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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예배 금지, 방역인가 핍박인가?

기사승인 2020.09.07  10: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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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방역문제가 비상상황이다. 정부는 방역을 위해 교회에도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성도들이 주일날 예배당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일제 때도 은근한 핍박은 계속되었지만 총독부가 공식적으로 전국 교회를 향해 예배금지령을 내린 경우는 없었다.

성도들이 주일에 예배당에 모여 예배드릴 수 없는 사태를 두고 대면예배만 예배냐, 예배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교회 안에서도 많이 제기되지만 그것은 코로나 비상시국에서 마치 대면예배만 유일하고 진정한 예배라고 주장한 사람들의 지나침에 대한 반론이지 성도가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것의 소중함을 과소평가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종교의 자유가 생명을 보존하는 것보다 더 본질적이라고 이야기한 사람들의 주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바로 그런 기상 때문에 순교가 가능하지 않은가! 기독교 역사는 순교가 가능한 역사였고 순교가 계속된 역사였다. 문제는 무얼 위해 순교하느냐가 중요하다. 예컨대 정부가 정치적 목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런 폭거에 대해서는 분연히 일어나 항거해야 하고, 항거의 과정에서 순교할 만한 본질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이는 것 자체로, 더군다나 예배행위 중 통성기도나 찬송, 그리고 친근함을 표현하는 밀착접촉을 통해 코로나가 번지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니 코로나의 전염성이 좀 수그러질 때까지 예배를 포함한 모든 집합을 당분간 금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행정명령은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닌 정부의 당연한 사명이고 책무이다.

더군다나 나는 전염병에 감염되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예배에는 빠지지 않겠다는 결기만을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배행위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병을 감염시키는 통로가 되고 있는 것은 이미 증명된 객관적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종교의 자유’ 운운하는 것은 사회적 상식과 공공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주님의 제자들로서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이것이 최고의 법이니라”고 가르치신 주님의 뜻에도 정면으로 위반되는 행위이다.

어떤 이들은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서 코로나19가 감염된다고 해서 모든 음식점과 카페를 문닫느냐, 왜 교회만 특별 취급하느냐’고 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자 생각해보자. 오죽하면 우리 자녀들이 공부하고 있는 학교를 폐쇄하겠는가. 음식점을 폐쇄하면 우리도 교회 문을 닫겠다, 정부가 공정해야 한다고 큰소리쳤던 목사님들께 묻고 싶다. 지금 아닌 게 아니라 카페의 영업이 중지되었고 음식점의 영업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그러니 교회도 이제는 문을 닫겠다고 이야기하겠는가? 교회는 잠정적으로 문을 닫더라도 음식점이나 카페 등 소상공인들의 영업활동은 최대한 보장하라고 정부에 권고하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본연의 임무 아니겠는가.

교회가 사회적 공공성을 상실하고 자신들이 지향하는 가치 일변도로 나가면 그때는 정부가 아니라 시민들이 나서서 교회에 돌을 던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 있는 젊은이들과 지성인들이 현재 교회 지도자들이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근본주의적 교리 수호에 관해 반기를 들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이치이다.

교회는 하루속히 본질적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 본질적 가치에 충성할 때 아주 자연스럽게 사회적 공공성은 확대되어 갈 것이다. 교회가 사회적 공공성을 상실한 가장 큰 원인은 교회가 종교기관으로서 향유한 집단이기주의 때문이라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치부가 된 지 오래다. 교회는 어서 속히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본질에 대한 묵상이 깊어져야 한다. 교회가 본질에 충성하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 변신을 시도하지 않으면 교회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시대의 문화에 종속되게 된다.

문화는 항상 변하지만 젊은이들은 한 시대의 문화에 머무르려 하지 않는다. 문화에 종속되어 있는 전통 교회들이 젊은이들을 잃어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종교의 자유가 생명보다 귀해서, 정부의 대면예배 금지에 목숨 걸고 싸우겠다고 나서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이 땅의 지성과 젊은이들은 어떠한 감동도 받지 않는다. 그런 주장을 향해 사실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엄청난 문화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은 문화의 대변혁기이다. 코로나가 어서 지나가고 그 날로 돌아가자는 복고주의로는 코로나 시대를 극복할 수 없다. 본질에 충성하되 복음의 진정한 가치를 담아내는 새로운 문화가 창출되기까지 치열한 몸부림이 있어야만 문화 대변혁기를 창조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강경민/ 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 

강경민 nilsan@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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