은 더욱 더 어려운 난제였다. 북핵 해법의 첫 단추는 남북간 대화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것도 북한의 부정적인 태도로 남북간 대화는 꽁꽁 얼어붙은 상태이다.

둘째, 한미동맹의 관리와 공고화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북핵 해법의 조율 문제와 미국의 압력으로 인한 사드 한국배치 강행의 정당성과 운용비용 문제들과 전작권의 전환문제와 한미 FTA 재협상 문제 등 특히 미국의 대북 무력사용에 대한 한미간 조율 문제는 한미동맹을 약화하는 큰 변수로 작용했다. 그러나 제3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더욱 더 공고히 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셋째,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한중 관계는 최악의 사태로 번지게 되었다. 중국의 보복조치로 경제적 손실을 당한 중국에 투자한 대기업까지도 도산의 위기까지 제기되기도 했고, 중국의 보복 사태 중단과 북핵 해결을 위한 공조 등 한중 관계 개선을 통해 풀어야 할 난제를 가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문재인 정부의 3불 정책으로 한중 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보인다. 문 정부의 3불 정책은 (1)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에 불가입, (2)사드 추가 불배치, (3) 한미일 3국동맹에 불가입인데, 중국정부는 3불 정책을 지지하여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회의(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그동안 불편한 한중관계가 정상적인 한중관계로 복원될 것으로 기대된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저녁 베트남 다낭 크라운프린스호텔에서 시진핑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청와대

넷째, 일본과는 독도 문제부터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 악화된 한일관계의 재조정과 재협상 등이 조만간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 비전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건설이다. 새 정부는 ‘통일’보다는 한반도 평화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신베를린성명(7.6)에서, 8.15 기념사와 국회시정연설 등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 구축을 강조하였다.

문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북제재와 압박, 대화와 협상을 병행 추진하는 투 트랙 병행전략이다. 현시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대북제재와 압박에 방점을 두고 있으나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의 복원을 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필자는 남북간 협력과 국제적 협력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국제적 협력은 한 목소리로 한미간 공조체제 유지와 6자회담의 참여국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등 5자간 북핵 해법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9.19 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규정하고 있으며 9.19 공동성명과 6자회담틀을 무시하는 북한에 대해 5자가 북핵 해법에 합의하고 동시에 5자의 역할 분담에 합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접근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축은 남북한이어야 하고 남북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핵문제의 당사자들은 북미간의 문제가 아니라 6자 회담의 회원국이라고 주장한다. 그 중에 직접적 당사자들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서명한 남북한이 되어야 하고 협상당사자는 남북한과 미국 3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북핵 해법의 첫 단계인 입구론에서 3자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입구론에서 3자가 북핵, 미사일 동결 문제와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 문제를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3자간 합의가 필요하다. 북한은 북핵 문제는 북미간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인식의 결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11.8)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반응이 궁금하다. 핵이나 미사일로 군사적 도발 행위를 이어갈지 그리고 지속적으로 동결로 이어갈지는 판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한미 당국이 김정은 위원장의 인내를 시험하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거의 2개월 동안 핵·미사일 시험 동결에 이어 내년도 한미 합동군사연습의 잠정중단으로 이어진다면 북한이 내년 2월 평창올림픽대회에 참석하지 않을까? 이런 계기로 북미 대화가 이어지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한·미·북 3자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젠 북미간 막말전쟁에서 벗어나 북미간 대화 모드로 전환하여 핵·미사일 동결과 한미 합동군사연습 잠정 중단을 제시한 중국의 쌍잠정 중단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그리고 입구론이 확인되면 출구론으로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과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실현으로 북핵 해법의 방정식으로 추진되길 기대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핵·미사일 동결을 자발적으로 실행해야 할 것이다. 절대로 핵·미사일 개발을 재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방해하는 세력들이 있음은 대단히 유감이다. 이 세력들이 자제하길 동시에 촉구한다.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화 제의(7.17)에 대해 북한은 부정적 태도로 일관하였고 사실상 거절한 상태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국들간의 진솔한 대화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관련국간의 건설적인 대화가 없는데 어떻게 관련 현안을 갖고 협상을 기대하는가?

문재인 정부는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교량 역할(bridge-building role)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관계의 복원이 필요하다. 환언하면 어떻게 하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인센티브를 주어서 대화와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는가이다. 창의적으로 초당적이고 초이념적인 구상을 디자인해야 한다.

북한이 내년 2월 평창 올림픽대회에 참가하면 남북관계 복원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계기를 만들기 위해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제안(yes able proposition)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남한이 대북대화를 제의했을 때 북한이 예스(yes)라고 말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만들어 선제 제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북한이 거절할 수 없는 로드맵은 과연 무엇일까? 이런 로드맵을 갖고 반드시 비공개로 대북 특사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전제조건은 건설적인 남북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향후 문재인 정부가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조속히 디자인하여 새 대북정책을 추진하길 기대해 본다.

곽태환/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명예교수, 전 통일연구원 원장

 

*이 칼럼은 <통일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곽태환 thkwak38@hot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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