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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연대, “전쟁이 아닌 상생의 길 열어가자” 성명서 발표

기사승인 2020.06.10  08: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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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이하 평통연대)가 9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전쟁이 아닌 상생의 길을 열어가자’란 제목의 설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한국사회의 건전한 평화통일 담론 형성에 힘써온 평통연대는 한국전쟁 발발 70년,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이번 성명에도 남북한 평화와 동북아의 상생 번영을 위한 제언을 담았다. 이 자리에선 최근 논란이 된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조치 등 현안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9일 오전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한국전쟁 70년과 6.15 20주년 평통연대 기자간담회 모습. 강경민 상임대표, 박종화 이사장, 윤은주 남북상생본부장, 김영식 유코리아뉴스 대표(왼쪽부터) ⓒ유코리아뉴스

이날 평통연대는 성명을 통해 한국교회와 시민사회를 향해 “3.1운동 독립운동의 정신으로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남북의 상생번영에 한마음으로 동참할 것”을 촉구했으며, 남한 당국을 향해선 “한반도 문제가 민족 내부의 문제임을 감안해 북한 당국과 합의하여 과감하고 결단력 있게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일반 관광의 확대, 개성공단 사업 재개를 실천할 것”을, 북한 당국을 향해선 “남북문제가 민족 내부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국제적 분쟁문제라는 현실을 인지하고 국제적 표준에 서서 남한 당국과 함께 노력할 것”을 각각 촉구했다. 

아울러 평통연대는 한국전쟁과 한반도 분단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미국과 중국에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신속하고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하고, UN에는 “대북제재가 북한 취약계층의 생명권과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고려할 것과 동북아의 지역적 공동 평화 구도 확립을 위해 상생적 지혜와 유연성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윤은주 평통연대 남북상생본부장은 “해마다 6.25 즈음해서 성명서를 발표해왔지만, 여전히 한국전쟁이 어떤 배경에서 시작되었는지는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북한의 통일론과 남한의 통일론이 부딪힌 결과가 6.25 전쟁”이라며, “상대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통일론이 낳은 비극에 대해 이제는 성찰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본부장은 6.25 비극의 배경이었던 남과 북의 통일론에 대해 설명했다. 

9일 오전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한국전쟁 70년과 6.15 20주년 평통연대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식 목사(오른쪽, 유코리아뉴스 대표)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북한의 통일론은 토지개혁을 완성하고 친일파를 축출하고 노동자와 농민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혁명이 북한에선 완수했으니 남한까지 확장해서 완성하겠다는 것이었고, 남한은 3.8선 이남에서 국제사회의 인준을 받은 합법적 정부는 우리밖에 없다는 논리로 남한 중심의 통일을 내세운 북진 통일론이었다. 무력에 따른 통일론이 부딪힌 결과는,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결론 없이 휴전협정 상태에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불안정한 평화다.” 

전쟁 이후 남과 북이 최초로 통일론에 대해 논의한 자리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이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합의는 6.15 공동선언 2항에 다음과 같이 담겼다.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윤 본부장은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와 남한의 남북연합에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서로의 통일방안을 절충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임에도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당시 김대중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잘못 알려지면서, 햇볕정책과 6.15의 맥락 하에 있는 문재인 정부의 통일방안도 적화통일과 유사하다는 근거 없는 불신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인식은 특히 기독교계에 팽배한 게 사실. 윤 본부장은 “대북지원을 열심히 해온 목사님들도 북진통일론, 흡수통일론과 다름 아닌 우리 중심의 통일 방안이 기저에 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9일 오전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한국전쟁 70년과 6.15 20주년 평통연대 기자간담회 모습. ⓒ유코리아뉴스

