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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엠지 동산에서

기사승인 2021.11.03  10: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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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공부, 기도, 노동을 통해 피스메이커 훈련을 하고 있는 국경선평화학교는 매년 한국전쟁의 상처를 생각하며 6.25주간 일주일을 걷는다. 우리는 이 행사를 ‘DMZ 평화도보순례’라 부르는데, 그 이유는 평화를 추구하는 구도자의 심정으로 걷기 때문이다. 동쪽 고성에서 서쪽 강화까지 벌써 세 번을 횡단했다.

지난해 봄 최원영 선생이 작곡한 ‘우리 겨레’를 6월 DMZ 평화도보순례 중 6.25 70주년 소이산 음악회에서 목청 높여 실컷 부른 바 있다. 순례와 음악회에 참여한 분들은 이 곡의 깊이와 매력에 대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최 선생은 2020년 7월에 다시 한 곡을 작사, 작곡했다. ‘디엠지 동산에서’라는 곡이다. 곡을 접하자마자 너무 반가워 불러보았는데, 평화운동 진영이 추구해 온 한반도의 치유와 회복, 화해와 상생, 평화통일에 대한 열망과 관심을 소중하고 해맑은 언어로 노래해 준 곡이다. 특히 노랫말이 화평의 숨결, 생명의 터, 상생의 물결, 평화의 숲 등 생명·평화의 가치와 주제어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음과 같은 가사다.

 

1. 어젯밤 나는 꿈을 꾸었네 디엠지 동산에서 남북의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꿈을

맑은 시냇물 졸졸 흐르고 파란하늘에 고추잠자리 웃음꽃 피는 얼굴 전쟁은 오래전 끝이 났다네

손잡았네 춤추었네 얼싸안다 깨었네 디엠지 동산에서

2. 어젯밤 나는 꿈을 꾸었네 디엠지 동산에서 남북의 시민들이 서로서로 약속하는 꿈을

무기 버리고 쟁기만들어 밭갈아 감자 고구마 심어 화평의 숨결 어린 땀방울 생명의 터를 적시네

손잡았네 춤추었네 얼싸안다 깨었네 디엠지 동산에서

3. 어젯밤 나는 꿈을 꾸었네 디엠지 동산에서 남북의 철원땅이 하나 되어 활짝 열린 꿈을

금강산 가는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 지나 베를린까지 상생의 물결 향한 발걸음 평화의 숲을 이루네

손잡았네 춤추었네 얼싸안다 깨었네 디엠지 동산에서

오늘 밤 우리 꿈을 꾸어요

 

이 곡은 2021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기념하며 통일부 유튜브 방송 ‘UNI TV’에 올라 있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제안해 각 교육청이 학교에 보급해 주었다. 전국의 학생들이 부르기 시작했고, 현재 유튜브(노래 듣기)에서 2만 6천 조회를 넘기고 있는데 특히 노랫말에 담겨 있는 디엠지의 해석이 내겐 큰 기쁨이었다. ‘아, 그렇지. 디엠지는 더 이상 긴장의 공간이 아닌, 남북의 아이들, 시민들, 그리고 분단된 철원 땅이 통하는 평화의 나라가 시작되는 곳, 바로 그런 동산이지’ 하는 깨달음이었다.

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원평야. 이곳은 민통선 지역이다. 사진 제공: 국경선평화학교

분단 75년, 우리 민족은 건너지 못하는 디엠지라는 장애물을 두고 이상한 섬나라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 노래는 제목부터 감격이다. 디엠지를 동산으로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성서에서 ‘동산’은 하나님이 창조한 에덴동산, 예수가 잡히고 수난받기 전 기도하신 겟세마네 동산 등 창조, 고난과 연관된 언어다. 그래서 ‘디엠지 동산에서’라는 곡은 남다른 애정이 있다. 1절에 남북의 아이들이 손을 잡고 뛰어노는 상상, 고추잠자리를 좇는 아이들의 웃음 띤 얼굴에서 이미 전쟁은 끝났노라고 서정적 언어로 말하고 있다.

우린 학창 시절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곧잘 불렀다. 요즘 학생 청소년들은 이 노래를 잘 모른다. 그래서 새롭게 제작된 통일 관련 노래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지난 여름 광주의 예인들이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 철원엘 방문했다. 코리아-유라시아 로드런 팀이다. 지금은 유튜브에서 연재되고 있고 ‘멈추지 않으리라, 평화의 노래를’ 앨범이 발표되었다. 지역사회의 작고 위대한 도전이다.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 선생이 폭염 속에 고성에서 강화까지 완주했다. 역시 위대한 도전이다. 민은 위대하다. 평화를 머리로만 외치지 않고 일상에서 평화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분단병을 앓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일은 민이 주체가 되는 화해와 평화의 노력일게다. ‘디엠지 동산에서’는 이런 차원에서 민이 시도하는 신나는 평화통일 노력이다. 디엠지는 화약고가 아니라 평화가 시작되는 곳, 한민족 번영의 미래가 꿈틀대는 곳이다.

이충재/ 국경선평화학교 사무총장, 전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이 글은 지난 7월 31일자 <종교와 평화>에 게재되었던 것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편집자 주

이충재 coadycjlee@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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