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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발발 70년,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

기사승인 2020.06.25  20: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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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되는 날이다. 전쟁이 발발했던 이유를 성찰하면서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루는 길이 얼마나 힘겨운지 돌아봐야 한다. 한국전쟁은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이 중심이 되는 통일을 추구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또한, 힘으로 눌러 이기려 했기 때문에 전쟁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 결과는 처참했다. 소련과 중국, 미국과 연합군을 끌어들였던 전쟁은 아직 종결되지 못하고 한반도는 불안한 평화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 70년 남과 북은 상호 체제를 인정하고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미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했다. 2000년 남북 정상이 최초로 만나 합의했던 6.15 남북공동선언은 그 바탕 위에서 가능했다. 남북이 상호 교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면 남북연합을 수립하고, 이 또한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되면 완전한 통일을 모색하자는 3단계 통일방안은 김대중 대통령이 제시했던 통일방안이다. 6.15 2항은, 북한이 1980년 새로 정립한 고려민주연방제통일방안이 현실적으로 바로 적용하기 어려우니, 우리의 2단계 통일과정인 남북연합과 북한의 ‘낮은단계 연방제’와의 공통성을 토대로 통일방안을 협의하자는 우리 측 제안을 관철시킨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남한 사회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받아들였다는 비난이 이어졌고, 지난 대선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잇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적화통일이 된다는 정치 선동이 난무했다. 무식하고 무책임한 행태이다. 북한은 이미 1992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지웠다. 소련을 비롯한 동구 사회주의국가들이 체제 전환을 시도한 지도 30년이 넘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공산주의는 없다. 북한은 우리와 이웃해서 함께 살아야 하는 형제국가이다. 북한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적대적 대결로 돌아가려는 시도가 있는 한 한반도 평화는 우리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김일성은 소련의 지원 하에 북한지역 소비에트화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지주와 친일파를 청산하고 철저히 일제 잔재를 털어냈다. 농민에게 땅을 주고 노동자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며 인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웠다. 당연히 인민들의 지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김일성은 자신감에 차서 북에서 완성한 혁명을 남으로 확산시키려 했다. 남조선 혁명론은 초창기 북한의 통일론이었다. 그러나 1968년 무장간첩을 청와대로 내려보내고, 1983년 아웅산 묘역 테러사건을 일으키며, 1987년 KAL기를 격추하는 등 무력사용을 불사했던 북한의 혁명론은 정당하지 않다. 평화는 오직 평화적 수단에 의해서만 추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현재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북미협상에 매달리고 있지만 대북제재를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남한은 한미 동맹 하에서 미국의 핵우산을 차용하고 있지만 주한미군 분담금 증액 요구에 난처한 입장이다. 남과 북 상생의 길은 종전선언을 이끌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협력하는 곳에서 찾아야 한다. 이제야말로 민족자존의 역사를 써야 할 때이다. 우리 민족을 갈랐던 외부의 힘을 역으로 활용하면서 남북의 국가 이익에 최우선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70년의 세월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냉혹한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을 다른 나라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남북 공조를 통해 상생의 길을 연다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 평화 공동체 형성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이 원수 된 관계를 풀고 형제국가로서 서로를 인식할 때 가능해질 일이다.

윤은주/ 북한학 박사, (사)뉴코리아 대표

윤은주 ejwarrior@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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