그런가 하면 윤 본부장은 최근 북한의 연락사무소 폐쇄 선언의 배경을 묻는 말엔 “북한 당국이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보려고 하는 목적도 있겠으나, 9.19 남북공동합의에 위배되는 전단 살포 문제나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의 활동을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짐작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고 한 발짝 조심스럽게 내딛는 상황에서 북한 인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에 의해 실제 한반도 프로세스의 판이 흔들리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태영호, 지성호 의원들을 향해선 “북한 인권을 진심으로 위하고 걱정한다면,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정착될 때라야 북한 인권 문제가 궁극적으로 해결될 수 있으리란 이해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종화 평통연대 이사장은 “최근 K-방역이 방역의 중심 모델이 된 것은 하드와 소프트를 적절히 조화한 스마트한 방역이었기 때문”이라며, 평화·통일 운동에도 스마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K-스마트 평화담론’이 그것. 박 이사장은 또 “남북이 강압적 방식으로 통일하는 게 좋을지, 교류만 하는 것이 좋을지 한국사회에 논란이 있다”며, “하드와 소프트 간 협치를 통해 가장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 보수 한 쪽의 통일론이 아닌, 전략적 접근 그 자체를 강조한 말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스마트 전략의 필요성을 남북 관계에 한정하지 않았다. “평화통일을 이루려면 남·북·미·중 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공동 이익을 중심에 놓고 스마트 전략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통연대가 추구하는 기조 역시 이것이라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한국교회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묻는 말엔 ‘다름을 포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가령, 한국에 온 다문화 사람들이 생각이 다르고 피부색이 달라고 한국 시민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기독교인들이 돕자는 것. 박 이사장은 “한국교회가 해외에 투자도 하고 선교사도 보내면서 나가는 것은 잘하면서 오는 사람을 잘 맞지 못한다”며, “이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민족주의에 묶이지 말고 세계동포주의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의 역할과 관련해 강경민 평통연대 상임대표는 "마음만 있으면 북한과 교류하고 도울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9일 오전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한국전쟁 70년과 6.15 20주년 평통연대 기자간담회 모습. ⓒ유코리아뉴스

다음은 이날 발표한 <한국전쟁 70년과 6.15 20주년을 맞이하는 평통연대 성명서> 전문.

‘전쟁이 아닌 상생의 길을 열어가자’

올해 2020년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남과 북은 상대를 인정하지 않은 채 각기 다른 통일론을 주장하다가 전쟁까지 치르는 아픔을 경험해야 했다. ‘전쟁 없는 한반도’는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다. 소련과 미국의 진영논리에 천착했던 남북의 지도자들은 씻을 수 없는 민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했고 지금도 한반도에는 불안한 평화가 지속되고 있다. 남과 북은 냉전 시대의 잔재를 허물기 위해 전쟁 이후 50년 만인 2000년 6월 최초로 정상회담을 열었다.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 남북 상호 통일 방안의 공통성 인정, 경제협력을 통한 민간교류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이 발표되었다. 이후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사회, 문화, 체육, 보건 등 다양한 민간교류가 이루어졌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가동되었다. 그러나 2008년과 2016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이 각각 중단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북한은 남북관계 발전과 별개로 핵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대북제재를 풀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을 추구했다. 북한은 1993년 제1차 핵 위기 이후 줄곧 미국과의 협상을 시도해왔다. 2017년 6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마친 북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후 평창올림픽 참가를 표방했다. 2018년에는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두 차례 이루어졌다. 비록 2019년 2월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현재는 남북관계가 답보상태에 있지만 남과 북은 어느 때보다 상호 체제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남북관계가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더욱 강건하고 깊은 신뢰의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을 기대하며 한국교회와 시민사회, 남·북·미·중 당국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한국교회와 시민사회는 100년 전 민족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겨레가 하나되어 거족적 독립운동을 일으켰던 그 절박한 심정으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의 상생번영에 한마음으로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2.    남한 당국은 한반도 문제가 미·중·일·러 등 국제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나라의 이해관계보다 우선하는 민족 내부 문제임을 감안하여 북한 당국과 합의하여 과감하고 결단력 있게 금강산 관광의 재개와 일반 관광의 확대 및 개성공단 사업 재개의 실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3.    북한 당국은 남북문제가 민족의 운명을 결정짓는 민족 내부의 문제라는 사실이 틀림없지만 동시에 국제적 분쟁문제라는 현실을 인지하고 국제적 표준에 서서 남한 당국과 보다 신실하고 열린 자세로 미래의 평화통일 한반도 건설에 공역할 것을 촉구한다. 

4.    미국과 중국은 한국전쟁과 한반도 분단상황에 직접 관여했던 당사국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남과 북을 포함한 당사자 4개국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연내에 완수하는 동시에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신속하고도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5.    북핵 해결을 위한 UN의 노력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현재의 대북제재가 북한 취약계층의 생명권과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남북의 평화공존과 평화통일을 지원하고 동북아의 지역적 공동평화 구도 확립에 공헌할 수 있도록 상생적 지혜와 유연성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를 이루는 데 더 많이 받은 자의 사명이 훨씬 막중함을 가르치셨다(눅12:47-48). 한반도 평화를 위해 더 많이 인내하고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주체는 우리 대한민국이다. 우리는 8,000만 겨레의 상생과 평화적 통일이 이 땅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대사임을 믿는다. 우리 평화통일연대는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단을 거두게 된다’(시 126:5-6)는 하나님의 약속과 섭리를 믿고 소망하며 남북상생과 번영, 동북아 평화의 길에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 

2020년 6월 9일 평화통일연대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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