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북한 100℃] '슬기로운 의사생활' 남북편?…가상과 현실 사이

기사승인 2020.05.23  20:30:30

공유
default_news_ad2
ad38

[편집자주][북한 100℃]는 대중문화·스포츠·과학·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과의 접점을 찾는 코너입니다. 뉴스1 북한팀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관심사와 관점을 가감 없이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tvN © 뉴스1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평양 김만유병원 담당 외과 의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술을 집도했고, 조선적십자종합병원, 평양의학대학병원 소속 '1호' 담당 의사들이 향산진료소로 불려 갔다."

지금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불거졌을 당시 내 눈에 띈 것은 담당 의사들에 대한 언급이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북녘의 의사들에게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됐기 때문이다. 1호의 시술을 집도하러 가는 의사들의 표정은 어땠을까, 그들의 심장은 무사했을까, 손은 엄청 떨렸겠지?

고백하자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tvN 드라마)'에 대한 '과몰입'의 영향이 컸다. 나는 '슬의생'을 통해 퍽 인간적인 의사들을 알게 됐다. 어린 환자가 생을 마감할 때마다 의사를 그만두겠다고 울기도 하고, 사망한 환자의 장례식에 참석해 유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지만 현실 어딘가에 그런 따뜻한 의사 하나 없을까.

그러니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북한 의사들에 대한 상상을 하게 된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북한에도 의사가 있다. 그들은 5~6년의 의대 생활을 거친 뒤 졸업 후 출신 성분을 고려해 임상의사(내·외과), 구강 의사(치과의사), 고려 의사(한의사) 등으로 배치된다. 우리처럼 고시는 없지만 군사 현장에 나갈 '군의'로서 자격을 갖추기 위한 훈련을 따로 받는다고 한다.

닮은 듯 다른 남북 의사가 만난다면 어떨까. 우리에겐 몇 차례 경험이 있다. 남북 의사들이 북한에서 백내장과 망막 수술을 함께 집도하는 모습은 지난 2008년 MBC 특집 다큐 '평양의대 개안수술 5일간의 보고'를 통해 공개됐다. 인공 고관절 수술법 개발자인 재미동포 의사 오인동 박사는 1992년부터 2010년 사이 평양을 네 번 방문해 평양의대 소속 의사들에게 수술법을 전수한 뒤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이라는 책을 썼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늦은 밤 검진을 위해 환자를 찾아온 옥류아동병원 의사와 간호원. 옥류아동병원은 북한의 대표적이 아동병원으로,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이곳을 방문한 바 있다. /2020.4.9[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남북 의사들에겐 가상이든, 현실이든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선 환자를 두려움과 긴장된 마음으로 대하는 점이 그렇다. 슬의생 속 산부인과 레지던트 2년 차인 추민하(안은진 분)는 홀로 당직 근무를 하던 중 산모가 출혈을 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린다. 그는 휴대전화 너머 들려오는 담당 교수 양석형(김대명 분)의 지시에 의존해 침착하게 수술을 진행하다가 이후 도착한 석형을 도와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다. 그는 산모와 아이가 안전한 걸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눈물을 흘린다.

평양의대 개안 수술 당시 한 장면이 겹쳐 보였다. 백내장 수술 시범을 보이던 남측 의사가 북측 의사에게 기술을 전수할 때다. 이 북측 의사는 수술 경험이 비교적 많았지만 낯선 상황 탓인지 좀처럼 손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결국 남측 의사의 도움을 받아 수술을 마친다. 북측 의사의 눈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남측 의사들이 위로를 건네자 그제야 그렁그렁한 눈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수술 과정을 바라보던 일부 의료진은 맨발이었다. 수술실 바닥의 차가움을 잊을 만큼 함께 긴장했던 것이다.

오인동 박사도 저서에서 처음엔 자신을 경계했던 북녘 의사들이 강의가 끝난 뒤 수첩을 들고 찾아와 질문하고 메모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북녘 의사들의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향한 갈망은 대단했다. 최신 기술을 배워 환자들에게 베풀고 싶은 마음, 그것이 바로 의사들의 본능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당장 남북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슬의생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대비는 필요하다.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남북 보건 협력을 제안한 상태다. 언제 어떤 계기로 남북 의사가 마주할지는 알 수 없다.

오인동 박사는 남북의 다른 언어가 장벽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그는 저서에서 "북한 의사들 사이에서도 어떤 것은 우리말로, 어떤 것은 러시아나 동유럽식으로 다르게 불러 더욱 혼란스러웠다. 북한 의학계의 중심인 평의대가 앞장서서 통일의 그날, 남북이 함께 사용할 수술기구의 우리말 이름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북한에서 만난다면 불안정한 전력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오 박사는 "동력기구 자체도 부실하지만 수술 도중 전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왕왕 발생해 수술을 어렵게 했다. 전압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기에 손으로 힘을 주어 작업을 이어가야 했다"라고 말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tvN © 뉴스1

혹자는 슬의생은 그저 온전한 '판타지(fantasy)'일뿐이라고 한다. 모든 게 완벽한데 마음마저 따뜻한 의사들이 실존하는 인물일 리 없다는 거다. 그럼에도 드라마는 상상을 허용한다. 때로는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을 때도 있다. 우리는 이미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드라마 같은 현실의 장면들을 본 적도 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ad40
ad39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