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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한국교회가 결별해야 할 두 가지, 전광훈과 극우반공

기사승인 2020.08.27  14: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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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이번엔 확실하게 전광훈과 선긋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의 유일한 일간지인 <국민일보>가 전광훈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교회의 여러 여론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국민일보>로서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전광훈의 엄청난 세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광훈으로 대표되는 한국교회의 지독한 ‘반공극우’ 탓이다.

국민일보 정진영 종교국장은 27일자 ‘전광훈 목사를 키운 한국교회’ 제목의 칼럼에서 전광훈에 대해 “전 목사는 종교인이라기보다 사실 정치인이다. 직함은 목사지만 극우이념에 바탕을 둔 정치선동가에 가깝다”면서 2008년 사랑실천당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수 차례 창당 등을 통해 정치권 진입을 시도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2018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된 후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간첩’ ‘빨갱이’ ‘주사파’라고 저격하는 등 이념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8월 27일자 국민일보 정진영 종교국장의 ‘전광훈 목사를 키운 한국교회’ 제목의 칼럼.

이런 전광훈의 극우적 성향에다가 그의 저돌적이고 직선적인 성격 때문에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에겐 ‘가까이하기엔 불편하고 멀리하기엔 켕기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지원 내지 동조하는 경우가 많고, 또 일부에서는 전광훈을 활용하기도 한다는 것.

정 국장은 “그가 한기총 대표회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 필요성을 느낀 유력 목회자들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어떤 목사는 진보와 보수의 이념 시비에 휘말릴 때 전 목사를 보수 감별사로 동원하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러려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전광훈이 주도한 일명 ‘태극기 집회’에 ‘무데뽀’ 늙은 꼰데들만이 아니라 교수, 의사, 기업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도 참여해온 점을 거론하며 “전 목사의 성경적 신앙고백에 은혜를 받아서라기보다는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재인 정권에 대거리를 하는 데 동참한 것이라고 나는 본다”며 “이유가 어떻든 시무하는 교회의 일부 성도가 그 행사에 가는 상황에서 담임목사가 전 목사를 성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속으로 끙끙 앓는 목사들도 있다고 한다”고 교계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교계에는 전광훈이 주도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야지 진정성 있는 목회자’란 말이 돌기도 했다.

어쨌든 약 한 달 후 일제히 열리는 주요 교단 총회에서 확실하게 전광훈과 선긋기를 해야 한다는 게 정 국장의 주장이다. 이런 우려와 함께. “어중간하게 간을 보면서 이도 저도 아닌 줄타기를 지속한다면 한국교회는 팔할이 아니리 십할의 짐을 져야 할지 모른다.”

앞서 <국민일보>는 8월 21일자 ‘전광훈의 대국민 입장문,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제목의 사설에서도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가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정부에 대한 온갖 불신과 음모론을 제기하는 입장문을 주요 일간지에 낸 것에 대해 “정말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이들의 집단감염은 교인, 접촉자 등을 통해 전국의 다양한 시설에서 또 다른 집단감염을 일으키며 전국 대유행 위기 상황의 단초가 되고 있다”며 “최소한의 종교적 양심과 책임감이 있다면 이번 사태에 대해 먼저 사과를 하는 게 순리”라고 비판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자 중 일부가 검사를 거부하거나 격리된 상태에서 도망치고, 보건소 직원에게 침을 뱉는 등 행패를 부린 것에 대해 “정부는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8월 21일자 ‘전광훈의 대국민 입장문,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제목의 <국민일보> 사설.

이번에 코로나19 진원지가 되다시피 한 지난 8월 15일 광화문 광복절 집회는 <국민일보> 미션 면에도 하루 전날 전면 광고로 실린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일보 노조 등에서 방역 지장 등의 이유로 광고의 부적절성을 지적했고, 사측은 더 이상 전광훈 관련 광고는 받지 않기로 했다. 비록 소 읽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치는 감이 없진 않지만 잘된 일이라 본다.

8월 14일자 <국민일보>에 실린 8.15 광복절 집회 전면 광고.

전광훈의 주장은 사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들이다.

“정부가 방역에 실패해 사랑제일교회가 피해를 입은 것이다.”

“사랑제일교회 바이러스 확산은 넓게 보면 북한 소행일 수도 있다.”

“문재인 정권은 그들이 추구하는 주체사상을 종교적 신념의 경지로 만들어 청와대를 점령했다.”

“대한민국이 종북화, 공산화 돼 지구촌에서 사라질 위기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주사파는 건국 후 70년 동안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통해 1국가 2체제를 거쳐서 결국 북한으로 가려는 목적으로 살아왔다. 최대 저항세력이 교회인데 한국 교회를 이대로 둬서는 목적지에 가지 못한다는 걸 알고 핍박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극우반공적인 주장들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싫고 좋고를 떠나 문재인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한데 모이게 했고, 전광훈을 지나치게 한국교회의 대표주자로 만들어 버렸다. 이것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한국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 광복절 집회 참여자들이 보여주듯이 가짜뉴스, 음모론을 퍼뜨리며 방역을 방해했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참에 한국교회는 전광훈과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진영 종교국장도 언급했듯이 한국교회 전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이참에 한국교회가 선을 그어야 할 본질적인 게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전광훈 식 극우반공과의 결별이다. 끊임없는 혐오와 배제, 분단과 대결을 조장하는 극우반공은 성경적이지도 시대적이지도 않다. 전도에도 하등 도움이 안 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극우반공인가? 극우반공을 추구해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한국교회가 성경의 뜻을 이 시대 속에서 실현하고, 다음세대의 모으기 위해서는 분명히 극우반공과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 반대인 극좌친공 내지 진보친북으로 가자는 게 아니다. 전광훈으로 대표되는 지나친 극우반공과 결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한국교회=극우반공’이란 등식이 성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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