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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갑 태영호(태구민) 공천은 블랙코미디다!

기사승인 2020.04.15  09: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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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심사위원장이 영입한 태영호(태구민)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2016년 8월 망명했다. 5년도 안 되어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 그것도 강남갑에서. 영입의 변은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강남지역을 통해 통일 미래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래통합당의 통일관을 가름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앞세운 흡수통일에 대한 자신감. 김정은 정권은 3대 세습 정권으로서 인권과 민주주의에 반하기 때문에 정당성이 없고 북한 인권을 위해서는 무너져야 한다는 전제도 깔려 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입당하기 전 그의 공천을 놓고 ‘국가적 망신’이라고 했지만 막상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지는 못했다. 2016년 8월 21일자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이미 6월 ‘국가비밀누설, 자금횡령,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태영호를 소환했고 태영호가 소환에 불응하자 북한 중앙검찰소는 7월 12일 수사 시작 결정서를 발급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태영호 후보는 김정은 정권이 자신에게 씌운 누명이라고 해명했지만 한 시민단체는 태 후보를 3월 25일 미성년자 강간 건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1991년 고영환, 1997년 황장엽 이래로 세 번째 최고위 관료였던 태 전 공사는 북한 정권의 긴밀한 내부 사정을 알리며 자신의 몸값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그가 제공하는 정보가 얼마나 진정성 있고 옳은지 대중들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마찬가지로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그의 죄목 역시 사실인지 뒤집어 씌우기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 그를 가장 당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지역에 내보낸 것이다. 선거 유세 시에는 국정원의 특별 경호원들이 따라다니는 촌극이 벌어졌다. 국회에 입성한다면 대한민국 정부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권한도 생긴다.

태영호 후보는 ‘남한 주도의 흡수통일’이라는 미래통합당의 통일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김정은 정권을 배신하고 원수가 된 그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는가? 미래통합당은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정권의 통일대박론이 얼마나 현실적이지 못했는지 성찰하지 않은 채 빛바랜 단꿈에 젖어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태 후보의 주장도 반의 반 정도만 맞는다. 핵 문제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남한의 조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수많은 학생과 지식인, 성직자와 노동자들이 피를 흘리고 감옥에 갇히며, 목숨을 던졌다. 독재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통일담론을 독점했던 군부세력은 총칼로 민의 요구를 짓밟았다.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한반도 분단구조 개혁이 참된 민주주의 실현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민주 열사들은 통일운동에도 앞장섰다. 정부가 기만적인 통일정책을 펼칠 때 민간 차원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직접 북한을 방문하며 대화를 시도했다. 대화하고 교류하며 어렵게 북에 대한 적개심을 내려놓았다. 화해의 열매는 평강이다.

태영호 후보가 북한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른다. 검증할 수 없다. 그런 그를 전략 공천한 미래통합당 지도부에게 과연 이 나라와 우리 민족의 장래를 맡길 수 있을까? 산업화의 결실이라고 자랑스러워하는 강남을 당장 전쟁터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것일까? 북한에 대한 증오 정치를 일삼다가 반역자 태영호를 처단하겠다고 테러 조직이 강남에서 활동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2001년 9.11테러를 기억해야 한다. 증오의 열매는 모두에게 쓰디쓸 뿐이다. 강남갑 주민들의 선택지가 궁금하다.

윤은주/ 북한학 박사, (사)뉴코리아 대표

윤은주 ejwarrior@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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