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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우리의 사명

기사승인 2023.04.21  10: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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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오랜 분단과 이로 인한 갈등과 분쟁을 오래 이어오는 우리에게 평화는 사명이자 절대적 희망이며 삶의 전제조건이다. 갈퉁(Johan Galtung,1930~ ) 등 평화학자들은 평화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전쟁을 포함한 직접적 또는 물리적 폭력이 없는 상태를 ‘소극적 평화’(negative peace) 또는 ‘국가안보 개념의 평화’로, 간접적 또는 구조적 폭력 및 문화적 폭력까지 없는 상태를 ‘적극적 평화’(positive peace) 또는 ‘인간안보 개념의 평화’로 나눈다.

진보정권에서는 남북화해와 교류를 지향하다가도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남북대결과 갈등을 확장, 심화하는 방향의 정책들을 이어온 것이 지난 70여년의 한반도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화해정책은 평창 동계올림픽(2018.2.9~2.28)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방위원장 체제에서 2018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2018.4.27.) 및 2018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2018.5.26.)이 진행되었고, 역사적으로 싱가포르에서 2018년 북미정상회담(2018.6.12.)과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평양선언(2018.9.19.)이 있었고, 2019년 2월 북미정상회담(2019.2.26-28), 그리고 전격적인 판문점에서의 2019년 북미정상회담(6.30) 등이 숨 가쁘게 진행되어 왔다.

현 남북의 갈등의 직접적 요인으로 북미 하노이 회담의 결렬을 든다. 미국의 국내 정치적 원인과 볼턴(John Bolton,1948~ )의 북한 적대적 대안 제시 등으로 성공의 직전에서 남북한, 미국과의 평화적 핵 문제 해결이 난항을 겪게 되었다. 윤석열 정부의 등장과 ”선제타격 가능“,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등의 발언으로 남북은 다시 갈등과 군사대결 확장 및 미사일 발사 등 대결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미중 갈등의 심화와 미국의 대중국 견제의 구조화로 한·미·일 동맹의 강화와 그로 인한 한일 갈등, 협력의 교착과 북·중·러의 협력 틀 속에서 남북 대치의 심화는 미국 핵 전략자산의 확장과 북한의 미사일과 잠수함 및 ICBM의 발사 등으로 한반도는 매우 불안하고 극한의 군사적 대결의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평화는 여전히 최고의 가치이며 우리 민족의 사명이다. 절체절명의 비원(悲願)이며 가장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정책이며 전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에서 평화는 왜 중요한가? 첫째, 한국전쟁(1950.6.25.~1953.7.27)과 휴전(1953.7.27) 상태를 종전으로 그리고 평화 상태(협정)로 명문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화는 한반도의 국제법적 위상의 정립으로서의 큰 의미를 갖는다. 오래 분단되어 갈등해 온 남북한 8000만 국민에게 주는 강력한 종전, 평화의 메시지이다. 이는 주변 4대국과 UN 등 국제사회에 전하는 강한 평화 의미이기도 하다.

둘째, 평화는 지금 이 땅에서 진행되어 온 전쟁연습과 막대한 분단비용을 줄이고, 남북한 젊은이들의 대결과 증오심의 완화 의미를 갖는다. 셋째, 한반도 평화는 동북아와 전 세계에 평화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지금 다시 이데올로기의 충돌과 민주, 공산 진영간 갈등구조가 형성, 구축, 심화되어 가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확산되어 가고 있으나, 한반도의 평화 메시지는 세계 대전의 위협 등에 대한 선제적 평화 분위기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의미가 크다.

넷째, 동방의 예루살렘, 복음과 제사장의 나라 한반도에서 참 그리스도의 샬롬(shalom)과 사랑의 순풍이 불며, 이를 통해 온 인류에게 복음의 꽃과 향기를 펼쳐나가는 중대한 선교적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섯째, 평화는 궁극적 한반도 통일의 근간이며 우리의 완전한 민족국가 형성과 세계 선진강국으로의 출발점이며 무한한 민족웅비의 근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는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

첫째, 평화가 가장 중요하며 큰 가치를 갖는다는 믿음을 개인적으로, 사회·국가적으로 심화·확장하는 것이다. ‘나쁜 평화도 좋은 전쟁보다 비교할 수 없이 낫다’란 고대 로마의 명언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국가의 기본정책으로 각 행정부의 근본 정책으로 평화가치를 확산한다. 입법부에서도 국회 입법은 물론 법률 등 규정 제정의 근간으로 평화를 우선(priority) 가치로 추켜세운다, 사법부에서도 평화를 사법판단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판결하는 것이다.

둘째, 전쟁의 위험과 전쟁연습을 줄이고 한반도에서 핵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비핵화하는 중·장기 계획을 전문가, 시민, 정책 입안자들이 제시한다. 물론 완벽하고 당장 실현 가능한 대안이 마련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시작하고 수정·보완해 나가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셋째, 우리 사회의 계층적 차이와 진영간 다른 인식을 좁히고 대화하고 서로 이해·용서하는 노력을 정당, 종교, 사회, 교육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진행한다. 양 진영 간의 차이와 갈등은 분명하고 강력하게 온존하고 있으며 그 골은 자못 깊고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향후 100~200년까지도 계속 분단되어 총부리를 겨누고 살 것인가? 반만년 통일 국가였던 우리가 주변국의 놀잇감으로 정치, 군사적으로 이용당하고 경제적으로 불이익과 손해를 보아갈 수만은 없는 것이다.

넷째, 시민사회의 참여와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열의와 민족의식의 강화와 연대에 있다. 우리의 평화, 통일 논의와 연구의 주요 방향으로 평화를 강조하는 방향(최장집, 박명림 교수 등)과 평화와 동시에 분단구조를 극복하는 주요 주체로 남북한의 시민참여를 강조하는 방향(백낙청 교수)이 있는 바, 평화의식과 가치의 강조와 동시에 시민참여의 논리와 방법들에 대한 숙의(熟議)(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와 연대와 협력의 지혜를 우리 민족이 발휘한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주인 된 이 땅의 백성들의 현명한 선택이며 지도자들의 사심 없는 정책적 결단이다. 지금은 평화가 우리의 사명이자 존재 이유며 최대의 전략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요:14:27)

김홍섭/ 인천대 명예교수, 평화통일연대 공동대표 

김홍섭 ihomer@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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