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12일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아베가 친 위안부 ‘덫’을 잘 피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칭찬했다. 문 대통령이 11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가 친 덫에 빠지지 않고 잘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제공) |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전화를 하면서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위안부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를 아베가 친 ‘덫’이라고 표현한 것. 만약 문 대통령이 별다른 언급 없이 흐지부지 넘어갔다면, 일본 측에서는 아베 총리의 말을 문 대통령이 인정한 것으로 공식화하려 했다는 게 정 전 장관의 분석이다.
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국민 정서상 수용하지 못한다”고 쐐기를 박았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 정부와 협상할 때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 간 외교협상을 벌일 때는 “국민 여론이 굉장히 큰 힘이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존중하고 계승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정 전 장관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는 위안부 동원 과정에 군의 개입과 강제성이 있었음을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죄한 성명이다.
약 25분 동안 진행된 전화통화에서 아베 총리는 국가 간 이뤄진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라며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일을 언급하며 도리어 아베 총리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민혁 기자 ukorea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