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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미국의 대북정책은 뭐가 될까?

기사승인 2021.01.06  15: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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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기획_2021년 한반도 전망②

2021년 북한과 미국이 서로 속도감 있는 성과를 도출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일단,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정책의 후순위에 밀려나 있을 공산이 크다. 그 이유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바이든 정부가 먼저 서둘러야 할 절박함이 없기 때문이다. 초초해야 할 대상은 북한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 핵 문제가 바이든 정부의 후순위 정책이 될 이유는 또 있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적으로 휘몰아친, 미국에겐 특히 더 엄혹한 현실이 되어버린 코로나 감염의 광풍을 잠재워야만 한다. 내부적인 분열과 인종차별의 혼란을 수습하는 데도 많은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트럼프 행정부가 망쳐놓은 대외정책에도 대폭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국제 위상 하락, 글로벌 리더십 약화, 동맹으로부터의 신뢰 약화 등을 되돌려놓아야만 할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정부는 그들 스스로 설정한 원칙에 입각하여 강한 대북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평가된다. 대선 토론 시 바이든은 김정은을 ‘폭력배’로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상회담을 3번이나 하고도 북한으로부터는 확고한 약속을 하나도 받아내지 못했다”고 질타하면서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정당성만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을 확실히 내려놓는 데 동의한다는 조건에서만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생각이 쉽게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책이 바뀌려면 먼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바이든의 폭력배 지칭에 북한은 “미친개는 한시바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응수했다.

바이든을 둘러싼 외교정책 추진자들은 더 강력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바이든 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토니 블링컨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제이크 설리번의 언급을 보라. 모두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과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블링컨은 단계적 비핵화에 접근하고 있지만, 방점은 대북제재 강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협상을 ‘최악의 거래’라고 평가하면서 오바마 시절 그가 구상한 이란 핵 모델을 대북정책에 적용하려고 한다. 이란의 핵 합의와 같이 북한이 먼저 모든 핵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국제적인 감시 하에 우라늄 고농축과 재처리 인프라를 동결하는 동시에 핵탄두와 미사일 제거를 보장하면 일부 경제제재 해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설리번 역시 북한의 핵 능력 억제를 최우선시하고 있다. 지난 미 대선시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 “북한이 진지하게 핵 협상에 임하게 할 유일한 방법은 북한을 급격하게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바텀업(Bottom up) 방식의 북핵 문제 해결이 여간 힘들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의 핵 동결 선언만이 아닌 핵 폐기와 검증까지도 먼저 요구하는 데까지 이른다면 북한은 대미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북미대화는 핵시설 폐기와 함께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상응 조치가 전제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북미관계 진전의 기대를 한껏 낮춘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국가전략을 제시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작금 남한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는 시기를 대미 설득의 기회로 삼아, 우리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어떤 전략으로 대미외교를 추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과연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북미관계의 진전을 추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동시 긍정적 진전은 한미간 대북한 정책에 대한 인식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공감대나 연대 의식이 조만간 조성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 유코리아뉴스 편집위원

김영윤 kimyyn@naver.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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