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통일연대, 광복 75주년 맞아 성명 발표
평화통일연대(이사장 박종화 목사, 상임대표 강경민 목사)는 광복 75주년을 맞아 12일 오전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성명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평화통일연대는 “남북한의 적대적 공생이 진행되는 이 불행한 상황에서 남한의 시민사회는 우리 겨레의 참된 광복을 갈망하며 ‘불완전’ 광복 75주년을 맞았다”고 소회를 밝히고 “다시는 한반도에 동족상잔의 전쟁은 물론이요 어떤 명분의 국제적 전쟁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한반도에 정착한 평화만이 과거의 전쟁상처를 치유하는 신약(神藥)”이라고 강조했다.
광복절의 의미와 관련해서는 “8.15는 더 이상 한국의 민족적 국경일로 머무르지 않고 핵무기 없는 아시아의 평화를 갈망하는 평화축원의 날로 승화되어야 한다”며 “8.15 광복절은 반일, 극일, 항일의 슬로건을 넘어, 한국이 아시아 평화를 견인하기 위해 일본을 동반자로 불러내는 협력의 자리이며 이를 위해 민주주의 일본이 과거 일제가 범한 역사적 만행을 청산하고 세계평화국가로 거듭나도록 격려하는 날이어야 한다”고 했다.
12일 오전 카페효리에서 열린 광복 75주년 평화통일연대 성명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강경민 상임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근복 공동대표, 김홍섭 동북아평화교육원장, 강 상임대표, 김영식 유코리아뉴스 대표, 윤은주 남북상생본부장. ⓒ유코리아뉴스 |
그러면서 우리 정부를 향해 “한국 정부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대화와 노력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제징용 기업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대한 법원의 압류명령 공시송달 효력 발생과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 언급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의 시민사회가 나서서 강제징용 피해자 해결에 나서 줄 것도 촉구했다. 평화통일연대는 “일제 강점기의 징용피해자들의 원통한 희생은 일본인들의 양심을 누르는 역사의 도덕적 부채이므로 일본 조야는 전향적인 자세로 결자해지 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베 정부를 향해서도 “평화헌법의 개정을 통해 군국주의 영광을 복원하는 데 치중할 것이 아니라 미국, 한국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북핵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며 핵무기 없는 아시아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화 책동을 막기 위해 일본의 양심세력과 세계시민들의 연대와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북 지원, 남북 화합을 위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통일연대는 “대북제재라는 객관적 제약조건 속에서 정부는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의료적 지원을 기꺼이 지원하여야 한다”며 “북한정부는 핵무기를 통한 전쟁억제력 확보를 자랑하면서 대미협상, 대남협상에서 고압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태도를 버리고 국제질서의 당당한 일원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미국과 북한은 서로가 납득할 만한 거래를 수수함으로써 핵무기 없는 한반도 비핵화로 성큼 다가서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평화통일연대의 광복절 성명에 대해 김홍섭 동북아평화교육원장(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은 “이번 광복절 성명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생각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평화는 이데올로기에 머물지 않고 우리 경제에, 생활에 금전적으로 보탬이 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코로나 정국에서 K-방역, K-매니지먼트, K-피스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듯이 하나님께서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역사적 소명을 우리에게 부여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성명서 초안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영식 유코리아뉴스 대표는 “이번 성명에서 8.15의 완성은 한반도의 화해를 통해 이뤄지는 것만 강조한 게 아니라 8.15 광복이 세계시민으로서의 인권과 평화를 도모한다는 것, 한반도 통일이 우리 민족만을 위한 것이 아닌 세계평화를 위한 것임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새 안보팀, 시민단체의 열기 결합해 남북관계의 진전 마련할 것”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최근 1년간 남북관계가 2018년 이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강경민 상임대표는 “남북대화의 역사를 보면 한 발 전진했다가 두 보 후퇴하고, 두 보 후퇴했다가 한 발 전진하는 전진과 후퇴의 역사가 끊임없이 되풀이되어 왔다”며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남북관계에 상당히 진전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재인 정부의 새 안보팀 교체에 대해 “이번 정부의 드림팀과 시민단체의 기운이 결합한다면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진전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광복 75주년 평화통일연대 성명발표 기자회견에서 윤은주 남북상생본부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
윤은주 남북상생본부장은 “그동안 남북관계에 있어서 ‘대북지원 해줬더니 핵으로 돌아왔다’는 오해가 있었지만 2018년 이후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이 몇 차례 만나면서 국민들 인식 속에는 ‘북핵 문제는 미국과 풀어야 되는 거구나’ 이런 교육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지구의 자전을 우리가 느끼지 못하듯이 남북관계 개선도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남북 정상이 합의했고, 시민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근복 공동대표는 “북한이 가진 남한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려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해 새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에 취임한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좀더 과감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신뢰 회복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화된 교회가 남북관계 개선의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윤 본부장은 “교회가 이제 북한을 바로 직면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망하지 않는 북한, 핵을 가진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런 점에서 통일선교, 북한선교의 시즌2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국교회의 역할은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의 문 앞에서 반공이념에 사로잡혀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는 운명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변해야 한다. 이걸 여전히 한국교회가 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광복절 75주년 평화통일연대 성명 전문.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