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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교수가 진단한 ‘문재인 정부가 담대한 대북정책을 못펴는 이유’

기사승인 2017.10.17  15: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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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이든 20년이든 미국 군부는 북한을 고사시키려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 전쟁 가능성도 있지만 90% 가능성은 항구적인 위기의식 속에 살게 될 거라는 예상이다. 미국의 북한 고사작전으로 결국 우리도 말라갈 것이다.”

국제정치 전문가인 김준형 한동대 교수의 암울한 한반도 전망이다. 김 교수는 17일 오전 (사)평화통일연대(이사장 박종화 목사)가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개최한 평통연대 월례세미나에서 ‘한반도 평화협정과 북미수교, 북핵문제의 열쇠인가?’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우려했다.

사)평화통일연대(이사장 박종화 목사)가 17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개최한 평통연대 월례세미나에서 김준형 한동대 교수가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언급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김 교수가 이처럼 한반도 문제를 비관하는 데는 트럼프가 대북정책으로 언급한 ‘최대한의 압박’(maximum pressure) 때문이다. 김 교수가 보는 트럼프의 최대한의 압박 수순은 ‘최대한의 압박 → 북한의 항복 → 관여’다. 김 교수는 “어떻게 보면 오바마 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와 같다고도 볼 수 있지만 차이는 모든 걸 동원해서 북한 무시가 아닌 북한을 최우선에 놓고 20년이든 30년이든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지 북한을 말려죽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러한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버틸 것이고, 미국도 이걸 잘 안다는 게 김 교수의 판단이다. 이렇게 해서 한반도 위기가 장기화로 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해법은 없을까.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고, 양국이 공히 대화의 유일한 창구로 한국을 인정하는 것이다. 북한에게 가장 아픈 채찍(경제)을 가진 나라는 중국이고 북한에게 가장 좋은 당근(평화협정·수교)을 가진 나라는 미국이라고 소개한 김 교수는 “지난 북핵 25년 동안 가장 잘못된 게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에 당근을 줘야 할 미국은 채찍을 들었고, 북한에 채찍을 들어야 할 중국은 당근을 줬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게 바뀌기 위해서는 미·중이 협력하는 수밖에 없다”며 “그리고 이 협력을 이끌 유일한 나라는 한국인데 그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을 제재하고 한국은 북한과 대화하는 역할을 분담해야 하는데, 이걸 위한 미국 설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드 추가배치까지 한 것은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최후의 레버리지를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17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사)평화통일연대(이사장 박종화 목사) 주최로 열린 평통연대 월례세미나 모습. ⓒ유코리아뉴스

대선 기간엔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대선 후엔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기획자문위원으로도 참여했던 김 교수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뼈있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우선, 과감한 대북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도 취임 100일 만에 지지율이 반토막 났었는데 문재인 정부는 지금도 70% 가까운 국민이 지지하고 있다. 이런 정부는 흔하지 않다”며 “하지만 저는 이 자산이 이 정부를 너무 조심스럽게 만드는구나, 높은 지지율이 오히려 걸림돌이구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보-보수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기에 양쪽을 다 고려하다 보니 좀 더 과감한 대북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문재인 대통령 개인 성향에서 과감한 대북정책 부재의 원인을 찾기도 했다. 김 교수는 “예전엔 (문재인 후보와) 독대도 많이 했었다. 싸우는 걸 싫어하신다. 비서실장 출신 아니냐”며 “2012년 대선에 실패했을 때도 저는 대통령 되시면 꼼꼼하게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대통령 됐는데도 너무 조심스럽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문 대통령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어려울수록 치고나가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게 필요한데 그게 안된다”고 한 것이다.

G20 정상회의 끝나고 귀국 후, 5부 요인 초청 모임에서 문 대통령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얼마 전 뉴스에서 비행기가 급강하할 때 승무원이 우니까 승객들이 공포에 휩싸인 적이 있다”며 “공갈포여서는 안되겠지만 뭔가 대통령이 복안을 가지고 움직이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이 ‘내년까지는 관리모드로 가겠다. 내년 지방선거 때 이겨서 힘을 받아서 끌고가겠다’고 진짜 생각한다면 아쉽다. 이미 대북정책에 대한 강력한 공약을 던져서 그걸 추인받은 게 대통령 당선이고, 그리고 지금 70-80% 지지가 두 번째 추인을 받은 것”이라며 “두 번의 추인으로 충분히 대담한 제안을 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왜 세 번째 추인을 받으려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세 번 추인받으면 과연 힘이 세질까. 그렇게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세 번 추인받으면 강경보수세력은 반대 안할까. 설상 20% 지지율이 감소하더라도 강력하게 추진했어야 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초창기에는 북한에 담대한 제안도 했지만 지금은 상황을 잘 관리하다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그 추동력으로 잘 밀고나가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지난 6월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합의문과 관련해 “6개의 합의문을 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양보한 게 너무 많다”며 “그 중 하나가 사드다. ‘한미일 3국 협력’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일 3국 협력에 대해 김 교수는 “만일 11월 7일 서울에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미일 군사협력’이 등장한다면 매우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한미일 군사협력은 곧 신냉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초기에 포괄적이고 완전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강조했음에도 지금의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것에 대해 김 교수는 “미국 프레임에 말려들었고, 북한이 예상보다 훨씬 더 도발적이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좀 더 진심으로 북한을 대하면 북한이 대화로 나올까. 그게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은 생각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이렇게 나올 걸 충분히 감안했어야 한다. 북한이 원하는 것, 즉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를 줬어야 한다”며 “그런데 우리가 나서서 북한의 생존을 보장해준다? 북한이 바보인가. 우리가 아닌 미국을 설득해서 이걸 가능하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두 가지가 어그러진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화가 난 것 같다. 대통령이 순진한 것”이라고도 했다.

17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사)평화통일연대(이사장 박종화 목사) 주최로 열린 평통연대 월례세미나에서 김준형 한동대 교수가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언급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남북관계와 관련 우리가 여전히 갑이라고 생각하는 점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경제적 지원을 하면 북이 핵을 포기할 거라고 믿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북은 모든 걸 핵에다 걸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핵보유 기술이 어느 정도 완성되는 내년부터 북한의 ‘갑질’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인사말에서 평화통일연대 이사장 박종화 목사는 “오랫동안 통일연구를 해왔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때는 없었다. 누가 무슨 말 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나라를 끌어안고 한반도 위기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지금이야 말로 한반도 위기 해소를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달 21일 열리는 11월 평화통일연대 월례회에서는 한완상 전 부총리가 발표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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