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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말로 평화협정이 정전협정을 이을 때

기사승인 2017.09.20  13: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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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7월 27일 유엔군 사령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이 한국전쟁의 전투행위를 멈추자고 서명한 정전협정은 언젠가는 전쟁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평화협정의 추진을 그 조항 안에 담고 있다. 그러나 정전협정의 체결 후에 유엔군을 대표하는 미군과 전쟁 당사국인 남북한은 정전협정을 수시로 위반해왔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사격 사건, 목침지뢰 매설로 인한 한국군 병사의 부상 등은 몇몇 사례일 뿐이다.

2015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2년이 되던 날, 오샤너시 유엔군 부사령관은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 무기 확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위반은 이 지역의 안정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그러한 도발이야말로 유엔군 사령부의 존재와 정전협정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는 청와대에 평화조약 체결을 촉구하는 행정청원서를 제출하면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 핵심적인 내용은 “남과 북의 분단과 군사적 대치가 지속되는 것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이 유지되고, 정전협정 당사국들이 평화체제를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것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평화조약이 체결되도록 대한민국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자는 북한의 도발 때문에 정전협정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후자는 분단과 군사적 대치 때문에 평화협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진정성을 보이면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고집하면 북미관계의 정상화도 평화협정도 없다고 주장해왔다. 반면에 북한은 자신의 안보를 위해서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음을 명백히 하면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처럼 서로 타협하기 어려운 주장이 계속되는 한 한반도에서의 긴장은 해소될 수가 없다.

그러나 상식적인 선에서 냉정히 볼 때, 정전협정이 당장의 전투행위를 중단하자는 협정이었다면, 한국전쟁은 아직 공식적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외형적인 전투행위는 없다고 할지라도, 정전 상태는 언제라도 본격적인 전쟁을 준비하는 시기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975년의 유엔 총회는 유엔군 사령부를 해체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적이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한반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길은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길 말고는 없다. 평화협정을 맺는다고 당장 평화가 정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평화협정과 함께 진정한 평화 정착을 위해서 변화의 과정을 시작할 수는 있을 것이다.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이 관계정상화를 향해서 나아갈 것이고, 동북아 비핵화평화지대의 선언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시킬 것이다. 무기경쟁과 군사비의 지출은 축소되고, 실질적인 군비감축 또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정전협정을 그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평화협정으로 이어질 것을 주장하면서, 평화를 만들고 중재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리함으로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사 2:4)라고 한 구약성경 이사야 예언자의 비전을 한반도에 실현해야 할 것이다.

정종훈 / 연세대 교수

정종훈 chjeong59@yonsei.ac.kr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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