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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충돌과 우리의 선택

기사승인 2022.07.26  08: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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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는 의미의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이란 말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BC 465년경~400년경)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주장한 말이다. “기존 맹주 스파르타가 신흥 강국 아테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이에 두 국가는 지중해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이 말이 “신흥 무역강국이 기존 구도를 흔들면 기존의 무역강국과 신흥 무역강국 간에 무력 충돌이 발생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러한 시각으로 근대사를 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관점이 드러난다.

17세기 후반 유럽의 해양 지배자인 네덜란드는 영국의 도전을 받아 전쟁을 벌였고, 이어 영국은 프랑스의 도전으로 전쟁을 했으며, 20세기 초 영국은 미국의 도전을 받았으나 1차 세계대전이라는 다른 변수로 양국은 전쟁 없이 평화를 얻었다. 이후 2차 대전에서 영국과 러시아, 프랑스는 전쟁의 주축국인 나치 독일에 대항하여 연합국을 형성해 전쟁을 치렀으며, 20세기 중반 미국은 태평양에서 일본의 도전을 받아 전쟁을 치러야 했다. 이후 전후 냉전시대가 도래해 미국은 소련의 도전을 받았으나,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로 무력 충돌 없이 평화로 끝났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막강한 군비의 증강으로 힘이 축적되면 결국은 전쟁으로 그 우열을 가렸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할 만하다. 양차 대전으로 군인과 민간인을 합해 대략 9,500만 명에 달하는 생명을 잃은 인류는 힘의 균형을 유지하며 전쟁을 피해 왔으나, 지난 2월 24일 일어난 전쟁으로 그 참혹한 전쟁의 속내를 다시금 경험하고 있다.

유럽은 지금 코앞까지 치달은 러시아의 서진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가입국을 늘리며 군비를 증강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는 G2로 부상한 중국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홍콩과 마카오, 타이완에 대하여 일국양제를 주장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미국은 2007년부터 일본,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등 4개국과 정기적으로 정상회담과 군사 경제적 정보를 교환하면서 쿼드(Quad) 체제를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국제관계의 대립 속에 대한민국은 쿼드 정상회담과 나토 정상회담에 연달아 초대되어 경제적 이해를 감춘 채 국가간 혹은 이념적 대립의 중간에서 지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단순히 발언권의 확대라는 의미보다, 이미 판이 갈려 대립하는 국제정치 상황에서 확실하게 어느 한쪽에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니었으면 중국이 타이완에 대하여 무력을 행사했을 거라는 예측도 많다는 점에서 남북이 대치하면서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문제는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미중 간 군사적인 충돌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고 그 시발점은 한반도나 대만 등 제3지역이 될 수 있다. 미중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한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지적한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말을 귀담아야 한다. 그는 오랫동안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모델로 국제 안보를 설명해온 석학이다.

강력한 힘의 대립은 제3의 돌파구가 없는 이상 충돌로 귀결되었다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역사이다. 강대국들이 가치 혹은 동맹을 꾸리며 대립하는 상황은 여전히 그 사이에서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하는 우리에게 결코 쉽잖은 과제이다.

신평식/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

신평식 ucck6220@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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