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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목사 “K-방역하듯 스마트한 통일운동으로 가야”

기사승인 2020.06.10  08: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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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하듯 통일운동을 하면 좋겠다.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고, 남북 대치 상황 가운데 원칙은 지키는 스마트한 평화통일 방식이 필요하다. 밖으론  남·북·미·중 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공동 이익을 중심에 놓고 스마트 전략으로 협력해야 한다.”

박종화 목사(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 '이하 평통연대' 이사장)는 9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 효리카페에서 열린 평통연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전쟁 70주년 기념, 6.15 20주년을 맞아 ‘전쟁이 아닌 상생의 길을 열어가자’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자리였다. 박 목사는 새로운 통일운동 담론으로 ‘K-스마트 평화 통일’을 제안했다. 여기서 ‘스마트’는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적재적소에 발휘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K-방역’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과연 K-방역이 그랬듯 ‘K-스마트 평화 통일’ 담론이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서 찾은 기회가 될까? 다음은 박 목사의 발표와 답변을 Q&A로 정리한 것이다.

9일 오전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한국전쟁 70년과 6.15 20주년 평통연대 기자간담회에서 박종화 목사(평통연대 이사장)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Q. 올해는 평통연대가 창립한 지 10년 되는 해이다. 평통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평통연대는 교회와 한국 사회에 때를 따라 꼭 필요한 담론을 제공해 토론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액션 단체나 구호단체가 아니라, 기독교 신앙 입장에서 건전한 통일평화 담론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상황이 항상 녹록한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인의 입장에서 평화·통일 운동을 이어가려고 한다. 

Q.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이 변하고 있다. 평화통일 운동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내 평생 처음으로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전 세계 담론의 중심이 됐다. 한국의 방역 체제를 찬동하든 비판하든 한국을 넘지 않고선 방역을 논의하지 못할 정도다. K-팝, K-드라마, K-TV에 이어 이번에 K-방역까지 K자 붙은 것들이 세계 역사에서 중요한 중심점이 됐다. 핵심이란 게 아니라, 기준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유럽식, 미국식으로 완전히 봉쇄한 것도 아니었고 스웨덴식으로 완전히 풀어놓고 집단면역을 실험한 것도 아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각자 참여하기, 3T  즉 검사(Testing), 추적(Tracing), 치료(Treatment)를 통해서 대처했다. 완전히 하드코어한 방식도 아니고, 완전히 소프트한 방식도 아닌 ‘스마트한 방역’이라고 할 수 있다. K-방역하듯이 통일운동을 하면 좋겠다. 하드할 땐 하드하고 소프트할 땐 소프트한, 가장 현실적이고 좋은 방식으로. 

Q.  스마트한 통일운동은 무엇인가? 

한국 사회에 논란이 있다.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으로 남북통일을 하는 게 좋을지, 풀어서 교류만 하는 게 좋을지 하는. 하지만 세상 역사는 어느 하나로 안 된다. 적절히 조화시켜서 하드와 소프트 간 협치를 통해 가장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을 찾는 방식이라야 한다.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고, 남북 대치 상황 가운데 원칙은 지키는 스마트한 평화통일 방식이 필요하다. 더불어 평화통일은 혼자 이뤄낼 수 없다. 밖으론 남·북·미·중 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공동 이익을 중심에 놓고 스마트 전략으로 협력해야 한다.

Q.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연락사무소 폐쇄를 선언했다.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어떻게 보나? 만약 북한이 우리에게 ‘남조선 괴뢰수당’ 어쩌고 하는 삐라를 뿌리면, 사실확인을 하기도 전에 기분이 나쁠 것이다. 역지사지하면 그렇지 않나. 백 번 욕해봐야 마음이 더 강퍅해질 뿐이다. 이런 분노 자극보다 오히려 사랑을 장려해서 갱신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 내가 탈북 동포라면 ‘남한에 왔더니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라고 보낼 것 같다. 아주 소프트하게 인간의 폐부를 뚫고 들어가는 사랑을 전한다면 차라리 낫지 않나. 과거 독일을 봐도 끝까지 인내하고 폭이 큰 쪽으로 통일의 흐름이 재편됐다. 자유, 민주, 평화, 인권 등 큰 의미에서의 기본 가치를 보다 더 강력하게 실천해야 한다.

박종화 평화통일연대 이사장. ⓒ유코리아뉴스

Q. 남북의 연락 채널이 끊긴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인데. 

통일될 때까지 남과 북 사이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일이 수백, 수천 번 있을 거다.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다만 코로나19로 북한 상황이 크게 나빠졌다. 방역 문제나 의식주 문제는 물론이고 모든 면에서 어렵게 됐다. 그런 상황에선 반응이 과격할 수밖에 없지 않나. (우리 정부가) 똑같이 반응하지 말고 역지사지해서 스마트한 전략을 취했으면 좋겠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길을 가는 것이다.

Q. 기독교는 최근 들어 더 보수화, 강경화되는 분위기다. 

대한민국이 이번 방역을 통해 세상 사람들로부터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북한 문제로만 가면 후진국이 된다. 6.25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북한만 보면 70년 전으로 돌아간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기독교인들의 트라우마가 심하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증오를) 신앙의 문제로 합리화시킨 것은 잘못이다. 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하기 전에 이 트라우마를 치료해야 한다. 남북관계도 선진국답게 하려면 70년 전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 미안한 말이지만, 남북관계는 북한 정권과 맺는 게 아니다. 북한 정권하에서 고통을 겪고 침묵 당하는 이들과 교류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Q. 한국교회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우리나라가 통일된 이후에도 글로벌하려면, 일단 배포가 커야 한다. 자유, 민주 기본 가치가 엄청 커서 약간 다른 사람이 와도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북한과 생각이 다르지만, 북한 백성들을 미래의 하나님 백성으로 여기고 품을 수 있어야 한다. (흑인과 유색인을 차별해 온) 미국처럼 해선 안 된다. 다문화 사람들이 생각과 피부색이 달라도 한국 시민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바탕으로 도와야 한다. 그러면 전 세계를 끌어안고 사는 거다. 교회가 해외에 투자도 하고 선교사도 보내지 않나. 나가는 건 잘하면서 오는 사람은 못 맞는다면 모순이다. 오는 사람을 많이 잡아야 한다. 훌륭한 사람을 길러내면 그 사람이 뿌리는 효과는 열두 광주리 이상일 것이다. (해외선교) 가려고 하지 말고  모셔다가 장학금 주고 훈련시켜 다시 보내자. 코로나 19 이후엔 외국에 나가기도 어렵다. 사고를 대한민국에 묶지 말고 세계로 뻗자. 민족주의에 묶이지 말고 세계동포주의로 나가자. 그게 선진국이다. 그것만 확실히 하면 북한 문제만 아니라 세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마음을 고쳐야 한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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