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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기사승인 2020.04.23  13: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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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철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평화의 경제적 가치’ 보고서 발표

2018년 남북 정상간에 합의했던 4.27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가 이행단계에 들어갈 경우 남북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수치로 제시한 자료가 나왔다. 이른바 문재인 정부의 ‘평화경제’를 계량화한 셈이다.

통일연구원 장철운 통일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평화의 경제적 가치: 2018 남북간 주요 군사합의를 중심으로’ 제목의 <KINU 인사이트> 최신 보고서에서 “경제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진 남북한간 교류·협력이 한반도 평화 정착 및 공고화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연구는 많이 진행된 반면 평화의 경제적 가치, 즉 남북한 간의 군사적 신뢰구축 및 군비통제, 군축 등이 어떠한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이 진행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평화의 직접적 경제 가치는 우선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이용을 들 수 있다. <9.19 군사합의> 제4조 4항은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강구”한다고 되어 있다.

이 합의대로 남북한은 2018년 11월 4일부터 12월 9일까지 공동 현장조사를 완료해 총 660㎞ 수로에 대한 공동 현장조사를 진행해 바다 속 암초 21개의 위치와 크기 등이 표시된 해도를 제작해 공유했다. 장 연구위원은 “한강 하구 공동이용은 사실상 이용하지 못했던 수역을 이용하게 됐다는 경제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며 “한강 하구에서의 민간 선박 자유 항행이 실현되면 남북한 각각에서 많은 물동량을 차지하는 인천항과 해주항 이용에 있어 편리성과 신속성 등이 증가해 물류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 연구위원은 △생태·환경·안보 자원을 활용한 공동 관광 사업 △골재 채취 및 준설 사업 공동 추진 △해상 교통로 확충 등을 통한 경제적 공동 이익 창출 등을 한강 하구의 경제적 개발 가능성으로 제시했다.

2006년 참여정부의 추정치에 따르면 당시 한강 하구 골재매장량은 10억8천만㎥로 이는 24년치 수도권 골재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다. 2005년 건설교통부와 관련 업계 등은 한강 하구 골재 채취에 따른 연간 수익을 13조 원, 순이익을 4조 5천여억 원 정도로 추산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서해 평화수역 및 공동어로구역과 관련해서는 「9.19 군사합의」 제3조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군사적 대책을 취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제3국에 내줬던 어장의 실지 회복, 남북한 및 서해 5도 어민 모두의 경제적 이익 증대, 백령도와 연평도 사이에 공동어로수역 설정할 경우 서해5도 어민들 어로 활동 영역 2.5배 증가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장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비무장지대와 관련해서도 9.19 군사합의」 제2조 3항과 4항에서 비무장지대 내 시범적 공동유해발굴, 역사유적 공동조사·발굴 추진과 이에 대핸 군사적 보장대책을 계속 협의한다고 되어 있다. 이에 따라 2019년 2월 말까지 공동유해발굴단을 구성해 그 해 4월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갔지만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안전보장 및 공동관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장 연구위원은 “유해발굴 및 역사유적 발굴·조사의 선행 또는 병행이 필수적인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공동 이용은 남북한이 함께 직접적인 경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역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9월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 공동으로 비무장지대의 유네스크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군축은 단순히 남북한 경제와도 직결된 문제다. 「4.27 판문점 선언」 제3조 제2항에서 남북 정상은 처음으로 ‘단계적 군축 추진’을 약속했다. 또 「9월 평양공동선언」 제1조에서도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밝혔다.

2018년 한국의 국방비는 43조 1581억 원. 이 중 인건비 등 병력운용비는 18조 4000여억 원, 군수 시설 등 전력유지비는 11조 2370억 원에 이른다. 북한 역시 인건비 등 경상운영비가 전체 군사비 비율이 80% 내외가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위력 개선비와 전력유지비 등에서 매년 5조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본다. 장 연구위원은 “남북한 군사비 감소는 결국 다른 분야 국가예산 가용능력을 향상시켜 내수 진작에도 그만큼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도 남북 경제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9.19 군사합의」 제4조 제1항은 “쌍방은 남북관리구역에서의 통행·통신·통관(3통)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통행·통신·통관 등 3통 절차 간소화는 그동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끊임없이 제기해왔던 문제이기도 하다. 장 연구위원은 “만약 군사합의대로 3통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협의·마련해 시행한다면 남북한간 교류·협력, 특히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 사업의 편리성과 신속성이 매우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것이 남북 경협 확대 및 활성화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 측면에서 남북한의 경제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애로 사항 중 하나였던 물류 문제도 비무장지대 내 남북 관리구역을 통과하는 동·서해선 철도·도로가 제 역할을 한다면 남북한 간 경제협력에 훌륭한 물류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라고 봤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선박을 이용하던 1998년 11월부터 2003년 9월까지의 관광객 규모가 연평균 약 11만 5천 명 수준이었지만 육로관광이 이뤄진 2003년 9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연평균 28만여 명 수준으로 매우 크게 증가했다는 게 장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남북 군사합의가 가져올 간접적 경제 가치로는 △남북간 군사 충돌 위험 최소화 △ 북한 경제에 긍정적 여건을 마련해 개방으로 나아가는 추동력이 될 것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 추진에 긍정적 여건 마련 등이다.

장 연구위원은 “이 보고서가 제시하는 평가와 예상은 남북한 간의 주요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는 상황을 전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 전환이 전반적으로 정체된 작금의 국면에서 실효성이 없는 ‘장밋빛 주장’일 뿐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렇지만 2017년 말까지 국제사회의 강력한 만류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추진했던 북한이 2018년 시작된 한반도 정세 전환 국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에서의 평화 관련 합의는 한반도 정세의 역진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안전판으로 기능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북한의 호응인 만큼 아직 이렇다 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북한을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은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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