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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환 목사 “북한의 ‘적화통일’ 말에 충격...기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기사승인 2017.10.26  23: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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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전쟁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한국교회가 평화연합기도회로 뭉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소강석 목사)’는 26일 오전 잠실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연합기도회’ 발대식을 열고 다음달 12일 오후 2시 반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0만 명이 참석하는 연합기도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날 발대식엔 목회자를 비롯한 교회 관계자, 기독 통일 단체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발대식에 앞선 기도회에서 박경조 전 대한성공회 주교는 설교를 통해 “한국교회는 우리 안에 내재된 폭력과 증오에 무릎 꿇을 것이 아니라 ‘네 칼을 칼집에 꽂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며 “남과 북이 증오를 떨치고 다시 평화의 민족으로 새로 태어나는 거룩한 꿈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민족의 큰 위기 앞에서 한국교회는 주님 말씀 앞에 무릎 꿇고 새롭고 창조적인 평화의 길을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6일 오전 잠실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연합기도회 발대식 참석자들이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강연을 듣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조명균 통일부장관도 참석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빠르면 내년에 핵무장을 완성할 것 같다”면서 “체제 생존을 위한 목적으로 과거 동독이 서독에게 그랬듯 미국과 남한에 흡수통일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핵개발을 하고 있다”밝혔다.

조 장관은 “핵무기가 완성되어 가면서 북한은 적화통일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며 “핵개발을 하고 미군 철수하면 적화통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조 장관은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되 환경 자체를 평화적으로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반도 신경제 지도처럼 경제 협력을 통해 안보에 좌우되는 기존의 한반도 판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핵심은 남북만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들도 경제관계로 엮어 협력해 나가자는 것”이라며 “현 상태에서 북한의 참여는 어렵지만 북핵 상황이 해결되면 북한도 참여하게 될 것이다. 이에 앞서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걸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기도회 대표대회장인 김삼환 목사는 인사말에서 “통일부장관 말대로 10여 년 동안 북한이 그런 말 안하다가 금년에 적화통일이란 말을 했다. 좀 있다 할 줄 알았는데, 매우 충격적이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요단강 가에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통일의 길이 열리리라 믿는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전쟁 없이 핵을 제거하는 역사가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제로 강연하는 동안 김삼환 목사(왼쪽)가 강의 프레젠테이션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이번 연합기도회를 위한 다양한 제언도 나왔다.

장상 전 이대 총장은 “2017년 한반도 백성들은 북미간 대결, 힘겨루기를 지켜만 봐야 하는 지극히 무기력한 사면초가의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평화통일기도운동이 도시나 지방을 망라해 깊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각 교회에서 2~3명씩 적은 수가 모이는 기도운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헌수 전 숭실대 총장은 “지난 여름 북한이 한반도 전체를 위협하는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때 대통령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는 말을 듣고 한국교회가 나서주길 바랬다”며 “이번 연합기도회가 회개와 결단의 선언이었으면 좋겠다. 화해와 용서를 가르치고 결단하는 기도회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도홍 예장대신총회 남북위원장은 “한국교회가 위기 속에 정체성을 회복했으면 한다. 한국교회는 자기를 버려야 한다. 이념화된 교회를 벗어야 한다. 그리고 십자가를 진 교회가 될 때 한국교회는 거듭날 것이고 한국교회의 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은 통일을 허락하실 것이다. 복음을 앞세우지 않고 이념을 앞세우는 한국교회가 회개하고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비위원장 소강석 목사는 2007년 7월 월드컵상암경기장에서 열렸던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를 설명하며 “우린 대부흥을 사모하며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시험의 선물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아프간 한국인 피랍 사건, 한기총-한교연 분열 등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았다. 이게 우리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도회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회다. 이 기도회가 잘 되면 북핵보다 더 무서운 사랑과 기도의 능력을 통해 한미·북미·남북관계에 무지개 같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준비위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연합기도회 참여 교단은 39개, 참여 기독 통일단체는 34개에 이른다. 기장 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가맹 교단 일부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주요 교단이 다 포진돼 있다. 웬만한 기독 통일단체들도 다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준비 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집행위원장 조성기 목사의 설명에 따르면 연합기도회를 열자는 최초 제안이 나온 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5일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다. 그리고 지난 13일 40여 명의 교단장들이 모여 기도회 개최를 결의했다. 10만 명이 모이는 대형 행사를 불과 한 달여 만에 개최하는 것이다.

기도회가 급하게 준비되다 보니 방향이나 성격이 바뀌는 등의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원래는 ‘통일한국 비전세움 포럼’이란 이름으로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 평화통일연대,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등 기독 통일단체들이 주축이 돼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일치와 협력을 도모하고 ‘통일선교 언약’을 선포하려고 했었다. 아울러 다음달 7일 방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해 축복기도를 해주거나 전쟁이 아닌 평화를 요청하자는 안도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6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6·25 60주년 평화기도회에 부시 대통령이 참석했지만 현직이 아닌 전직 대통령 신분이었다.

이밖에 교회 세습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김삼환 목사가 연합기도회 전면에 나선 것, 종교개혁 500주년에 열리는 연합기도회가 지난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처럼 보여주기식 행사로 그칠 것이라는 비판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조성기 목사는 이번 연합기도회가 급하게 추진된 배경과 관련해 “추석 연휴를 즐길 여유도 없이 북핵 위기로 북한과 미국간 험악한 전쟁 위기가 깊어졌었다. 이런 위중한 상황에서 급히 모임을 갖고 뭔가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급박하게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기도회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서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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